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2016년] 저성장 기조 속 탄핵 정국 강타
[격랑의 2016년] 저성장 기조 속 탄핵 정국 강타
  • 이성교
  • 승인 2016.12.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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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고착화 우려 고조, 서민생활 갈수록 피폐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고착화되면서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고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연인원 수백만명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며 주말마다 촛불집회에 나서는 초유의 진풍경도 펼쳐졌다. 대내외적으로 평화 집회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국민들 입장에선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의 절규다.

올 한 해 국민들의 큰 관심사였던 5대 핫이슈를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회는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3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헌번재판소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핵 심리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서는 대통령 선거를 조기에 치러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사건이 불거지고,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최씨의 이름은 지난 9월20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보도로 처음 등장했다가 10월24일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한 청와대 비밀자료가 그에게 유출됐다는 보도가 뒤따르면서 범국민적 분노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이튿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일부 의혹을 인정했으나, 검찰의 수사 착수와 최씨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로 파장은 더욱 커졌다.

특히 검찰은 최씨는 물론 국정농단을 도운 혐의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구속하고 이들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동정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의 조사요구에 불응한 박 대통령은 11월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수백만의 촛불, 광화문을 밝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기치로 내걸고 매 주말 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밝힌 촛불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끌어낸 결정적 요소였다.

10월29일 주최 측 추산 2만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회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졌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직후인 12월3일에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232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43만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어 사상 최대규모 집회로 기록됐다.

대규모 인원이 모였음에도 참가자 대다수가 평화집회를 견지한 결과 경찰과 충돌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광장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평화롭게 의견을 표출하는 시위문화에 외신들도 찬사를 보냈다.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광장 민주주의’로 구현되고 헌정 사상 두번째 대통령 탄핵소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촛불집회를 ‘시민혁명’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일명 ‘김영란법’ 전격 시행, 접대문화 철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9월 28일 시행되면서 이른바 ‘김영란법’ 시대가 열렸다.

이 법 시행으로 우리나라의 접대문화가 변화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면에 농축산업과 화훼업 등 일부 산업에 피해도 발생하면서 법 적용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 법은 2011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공정사회 구현 대책의 하나로 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조차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안의 국회 제출은 2013년 8월에야 이뤄졌다. 이후 국회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 문제가 대두하면서 2015년 3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1년6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이 법의 적용대상은 중앙행정기관, 법원, 국회, 공공기관, 학교, 언론사 등 4만여 개에 이른다. 골자는 관행적으로 진행됐던 청탁이나 금품수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주 대규모 지진 발생, 지진 공포 확산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그만큼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도 커졌다.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내남면 내남초등학교 인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보다 앞선 오후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8.2㎞ 지점에서 5.1 규모 전진이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지난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두 차례 큰 지진으로 전국에서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국민안전처는 23명이 다쳤고 경주, 울산, 포항 등에서 5,120건의 재산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무너진 기와지붕은 이번 지진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다.

경주 지진은 12월까지 540회 이상 여진이 날 정도로 길게 이어지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

인간 최고 기사와 최신 인공지능(AI) 간 ‘세기의 대국’이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렸다.

구글의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딥마인드는 ‘알파고’라는 바둑 인공지능을 개발해 인간 최고수로 인정받는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둑은 가능한 경우의 수가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아, 애초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절대 잘 둘 수 없다고 여겨진 영역이었다.

이번 세기의 대국도 이세돌 9단이 완승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결과는 바둑판을 뒤엎는 수준의 충격이었다.

알파고는 상상을 뛰어넘는 기력을 과시하며 이세돌 9단을 몰아붙였고, 4대1 압승을 거뒀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사건이었다.

이세돌 9단이 1∼3국을 내리 패하는 모습은 인간이 인공지능 앞에 무기력하게 주저앉는 것으로 비쳤다.

그러나 이세돌은 제4국에서 ‘신의 한 수’(백78수)로 경이로운 1승을 따냈다. 슈퍼컴퓨터의 치밀한 계산으로도 예측하지 못한 인간의 한 수에 알파고는 이상 반응을 일으키며 자멸했다.

이 대국은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의 실체와 의미를 일깨워준 강연장으로서 의미가 컸다. 인공지능은 향후 인류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화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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