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문희 한국보육진흥원장
[인터뷰] 서문희 한국보육진흥원장
  • 정재민
  • 승인 2016.06.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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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상시 質관리 모니터링 체계 필요해”
“조사분석기능 강화해 전문기관으로서 면모 갖출 것” 

 

▲ 서문희 한국보육진흥원장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수개월 간 공석이었던 한국보육진흥원 원장이 지난 4월 취임했다. 취임 후 빼곡한 일정으로 인터뷰 일정이 여의치 않았던 신임 서문희 원장과 지난 10일 만났다. 마침 이날은 보육인들의 네트워크 모임인 ‘비전보육인’ 회합일로, 보육정책 동향을 주제로 한 정충현 보육정책관의 특강이 있는 날이었다. 다음은 행사를 모두 마친 후 인터뷰에 임한 서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저출산사회인 한국에서 한국보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A: 첫째, 엄마가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럼으로써 다시 출산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태어난 아이를 잘 길러서 사회 인적자원으로 잘 성장하게끔 어린이집의 기능을 올리는 것이 진흥원의 역할입니다. 
 
Q: 진흥원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어린이집의 질 관리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사입니다. 저출산사회가 되면서 보육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어요. 현재 한국사회는 부모가 혼자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요. 기존에 가정에서 키우던 것만큼을 혹은 더 많은 부분을 어린이집에 기대하고 있어요. 엄마에게 동생을 낳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그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어린이집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될 겁니다. 
 
Q: 진흥원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A: 평가, 교사관리, 교사교육 등 우리 진흥원의 사업과 운영이 사실 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합해서 하나의 툴로 가져가려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분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경우에도 여러 곳에서 와서 평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효율성 제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분절적 사업을 그대로 잘 유지해 나가면서도 장기적 차원에서는 체계화를 시켜서 효율성을 끌어내야 한다고 봅니다. 어린이집도 편안히 가고 우리도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궁극적으로 어린이집의 질 관리 방향이 아니겠나 싶어요. 물론 임기(3년) 안에 해낼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방향성은 그게 맞다고 봅니다. 진흥원의 역할 및 활동을 장기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 6월 10일 한국보육진흥원에서 보육관계자 네트워크인 비전보육인 열두 번째 모임이 있었다. (앞줄 좌측서 네 번째 서문희 원장, 다섯 번째 정충현 보육정책관)

 

Q: 평가인증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A: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현재 2차 지표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3차 지표는 1,700여 곳이 받은 것 같아요. 또 국무조정실의 유보통합추진단에서 개발한 ‘유보 통합지표’가 작년에 육아정책연구소에 의해 시범평가가 실시되었고 거의 아웃라인이 나온 것 같아요. 원장님들은 평가를 안 받았으면 하는데,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평가를 안 받을 수는 없죠. 그동안 1차, 2차지표가 너무 지표 수가 많고 서류 중심이라는 등 여러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보육서비스의 실제적인 질을 평가하기 위해 평가방법을 문서 중심에서 관찰 중심으로 비중 확대하고, 현장의 업무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보육일지 확인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표 안에 수요자 중심의 평가를 위해 관련 조사도 실시했었죠. 국회에서 언급됐던 내용이나 어린이집 원장님들 입장을 많이 반영해서 수정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원장님들 입장에선 불편하긴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Q: 평가인증이 가장 크게 비판 받는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평가인증이 ‘상시 질 관리 기능을 하고 있느냐’ 라는 것입니다. 확인점검단을 통해서 상시 질 관리 노력을 해봤습니다만, 사실 ‘평가’라는 게 일회성이지 문 앞에서 항상 지켜보는 제도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확인점검 이후에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진 어린이집에는 별도의 조치를 취하려고 합니다. 인증을 통과한 어린이집 중 2,800여개를 무작위로 선정해서 불시에 확인점검을 나가는 형태이다 보니 평가인증만큼이나 원장님들이 긴장을 많이 하시죠. 아무래도 확인점검 점수가 평가인증 점수보다 많이 떨어지죠.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해서 다음 평가인증 받을 때까지는 이전 수준으로 복구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 때문에 상시 질 관리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Q: 진흥원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맞춤형보육’이 보육계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 맞춤형보육 문제로 원장님들이 집회도 하고 토론회도 많이 갖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맞춤형보육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어린이집이 당면한 문제 중 가장 큰 것은 아이가 줄어들었다는 거죠.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어린이집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정원 충족이 안 되는 곳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정부는 종일반 대 맞춤반 비율을 8:2까지로 예산을 확보했는데, 시뮬레이션 돌려봤을 때 6:4아래로 안 내려가면 어린이집에 수입은 줄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정원 충족률을 고려하면 다른 문제가 되겠습니다. 

▲ 6월 10일 한국보육진흥원에서 보육관계자 네트워크인 비전보육인 모임에서 보건복지부 정충현 보육정책관의 특강이 있었다. 참석한 원장들과 정 정책관이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맞춤형보육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Q: 현재 어린이집 보육의 질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A: 개인적으로는 보육의 질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져 왔고 또 나아지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정부지원단가가 표준보육료 대비 90~95%에 달한다는 건 사실 과거에는 꿈도 못 꿨던 겁니다. 조금씩 늘려서 표준보육료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이고...보육의 질 개선은 당장에 모든 걸 해결한다기보다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맞춤형보육이 추후 실시된다면 진흥원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요?
 
A: 맞춤형보육이 시행된다면 맞춤형보육으로만 진행되는 곳은 기존 평가와 어떻게 달리할 것인가 같은 걸 고민해야죠. 보육상황 변화에 따라 어떻게 적절히 대응할 것인가가 우리 과제죠. 
 
Q: 진흥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요? 
 
A: 진흥원이 평가인증이라든지 교사 관련 자료라든지 각종 자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자료들을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로 만들어내는 기능, 소위 조사분석기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저는 조사분석기능을 총괄기능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 이를 강화해서 기타공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게 진흥원의 전문성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복지부로부터 각 사업별로 예산을 받고 있는데 이것들을 전체로 묶어내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현장의 인성평가를 측정해서 인성에 취약한 부분을 별도로 교육 받게 할 계획입니다. 교사들이 힐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검토할 것입니다. 
 
서 원장은 진흥원이 생겼을 때 교사 자격을 주기 위한 기준을 만든 이다. 그리고 2002년 어린이집 실태조사, 초창기 평가인증 도입에 대한 정책 연구, 공공형어린이집 평가지표, 시범사업 평가, 시간제보육사업 평가 등을 진행했고, 누리과정과 맞춤형보육이 형성되는 초기에도 관여했다. 서 원장은 다른 이들이 보육정책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을 때부터 정부의 정책들을 팔로우업(follow up)해왔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정책연구를 진행해 오다가 육아정책연구소가 생기면서 9년 동안 연구소에 나가 있으면서 관련 연구를 이어갔다. 

▲ 지난 4월 서문희 원장이 한국보육진흥원 3대 원장에 취임했다.

 

한마디로 서 원장은 보육정책 전문가다. 정부의 보육정책을 잘 이해해서 정책과 보육현장, 보육관계자들을 잘 어우러지게 하는 허브의 기능을 하는 곳이 보육진흥원이라면 서 원장만한 적임자도 없을 듯하다. 현재 보육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누리과정·맞춤형보육 문제 등을 통해 솟아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과 현장의 갈등이 불거지는 시점에서 정책과 현장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보육진흥원의 신임 수장인 서 원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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