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인숙 인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인성교육 절실”
[초대석] 김인숙 인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인성교육 절실”
  • 송지나
  • 승인 2017.06.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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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 가장 여리고 작은 자들을 위해 도움을 줄 사람 없나요?”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청소년에게 자존감과 꿈을 되찾아주고 싶다”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거칠고 난폭하고 혐오스러운 일들이 거침없이 사회에 만연하는 이유는 결국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인성 모델이 사회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인숙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은 어린이 인성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인간의 가치와 신념, 인성회복과 자아실현,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자아 존중감과 꿈을 되찾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40여년간 자살예방상담, 인성교육 등 생명존중 사업을 앞장서 왔다.

김 이사장은 “가장 약한 이들의 친구가 되는 일에 남다른 보람을 느끼고 있다. 교육과 상담을 통해 절박함에 처한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면 ‘문제 보따리’를 발로 걷어차고 나올 때의 홀가분함과 기쁨을 같이 느낀다”고 말한다.

베이비타임즈는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으로, 서서울생명의전화 원장으로 어린이를 비롯해 청소년들의 생명존중 사업을 펼치고 있는 김인숙 이사장을 만나 자살과 폭력이 만연하는 한국사회를 진단하고 그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 김인숙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인성은 학교에서 도덕, 윤리교육을 이론적으로 가르친다고 해서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과 만나고 어우러지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도리가 습득되고 몸에 익혀지는 것이다.”

-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는 어떤 곳인가.

사단법인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는 인간성 부재로 인하여 인성이 날로 거칠어지는 현실에서 살아있는 청소년 전·후기 아동들을 대상으로 만남의 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구체적인 자기의 삶을 나누고 실천하는 인성체험 현장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서로가 소통하고 깨달아 가며 실천으로 이어지는 소그룹 활동, 집단체험학습, 개개인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아 존중감 형성과 회복탄력성 세우기, 인간관계 훈련 집단활동, 인식개선사업, 생명존중운동을 실천하고 사회적 공감대형성을 위한 캠페인 활동 등도 펼치고 있다.

-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를 세우게 된 배경이 있는가.

권력, 명예, 금권주의적인 현실을 직시하고 인간의 가치와 신념, 인성회복과 자아실현,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자아 존중감 높이기, 인성이 살아 숨쉬고 꿈틀대는 삶의 현장에서 느끼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의 꿈을 되찾아 주고 싶다.

이러한 인성체험과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학교의 교과목 담임선생님이 모두 해주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한계가 있다. 더욱이 한자녀 가족, 한부모 가족, 소인수 가족에서 맞벌이 하는 부모나 양육자가 인성체험교육의 장을 마련해주고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일에도 역시 한계가 있다.

뜻있는 사회단체의 참여를 통해 참 만남과 체험의 장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고 설립하게 되었다.

- 어린이 인성교육이 왜 필요한가?

학교폭력이나 가족폭력, 성폭력, 왕따, 집단 따돌림 등의 문제가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게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칠고 난폭하고 혐오스러운 일들이 거침없이 사회에 만연하는 이유는 결국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인성 모델이 사회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성은 학교에서 도덕, 윤리교육을 이론적으로 가르친다고 해서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과 만나고 어우러지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도리가 습득되고 몸에 익혀지는 것이다.

소인수 가족구성으로는 개개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만나고 나누면서 얻어지는 삶의 경험 축적이나 친밀감 형성이 쉽지 않고 개개인은 외롭고 소외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인식하고 보완하여 적합한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부분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어 시급한 문제 진단과 적합한 인성실천 교육이 확대 보급 되어야 한다고 본다.

- 한국인성교육문화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그동안 서울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활동, 달빛소나타 자원봉사 활동, 홍보대사 세우기, 홈페이지 홍보, 인성과 품앗이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성실천의 장을 확대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인적, 물적 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민관의 후원과 뜻있는 독지가의 참여로 인성실천의 장이 확대 공급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간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정신적·정서적 문제가 몸을 통해서 언어와 행동으로 표출된다. 인간 내면의 영적·정신적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면 언젠가 폭발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 김인숙 서서울생명의전화 원장(오른쪽)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유석쟁 전무가 2015년 3월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사업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생명존중을 위한 많은 일을 하시는데.

인간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정신적·정서적 문제가 몸을 통해서 언어와 행동으로 표출된다.

지난 40년간 생명의 전화에서 다양한 상담을 하면서 인간의 고뇌와 갈등, 소외감, 무력감, 대중 속의 고독과 우울증, 자살 등의 문제를 접하게 되었다. 인간 내면의 영적, 정신적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면 언젠가 폭발하여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삶의 크고 작은 요소들이 축적되기 전에 조금씩 해소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도록 시민상담대학 및 심리상담사 교육프로그램, 자살예방상담 및 자살예방전문가 교육프로그램, 자살예방교육 강사 양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또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시민사회운동을 함께 펼치고 있다.

- 생명의전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가?

생명의전화는 전국 각 시도에 19개의 센터가 설립되어 있고 한국생명의전화연맹으로 구성되어 있다. ‘Life Line International’ 아시아태평양지구 연합 국제기구이다.

우리나라는 IASP(International Association Suicide Prevention)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2년에 한 번씩 국제회의가 열리며 올해는 말레이시아 사라웍, 쿠친에서 7월 16~2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생명의전화에서도 그동안 회원국으로서 참석해 왔다.

- 생명존중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꼽는다면.

가장 여리고 힘없는 한 생명도 이 세상만큼 소중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이 운동은 호주에서 시작되어 지구촌에 확대되었다. 제게 가끔 짖궂게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왜 하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수자들을 위한 열악한 사업에 뛰어들어 일하는가요? 고생스럽지 않으십니까? 기쁘고 즐거운 이야기도 아니고 삶의 어려움과 아픔, 힘듦이 괜찮으십니까?”

이런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 왔다.

“아무도 않하면 어떡하죠? 누군가 해야 할 일인데 내가 할 수 있도록 미션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이 일에 임하게 되었고 가장 약한 이들의 친구가 되는 일에 남다른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인간이라고 하는 실존적인 존재를 사랑하는 깊이를 더해갈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라고.

나는 교육과 상담을 통해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 보따리를 발로 걷어차고 나올 때의 홀가분함과 기쁨에 동참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서서울생명의전화가 주최한 '제4회 달빛소나타 생명사랑 걷기대회'에서 김인숙 이사장(서서울생명의전화 원장)과 직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생명존중 사업을 하면 고충도 많은 것 같은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 1만5,906명이 자살로 사망했으며, 해마다 1만4,000~1만5,000여명의 사람이 자살로 죽어간다. 이는 3~4인 가족 4,000세대나 되는 아파트단지의 주민이 매해 자살로 목숨을 끊는 것과 같은 숫자다.
이 얼마나 끔직한 일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아픔을 꿀꺽 씹어 삼키고 애써 눈물을 감추고 쉬쉬하며 살아간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가족의 애환을 들어내고 싶지 않아서다.

정부나 기업은 애써서 민간이 40여년간 심혈을 기울여 펼쳐온 생명존중사업에 관심을 갖고 이 열악한 사업에 박차를 가해서 생명존중운동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인성운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가장 어려운 이웃의 선한 친구가 되어주는 일에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생명존중 사업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글쎄요... 이 일을 하면서 결국 터득하게 된 것이 있다면 부자나 기업이나 정부는 이름내고 겉치레하기 좋은 일에 선심이 먼저 가고, 열악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그 또한 소시민들이 십시일반 조금씩 후원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들의 속사정을 알고 돕고 있다. 진정 이 사회에 가난한 자의 이웃이 되어 줄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랍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처지가 안타깝기만 하다.

“거기 누구 가장 여리고 작은 자들을 위해 기꺼이 도움을 줄 사람 없습니까?”

▲ 서서울생명의전화가 주최한 제 4회 달빛소나타 생명사랑 걷기 대회.

 


- 달빛소나타 생명사랑 걷기대회는 어떤 행사인가?

생명존중운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살은 꼬리를 감출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 생명을 우주만큼, 세상만큼 사랑하며 다양한 인식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갈 꿈, 희망찾기 운동이다. 또한 지역사회 구성원이 하나 되어 내 고장을 돌아보고 걷기를 하면서 다양한 화제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평소에 하지 못한 묵은 이야기들이 주제가 되기도 하고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 들을 쏟아내는 장이 되기도 한다. 이 안에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그램이 들어 있으며 청소년들과 가족,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사회 연합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 새터민을 위한 사업도 하시는걸로 아는데.

수십년 상담에 임하다 보니 양천구에서 새터민들을 위한 상담이나 정착지원사업위원으로 활동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함께 해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경제개념, 언어장벽, 외래어 사용문제, 탈북과정에서 돌보지 못하면서 악화된 건강상태, 신변안전에 대한 불안감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상당한 고충의 과정을 겪어내며 정착하게 된다.

정말 통일이 된다면 굉장히 혼란스러운 북한 백성과 우리가 어떻게 하나의 마음으로 같이 갈수 있느냐 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그들의 친구가 되려면 그만한 준비와 교육을 통해서 품어낼 수 있는 사랑의 용량이 필요하다고 본다.

- 꿈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에게 당부를 한다면.

꿈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 아타깝다. 취업을 하지 못해 결혼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이른바 ‘N포세대’라는 용어까지 생기고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꿈을 갖고 꾸준하게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위기는 기회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배들에게 남길 말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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