[인터뷰] 신숙자 회장 “다문화, 공존만이 희망이다”
[인터뷰] 신숙자 회장 “다문화, 공존만이 희망이다”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8.05.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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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 “다문화가족과 함께 희망 넘치는 나라를”
다문화가족 출생아 비중 5% 육박…한국사회 출산율 증대에 지대한 기여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균등한 기회 보장과 참여 통한 자아실현 이끌어야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다문화가구는 30만 가구에 이른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각종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은 2017년 기준 1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30명 가운데 1명이 다문화가정 학생이다.

정부도 다문화가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베이비타임즈는 정부 정책을 현장에서 실천하면서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끄는 신숙자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을 만나 다문화가족의 어려움과 정책적 지원방향을 들어봤다.

신숙자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
신숙자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

Q.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A. 협회는 지난 2009년 4월 보건복지부가 다문화가족 현장과 소통 채널로 만든 단체입니다. 전국 218개 지원센터를 대표하는 동시에 지역센터의 원활한 사업수행을 지원하면서 지역현장의 제안과 현장 맞춤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개발해 수행함으로써 소통창구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문화를 가진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을 제안하고 공존과 상생의 통합사회를 이루며 종사자의 권익과 지역센터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정부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정책 제안과 센터 종사자의 근무환경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셈입니다.

Q. 현재 국내 다문화가족의 수는 얼마나 되는지요.

A.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2015년 11월 기준 29만 4,663가구에 이르며, 이 가운데 14만 9,751명이 국적취득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전국 초·중·고 학교와 각종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17년 기준 10만 9,387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국내 초·중·고 학생 총 577만 3,000여명의 1.9%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은 30명당 1명에 이를 정도로 우리 사회에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수는 2012년 3만 3,740명에서 지난해 8만 2,733명으로 늘어 5년새 약 2.5배 늘어났습니다.

참고로 전체 다문화가정 학생 규모는 ▲2012년 4만 6,954명 ▲2013년 5만 5,780명 ▲2014년 6만 7,806명 ▲2015년 8만 2,536명 ▲2016년 9만 9,18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다문화가정의 출생아 수는 2012년 2만 2,908명에서 2016년 1만 9,431명으로 점차 줄고 있지만, 2016년 기준 전체 출생아 대비 다문화가정 출생아 비중은 4.8%를 차지, 저출산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인구 증가와 출산율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신숙자 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왼쪽 세 번째)이 10주년 기념 가족 어우름의 날 행사를 갖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신숙자 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왼쪽 세 번째)이 10주년 기념 가족 어우름의 날 행사를 갖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이민여성들이 보다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일자리지원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Q. 국내의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은 어떻게 추진돼 오고 있나요.

A. 문재인 정부는 지난 2월 2018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추진할 외국인정책과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정부의 기본계획에는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에 임대주택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 국적 자녀를 키우는 외국국적 한부모에게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중도 입국 다문화가정 자녀의 국내적응 지원을 위한 ‘레인보우스쿨’을 확대하고 운영 방식도 온라인·야간·주말반 등으로 다양화하기로 했습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이중언어 데이터베이스(DB)’ 등재 인원도 현재 590명에서 연말까지 1,000명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이밖에 일반국민의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찾아가는 다문화 교육’ 대상도 2017년 10만명에서 오는 2022년에는 2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다문화가족의 증가 추세 둔화와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결혼이주여성의 초기정착 지원에 무게를 두던 방식에서 단계별 종합지원체계 구축과 다문화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바꾼 것도 정부의 달라진 정책의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결혼 이민자를 위한 취업지원의 진행 상황을 평가해 주신다면.

A. 사실 결혼이민자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취업 지원에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취업지원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봅니다.

그러나 결혼 이민여성들이 보다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일자리지원시스템 마련이 아쉽고,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나마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모범적인 일자리 창출 사례를 꼽는다면, 인천시 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이주여성 당사자와 함게 창출한 ‘It-da카페’입니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일자리로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며 수익금은 공평하게 나누고 있으며, 종사자 모두가 경영자(사장)이기에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는 매우 돋보이는 자립형 일자리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시 다누리창업센터가 추진하는 결혼이민여성의 전문 글로벌 센터 양성사업도 소개를 하고 싶습니다.

센터는 창업에 관심 있는 결혼이민여성에게 이베이·아마존·타오바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활동할 수 있는 판매자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심화교육을 수료한 이민여성은 인천 중소기업의 화장품·의류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판로 확장을 위한 중소기업의 해외 방문 등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현지 언어가 가능한 이민여성이 우수하고 저렴한 제품을 모국에 판매해 ‘코리아 드림’도 이루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사업으로 판단됩니다.

서울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결혼이민 여성 관광통역 안내사 양성과정도 훌륭한 사업으로 꼽힙니다.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는 결혼이민여성들의 장점인 이중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관광통역 안내사 국가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직업역량 강화를 통해 안정적 일자리로 연계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관광통역 안내사 양성과정을 통해 중국어권과 인력이 부족한 소수 언어권인 베트남어 등 결혼이민여성들의 관광통역 안내사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신숙자 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다문화가족들에게 공동육아나눔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신숙자 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다문화가족들에게 공동육아나눔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Q. 다문화 자녀들에 가해지는 차별 문제는 개선되고 있는지요.

A. 우선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사각지대 없이 공교육에 진입해 평등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공교육 밖에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잇는 문화조성이 필요하고, 엄마나라의 언어를 엄마로부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도록 가정환경을 조성해 자녀들이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줘야 합니다.

다문화사회는 이제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모든 아이가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교육적 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인재로 성장하고 우리 지역공동체가 협력해 든든한 울타리가 되도록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문화 미취학 학생의 공교육 진입 유도 ▲다문화 학생 교육 지원체계 마련 ▲다문화 인식개선 체험교육 ▲다문화배경 학부모 역량 강화교육 ▲언어발달 지도 사업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사각지대 없이 공교육에 진입해 평등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Q. 결혼이주여성들이 이혼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원인은 무엇인지요.

A. 먼저 강조하고 픈 것은 결혼과 이혼에서 다문화가정만 높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국제결혼을 했다가 이혼하는 부부가 최근 많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라고 봅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 가정의 이혼 건수는 2011년 1만 1,500여 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해 지난해 7,100여 건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이혼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심각한 과제인 것은 사실입니다.

다문화가정은 경제적 빈곤이 심각한 데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 갈등유발 요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해 다문화가정 이혼상담통계를 분석한 결과, 총 이혼상담 건수는 1,133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아내가 외국인인 경우는 788건(70%), 남편이 외국인인 경우는 345건(30.0%)입니다.

다문화가정은 혼인 성립 시 자기결정권이 결여되어 갈등유발 요인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가정법률상담소에서 이혼상담을 받은 일반가정의 경우 남편이 1∼2년 연상인 부부가 가장 많았지만, 다문화가정은 남편이 17∼30년 연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남편이 17∼30년 연상인 부부 비중은 일반가정이 4.4%, 다문화가정이 25.2%를 차지했습니다.

경제적 빈곤도 다문화가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입니다.

일반가정은 남편 64.8%, 아내 69.5%로 보유 재산이 전혀 없지만, 다문화가정은 한국인 남편 67.1%, 외국인 아내 90.8% 비율로 보유 재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혼상담의 이유는 남편의 폭력과 배우자의 가출 등이 가장 많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Q.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피해구제 대책을 알고 싶습니다.

A.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신고대표전화 1366-1577을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13개 국어로 24시간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언어소통이 어렵고 호소할 길이 막연한 이주여성들이 1차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복을 목표로 운영하고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이혼 등을 결정하기 전에 숙고할 수 있는 심리·정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줍니다. 쉼터를 이용하는 경우 자녀와 함게 생활 할 수 있는 임대주택 등도 최대한 고려하고 있습니다.

친정부모초청 가족나들이를 나온 다문화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친정부모초청 가족나들이를 나온 다문화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제공=강화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Q. 다문화정책의 개선 필요성은 없는지요.

A. 국내 이주민인구 300만이 가까워지는 시대로 돌입했습니다. 다문화정책은 계속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주민의 문제는 이미 한국사회의 문제입니다. 만일 개별 가족의 문제로 본다면 축소지향 정책으로 평가받으며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금 여성가족부는 다문화정책과와 다문화지원과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다문화정책의 축소지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부처별로 수립되고 상명하복식으로 운영되는 다문화정책을 지역의 상황과 욕구에 따른 협의기구에 의해 마련하고, 중앙기구에서 관리하는 협업구조를 확립해 주민의 삶에 밀착된 다문화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가 지난 2월 외국인정책과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결혼이민자의 사회·경제적 참여를 확대하고 다문화 자녀 성장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키로 하였으나, 사실 ‘무늬만 화려’할 뿐 실제 내용은 이전 1~2차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진부하다는 평가입니다.

또 국무총리실의 외국인정책위원회와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통합하고 유사·중복 사업 등의 문제를 개선해 정책의 비효율성을 개선키로 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현장을 배제한 위원회의 실제 상황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동안 외교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외국인정책이나 다문화가족정책을 분야별로 각각 추진하고 총리가 주재하는 위원회도 둘로 나뉘다 보니 업무의 중복에 따른 예산 낭비와 행정 공백 등이 초래됐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외국인정책위원회와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의 통합에서 더 나아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북한이탈주민보호와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결혼중개업법, 다문화가족지원법, 출입국관리법, 국적법,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등을 아우르는 ‘사회통합법’을 제정해 다문화사회에 대한 총체적 방향 제시와 함께 외국인에 대한 정책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의 비전을 꼽는다면.

A. 공존만이 희망입니다. 협회는 ‘다름이라는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한국 사회가 다문화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존중하며 공존하고, 함께 희망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 비전을 이루어 가고자 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다름’은 같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성장’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협회는 ‘상생(coexistence)’ ‘평화(peace)’ ‘연대(solidarity)’를 핵심가치로 삼고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행복한 공존과 상생의 사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선주민의 평화적 상생’,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개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권익 향상’을 비전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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