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의 ‘마음 온도’에 맞춰 소통하기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의 ‘마음 온도’에 맞춰 소통하기
  • 이진우
  • 승인 2017.09.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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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ㆍ<강점 육아>의 저자

 


강연 때마다 엄마를 부르는 ‘맘(Mom)’이 엄마인 자신과 아이의 ‘마음’을 함께 헤아리고 들여다보는 존재가 되라는 뜻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선물이며 아이와 부모, 나아가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음육아’라고 명칭을 붙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엄마도 함께 감정소통을 할 수 있는 행복육아를 실천하는 맘(Mom)이 되자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자신의 생각과 목표대로 키우려는 ‘과잉육아’를 하는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에 눈을 뜨고 마음껏 좋아할 수 있는 자유조차 잃어가다 보니,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다 해도 아이들의 행복감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행복감 최하위’인 한국의 아동·청소년들
올해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가 한국을 포함해 네팔, 노르웨이, 영국 등 16개 국가의 만 8세와 만 12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물질적 여건’은 최상위권인데 반해 ‘행복감’은 에티오피아 등과 함께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또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활용해 전국 초·중·고 학생 73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지수(88점)는 조사대상 22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20위였다고 합니다. 
행복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 ‘마음육아’라는 긴급 처방이 필요할 때입니다. 
부모로부터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이해와 위로를 받으며 감정의 때와 스트레스를 해소해 온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여주는 부모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게 되며,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의 기분과 감정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마음 소통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감정의 신호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부모들로 인해 점점 입을 닫고, 급기야 감정을 알리려 하는 노력조차 멈추고 맙니다. 행복하지 않은 것을 넘어, 감정이 묵살된 아이들의 마음은 참 위험합니다. 
최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의10~15%는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청소년의 9~13%는 치유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슬프고 화가 나고 절망적이라고 느껴도 감정을 혼자 삭이다 보니 결국, 마음의 병까지 앓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 육아의 첫 걸음은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입니다. 
한 번은 어느 부모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됐는데도 사소한 일에도 징징거리고 우니까 유치원 다니는 동생 보다 더 어린애가 된 것 같아요. 달래도 더 크게 울질 않나 장난감을 발로 걷어차질 않나, 행동이 자꾸 과격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만 좀 하라고 화를 내도 소용이 없구요. 자꾸 혼을 내니까 기가 팍 죽어가지고 잘 웃지도 않고… 화를 안 내고 참으려고 해도 저도 화가 북받쳐서 참기가 힘들어 참 고민입니다.” 

아이의 마음 읽어주려는 노력과 사랑이 필요
아이들이 어느 한 순간에 행복감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억압 당하고 표출하지 못하다 보면 서서히 우울감이 쌓여갑니다. 이는 세 가지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짜증이나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과격하고 거친 행동을 통해 표출되고 이것이 해소되지 않으면 마음의 병으로, 더 심해지게 되면 정신의 병이 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크게 울거나 데굴데굴 구르는 아이들은 ‘제 마음을 알아 주세요’라며 자신의 기분을 이해해 주길 바라며 이같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다 큰 애가 왜 저래. 너 도대체 문제가 뭐야?”라는 식으로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했기에 ‘이 상황에서는 내가 화를 내면 안 되겠지?’라는 상황 판단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내 보이기보다 ‘저 좀 봐 주세요. 나 좀 위로해 주세요’라는 감정에 충실해 부모에게 SOS를 보내는 것입니다. 
더 어린 유아들은 인지능력뿐 아니라 신체발달도 잘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하고 싶은 대로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내가 할래“를 무한반복할 정도로 자율성이 발달하지만 몸도 마음도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 컵을 들다가도 떨어뜨리고, 물건을 만지다가도 망가뜨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만약 부모가 ”야, 너, 뭐하는 거야!! 조심 안 해?“, ”제발 좀 만지지마“라는 식으로 질책하게 되면 아이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도 자라는 과정일뿐입니다. 
아이들은 생후 15개월 정도면 부모의 질책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눈치를 보기 시작하며 두 살 가량이면 수치심도 느끼게 됩니다. 서너 살이 되면 더욱 감정에 민감해져서 잘못한 행동에 죄의식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물을 쏟아서 혼났더라도 단순히 실수한 행동에 혼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나는 나쁜 아이야”라며 죄책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잘못하는 것‘과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것‘을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마음의 성장 과정에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아이가 잘못했을 경우에 그 자리에서 훈계로 고쳐주려 했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마음을 읽어주려 노력과 더불어 “엄마는 혼을 냈지만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어”라는 것을 보여주며 언제든 자신의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속에서 적절한 훈계가 이루어질 때 아이들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점점 긍정적인 상태로 변화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지만 부모에게 거부 당하거나 무시 당하는 일이 잦아질수록 우울과 불안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힘든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면 몸에서 보이는 각종 이상 신호들, 즉 복통과 두통, 식욕부진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크게 기가 죽고 좌절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그럴 수도 있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긍정과 배려의 언어가 아이 자존심 키운다
늘 마음의 온도인 감정을 살피고 알아주는 ‘마음 육아’를 실천한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긍정적이고 배려심 깊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 따뜻한 말은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표현의 도구입니다. 
따라서 마음 육아를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에 함께 반응해 주면서 긍정적인 언어로 마음을 흠뻑 적셔주세요. “옳지!” “그렇지!” 이 두 마디면 됩니다. ‘옳지’는 ‘잘 하고 있다’는 부모의 공감이며, ‘그렇지’는 인정의 표현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요즘 부모들이 진짜 주어야 할 선물은 바로, 아이의 마음의 온도를 맞춰주는 노력입니다.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self-esteem)이 높습니다. 자존감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부모들의 과거를 떠올려보면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에게 인정받았던 글쓰기나 운동 실력, 내가 잘해서 칭찬 받았던 기억과 경험들이 평생, 힘든 순간순간, 힘을 내게 하는 자신감의 원천이 됐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바로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뭔가를 시도하고 도전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고 싶은 부모라면 지금부터 ‘마음 육아’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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