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고·자사고·국제중 5곳 모두 위기 탈출 ‘재지정’
서울외고·자사고·국제중 5곳 모두 위기 탈출 ‘재지정’
  • 김복만
  • 승인 2017.06.2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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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고ㆍ장훈고ㆍ경문고ㆍ세화여고ㆍ영훈국제중 취소기준 넘어
서울교육청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 등 정부차원 대책 필요”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외고·자사고 폐지 논란 속에 ‘탈락 위기’에 몰렸던 서울외고와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특성화중학교인 영훈국제중 등 5개 학교가 모두 지정취소 기준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지정유지 결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015년 기준 미달 판정으로 ‘2년 지정취소 유예’ 조치를 받은 서울외고와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등 자율형사립고(자사고) 4곳에 대한 평가 결과 모두 기준 점수를 넘어 재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함께 평가한 영훈국제중(특성화중학교)도 기준 점수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재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학교는 각각 외고(특수목적고)와 자사고, 국제중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재평가는 2015년 당시 평가 지표와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해 평가 신뢰도와 타당성 등 행정 합리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과는 별개 사안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평가기준과 관련해 조 교육감은 “교육부 평가 지표가 매우 후하게 돼 있는 데다 과거 정부가 취소 기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낮춰 기본점수만 받아도 취소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외고·자사고 폐지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새 정부 들어 처음 나온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은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자사고 46곳 중 절반인 23곳이 서울에 있고, 외고는 전국 31곳 가운데 6곳이 서울에 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외고·자사고 재평과 결과 발표 및 중·고 체제개편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시·도 교육감 권한으로는 심각한 고교 서열화와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실행 대책도 촉구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시·도 교육감은 5년마다 학교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면 특목고와 자사고 등의 지정을 취소할 수 있게 돼 있다.

교육감이 자사고를 지정 또는 취소할 때 애초 교육부 장관과 ‘협의’만 거치게 돼 있었으나 2014년 12월 ‘동의’로 개정돼 교육부의 규제가 강화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외고·자사고가 고교 서열화 현상을 고착화하고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단순히 ‘평가를 통해’ 미달된 학교만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현 고교 체제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며 정부 차원의 고교 체제 단순화 정책을 제안했다.

현행법상 시·도 교육감 권한으로는 실질적인 체제 개편이 어렵고, 지역별로 추진할 때 우려되는 혼란 등을 감안하면 일선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정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괄 개정을 통해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근거를 마련하고 고입 전형 방법, 절차 등은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해야 한다”며 외고·자사고 설립, 선발 시기 등을 규정한 시행령을 즉각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일반고로의 일괄적, 전면적 전환을 통해 시행령 개정 이듬해부터 신입생을 일반고 학생으로 선발하거나, 정책일몰제를 적용해 5년 주기 평가 시기에 맞춰 연차 전환한 뒤 그 다음해부터 일반고 학생으로 뽑자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입 전형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외고·자사고 운영 근거 조항을 삭제해 일괄적 또는 연차적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함께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등의 신입생 선발을 동시에 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전형 시기별로 1단계는 특성화고, 2단계 일반고·특목고(과학고·외고·국제고·마이스터고·예술고·체육고)·자사고, 3단계에서 미선발 인원 충원 방식으로 선발하자는 내용이다.

조 교육감은 “고교 체제 단순화는 교육부 방침과 로드맵이 제시되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며 “교육부가 고교 체제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하며, 시·도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어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근거해 운영 중인 국제중도 해당 규칙 개정을 통해 일반중학교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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