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칼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민주정치
[김종구칼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민주정치
  • 송지숙
  • 승인 2017.04.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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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구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침내 구속됐다.

장시간 영장실질심사 끝에 지난달 31일 새벽 영장이 확정돼 구치소로 향했다. 이 광경을 보고 웬지 맘이 편치가 않고 조금 측은한(?) 생각도 들지만 이것이 바로 ‘인지상정’이다.

아주 가까운 친구와 저녁에 한 잔하면서 그에 대한 얘길 좀 나눴는데, 이번 탄핵 사태와 ‘박통’에 대한 시각과 견해가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랐다. 그것도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 가운데 한 명이!

그리고 바로 이런 부분이야말로 우리 사회와 정치를 크게 ‘흔들고’ ‘출렁거리게’ 만드는 요인이구나 하는 생각에 허다한 상념이 꼬리를 물었다. 덕분에 또 한잔 더!

나는 내 생각만이 길이요, 진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며, 그런 관점에서 스스로를 ‘건전한, 그것도 진정한 애국심을 가진 건강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 생각에 이번 대통령 탄핵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 때 만들어 놓은 4대 ‘종합편성채널’들의 활약(?)에 힘입은,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들에 대한 ‘정치교육’에 기인한 부분이 매우 크다고 본다.

사실 우리 세대도-사회과 교과목 이수 정도를 빼고는-학교 다닐 때 제대로 된 정치교육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오히려 박통 아버지로부터 ‘유신 교육’만 열심히 받았다.

여기서 ‘정치교육’이란 정확히는 ‘민주정치(에 대한) 교육’을 가리킨다.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이것이 헌법과 국회,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해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 핵심은 이번 탄핵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소추/수사~신문/심판(결정)~구속수감~재판/판결 등)과 이번 헌재 결정에서 재확인된 ‘법치주의’와 ‘3권분립’ 그리고 그 밑바탕을 이루는 ‘국민주권(주권재민)’의 원리이다.

사실 내 가까운 친구를 비롯하여 한국사회 구성원들 가운데-40대 이하 젊은 세대 일부를 제하고는-민주정치 교육을 제대로 받고 이를 몸으로 체득하기까지 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관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교육’ 아니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일찌기 ‘이상국가론’을 쓴 플라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나쁜 권력에 지배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갈파한 바 있다.

플라톤의 갈파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그런 뜻에서 30대 초반부터 ‘민주화’와 ‘민주정치’에 눈을 뜨고 국회와 정부,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행동으로, 몸으로 이를 체득해온 내 자신을 그나마 다행스레 여기게 된다.

이는 결코 내 자랑이 아니다. 대개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는다.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야 하기도 했으니까.

진정으로 나는 내 가까운 친구들과 지인들이, 그리고 우리 나라, 우리 국민들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정치교육을 받거나, 적어도 그런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사회적 학습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도 바로 이것이다.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사회가 안정돼야 하고, 사회안정을 위해서는 정치가 안정돼야 하며 정치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민주정치의 ‘이념과 작동원리’를 잘 알고 정치적으로 좀더 성숙해져야 한다.

적어도 내 생각엔, 이제 먹고살 만하게 된 한국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일반 국민을 위한 사회·평생교육의 틀 속에서의 ‘민주정치 교육’이다.

아울러 한국사회의 가장 커다란 과제는 ‘분단문제의 해결’이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 모든 문제들의 근저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갈라놓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

민족문제 그리고 국가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좀더 깊이 성찰하고 숙고하는 국민이 많아지길 바란다. 하긴 내 주변 친구들 가운데서도 그런 사람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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