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어린이집 보육서비스 질 향상 위한 어린이집 운영 모델
학부모·지역사회·어린이집 상호신뢰구조 형성…학부모의견 적극 수렴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2015년 3월, 서울시는 보육료 부담을 해소하고 보육현장에서 제기되는 운영의 어려움을 개선해 국공립어린이집의 보육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어린이집 운영모델로서 서울시 양천구에 1호 연구형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연구형어린이집은 위탁체의 책무성을 확보하고, 표준보육과정을 통해 계획된 놀이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어린이집·학부모가 함께 하는 열린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의 전문성과 근로환경 개선이라는 세부목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1호 연구형어린이집인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은 정원 82명에 장애통합과 시간연장을 실시하며, 부모가 필요한 시간에 맡길 수 있는 시간제를 운영, 국공립어린이집의 기본적 모델이 되고 있다.
모든 국공립어린이집이 아이들을 위해 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보육환경을 조성하고,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가 보육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가지는 데 토대가 되고 있는 구립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의 정혜경 원장을 만났다.
Q: 연구형어린이집으로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A: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보육의 전문성과 공익성을 갖춘 서울시 출연기관으로써 어린이집 위탁체의 실질적 역할에 대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회계감사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보육전문가를 파견해 학부모와 교사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상시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월1회 정례회의를 진행합니다.
어린이집 내에서는 학부모·지역사회·어린이집이 열린 소통을 하고,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상호신뢰구조를 형성합니다. 또한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어린이집의 실질적 운영에 자문을 하고,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반영하고 있습니다.
Q: 아이들의 보육환경에 차별점이 있다면.
A: 국공립어린이집의 운영모델인 연구형어린이집으로 지어질 당시 아이들의 건강한 보육환경을 고려해 자연 친화적 소재를 사용했으며, 통유리 구조로 열린어린이집을 실천해 학대를 방지하고, 통유리 구조의 단점인 환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소발생기를 설치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발달적 차이에 따른 교실 및 환경 구성과 안전한 어린이집을 조성하기 위해 시설 곳곳에서 아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했습니다.
먼저 안전을 위해 보육실의 문에 특수 제작된 손 끼임 방지가 설치돼 있으며, 보육실의 콘센트는 1m20cm이상의 높이에 설계해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더불어 습기가 가득한 화장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기누전화재를 예방하고자 콘센트에 누전방지장치를 사용했고, 2중 장치로 인해 아이들이 만져도 전기가 통하지 않게 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는 보일러 배관실이나 자료보관실 등의 문에는 안전손잡이를 설치해 교사가 이용 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고 열쇠를 이용해야만 열 수 있어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도록 했습니다.
특히 자동 방화문을 설치해 화재 경보 발생 시 방화문이 자동으로 닫히면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고, 아이들이 쉽고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각 층(2·3층)에 있는 비상탈출 미끄럼틀을 설치했습니다.
이밖에도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 따라 화장실을 다르게 구성해 아이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기저귀를 하고 있는 영아반의 경우 기저귀를 갈기 위해 화장실까지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교실 한쪽 공간에 별도로 기저귀갈이 개수대를 설치했습니다.
또 영아용 화장실은 교사가 아이들을 보호하고 아이들을 도와야 하는 상황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작은 칸막이만을 설치했으며, 유아용 화장실은 유아들의 성(性)을 존중하기 위해 화장실 칸막이와 문으로 구분한 개별적 공간을 형성하는 등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Q: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A: 표준보육과정을 교사가 연구하고 준비해 계획적인 놀이교육을 실시합니다. 놀이교육의 핵심은 아이들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고, 자칫 놓칠 수 있는 인성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보육과정은 주1회 교사회의를 통해 상호 피드백 과정을 거쳐 계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은 ‘책 읽는 어린이집’으로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게 해주며 창의성을 기르도록 지원하는 동화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1세부터 책을 즐길 수 있도록 각 연령별 발달수준에 맞춘 단계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책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마련합니다. 또한 낮잠 시 엄마, 아빠가 직접 녹음한 동화이야기를 들려주고, 언니·형의 인형극 동아리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교육 프로그램에 있어 다른 어린이집과 차별점이 있다면.
A: 연구형어린이집으로서 학부모의 보육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활동비 없는 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특별활동으로 아이들의 신체발달을 위해 체육활동을 실시하되, 특별활동비를 받지 않고 어린이집의 운영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님들에게 비용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부모 재능기부인 부모자조모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뜻이 있는 학부모님들의 적극적 참여로 어린이집과 가정, 지역사회가 더불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가고 있습니다.
정기적 재능기부 참여가 가능하신 6명의 어머니들이 월 2회 요리활동, 영어동화, 만들기, 체육, 일본어의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어머니들은 ‘아이들과 나누는 긍정적 상호작용’, ‘프로그램 계획과 연구’, ‘프로그램 계획 발표 및 수정 보완’ 등 전문가로 구성된 강사진의 사전 기초 교육을 총 3회 이수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부모 요구에 따른 동호회형성(카페활동포함), 정기적 추가 교육실시, 교사평가회 참관, 부모교사 평가회 실시 등을 통해 좀 더 전문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부모님이 학부모 교사로 참여하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맘마’, ‘냠냠’, ‘네코(ねこ)’, ‘케이티’ ‘튼튼’ ‘뚝딱’ ‘케이티(Katie)’ 같은 교사명을 만들어 아이들이 ‘OO이 엄마’가 아닌 선생님으로 부르도록 했습니다.
영어동화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학부모, 이민영 어머님은 부모자조모임에 대해 ‘수업 진행을 위해 자주 어린이집에 방문하고, 교사들과도 자주 교류를 하다 보니 어린이집이 편안하고, 선생님과 거리감이 좁혀져 자연스럽게 신뢰도가 높아지게 됐다’면서 ‘아이도 좋아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학부모 교사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Q: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에도 변화가 있나.
A: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에 최고의 복지를 실천하는 어린이집이 되고자 여러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현장 여건상 장시간 근로를 해야 하는 교사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당직제 교사로 오전과 오후 비담임교사와 누리보조교사를 배치했으며, 당직 교사들에게 추가수당을 지불해 비담임과 누리보조교사의 적은 임금도 해결했습니다. 또한 교사는 8시간의 근로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필요시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아이들을 돌보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야하는 교사를 배려하기 위해 아이들 교실 내부에 교사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빨라진 퇴근시간과 적절한 휴게시간은 교사의 업무의 능률을 높였고, 아이들의 연령에 따른 발달에 대한 다양한 교수자료를 준비해 매주 교사연구 평가회를 실시합니다. 또 이런 활동에 따른 정기적 수당을 지급해 교사들을 격려하고 사기진작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긴 교사들은 운동 및 여가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동료 교직원들과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공통된 주제와 관심사인 건강한 자기 발전을 위해 운동 동호회를 결성해 퇴근 후 운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의 비젼은.
A: 먼저 연구형어린이집으로서 우리 원이 토대가 되어 모든 국공립어린이집이 보다 더 나은 보육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어린이집과 교사, 부모가 하나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3동보듬이어린이집 자체적으로는 더 나은 방향을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더 행복한 어린이집이 되어 아이·부모·교사가 오고 싶은 어린이집이 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