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사치품 매출 급성장 ‘비쌀수록 잘팔린다’
고가 사치품 매출 급성장 ‘비쌀수록 잘팔린다’
  • 김복만
  • 승인 2017.02.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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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속 차별화 욕망·로비용·뇌물용 구매 늘어
사치품 브랜드, 매출·순이익 등 재무정보 비공개 ‘빈축’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 사건에서 초고가의 핸드백이 뇌물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서민 가계의 소비지출이 급감하고 국가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서다.

여성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초고가 사치품들이 ‘비쌀수록 잘 팔리는’ 한국 사치품시장에서 차별화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나아가 로비용이나 은밀한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백화점에서 프랑스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급증했다.

에르메스의 매출 신장률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샤넬의 9.8%, 루이뷔통의 3.2%보다도 월등히 높다.

주요 제품의 가격을 보면 에르메스가 1,400만~7,000만원으로, 400만~1,000만원대인 샤넬이나 100만~500만원대인 루이뷔통보다 훨씬 비싸다.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르메스의 주력 제품인 버킨백의 국내 판매가는 1,400만~1,500만원대이고 또다른 인기 제품인 켈리백의 가격도 1,300만~1,400만원대다.

이렇게 비싼데도 이들 제품을 사려는 대기수요가 워낙 밀려있어 매장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B백화점에서도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에르메스가 17%로 가장 높았으며, 샤넬은 14%, 루이뷔통은 -2%로 차이를 보였다.

 


A백화점 관계자는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상위 1% 계층은 존재하며 이들은 일반 대중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한다”며 “에르메스는 상위 1% 계층의 차별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루이뷔통이나 샤넬은 이제 어느 정도 대중화돼 명품으로서의 희소성이 떨어진 반면에 에르메스는 몇 년을 기다려야 제품을 겨우 받을 수 있는 등 다른 브랜드들과 희소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 사건에서 나타났듯 초고가 사치품인 에르메스 핸드백이 뇌물이나 로비용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에 성장률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이들 사치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 등 구체적 재무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사치품 브랜드들은 모두 비상장 유한회사여서 주식회사와 달리아 정확한 매출이나 순이익 등이 베일에 가려있는데다 전체 수익금 중 본사 배당률이 얼마나 되는지, 사회공헌 활동은 얼마나 하는지 등의 정보도 전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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