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의 감정조절, 부모에 달려있다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의 감정조절, 부모에 달려있다
  • 이진우
  • 승인 2017.11.01 11: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강점 육아>의 저자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 스트레스 과잉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분노 사회라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분노조절장애로 야기되는 다툼과 범죄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분노 억제’, ‘감정 다스리기 연습’은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필수 과목’이 됐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분노는 그저 어른들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서 심각성이 더합니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 분노와 같은 어두운 감정 덩어리들은 가정으로, 그리고 가족의 일원인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분노가 아이들에게 전이되고, 그 영향을 받아서 똑같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성장해 ‘분노조절장애 어른’이 되는 세대간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대사회에 가장 필요한 감정훈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 조절력’입니다. 
자기조절력은 말 그대로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아이들이 눈 앞의 욕구에 휘둘려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간혹, 마트에서 갖고 싶은 물건을 안 사준다고 바닥에 뒹굴고 악을 쓰는 아이, 음식점이나 공공장소에서 부모의 제지 없이 천방지축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질러 주변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아이들까지, 모두 감정조절과 통제가 되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이처럼 부모의 말은 아랑곳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 아이, 참을성이 없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가 너무 강압적이고 엄격했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허용적이거나 방임형이이라는 점입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억압형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상호작용이 부족해 부모가 지시할 때나 혼낼 때는 아이가 당장 어떤 행동을 멈추는 것 같아도 부모가 없는 곳에서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공격적이거나 분노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반되게 부모가 너무나도 허용적인 양육 태도를 지닌 경우는 대개 아이와 함께 하며 마음을 나눌 시간이 부족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진 부모들이 해당합니다. 이런 부모는 왠만하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얼핏 보기에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들여주고 인정해 주는 마음 넓은 엄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아이의 자기 조절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뭐든지 받아주는 부모에게서는 참고 견디는 연습, 자기감정을 참아야 할 필요성마저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아이는 밖에서도 감정을 잘 통제하기 힘들어지게 됩니다.
과도하게 허용적인 부모와 마찬가지로 ‘방임형 부모’의 자녀들도 감정의 한계를 정하고 넘지 않도록 연습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기에 역시 감정 통제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너무 허용적이거나 방임형 부모 아래에서 자란 자녀들은 감정 조절이 힘들어 매우 힘들어 합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로 넘어가면서 점점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강해지기 시작하는데 자기 조절력이 강한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켜야한다고 강조하는 규칙을 지키는데 스스럼이 없습니다.
반면에 자기 조절력을 키우지 못한 아이는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참아본 연습과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참지 못하는 상황에서 참아야 하는 상황이 괴롭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의 첫번째는 ‘아이에게 안정감 심어주기’입니다.
뇌 발달 이론의 권위자인 미국 UCLA의 정신의학과 앨런 쇼어 교수는 충동적이거나 화를 잘 내지 않는 아이들을 ‘자기감정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된 아이들로 진단하고 이같은 자기 조절 능력은 부모의 사랑과 신뢰를 통해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후 1년 무렵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중요하며, 부모와 애착과 신뢰감이 잘 형성된 아이는 공감능력이 잘 발달해 안정적인 정서를 지닌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감정을 주고 받으며 행복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아이가 다른 사람의 감정도 생각할 줄 알아 자기감정을 통제할 수도, 조절할 수도 있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 노력은 “안 돼!”라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저출산 시대에 많아야 아이가 한 두 명인 집이 많다보니 “금이야 옥이야”하면서 ‘오냐오냐’식의 애정과잉 양육을 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울고 보챌 때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다 보면 아이에게 ‘울면 다 들어주는구나’라는 인식이 형성되며, 정작 감정통제를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는 조절하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에만 급급한 아이로 자랄 수가 있습니다.
많은 아동 심리 및 행동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자기 조절력 발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3~6세라고 말합니다. 이 시기에 자기 조절력을 잘 발달시켜 주면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게 발달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반면, 이 시기에 자기 조절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이후로도 감정 표현과 행동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만 3세 이전의 아이는 뇌 발달 과정에서 감정과 욕구를 조절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시기이므로 부모가 ‘버릇을 잡고 말겠어’라는 생각으로 과잉 훈육을 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만 3세 이후부터 또래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단체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성을 길러나갑니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되는 것, 안 되는 것’을 알려주면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장소에서 조심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안 돼!”라고 반드시 주의를 주어야 하며,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서는 특히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그러면 안 되는 거야”라는 식으로 통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즐거워야 하며 대화의 창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바로 아이 자신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거친 풍파와 많은 고난 속에서 마음의 병을 앓게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자녀의 고민과 걱정을 알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함께 대화 나누고, 함께 해결점을 찾아나가고자 노력하는 화목한 가정에서는 아무리 큰 스트레스, 분노의 시린 감정도 따뜻한 사랑의 햇살에 녹아버리기 마련입니다.
스트레스로 가득한 분노 사회를 ‘공감 사회’, ‘행복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 힘은 다름아닌 ‘자기 조절력’입니다. 이것은 애정과 절제의 균형을 지키는 부모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