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어린이집 탐방] 꿈이 있는 행복한 어린이집, 구립 동화나라어린이집
[모범어린이집 탐방] 꿈이 있는 행복한 어린이집, 구립 동화나라어린이집
  • 송지나
  • 승인 2016.05.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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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나라어린이집은 환경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옥상에 간이텃밭을 만들어 아이들이 직접 상추를 심고 키운다.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안녕하세요, 아라반 OOO입니다. 생태공원 다녀오겠습니다!”

서울시 중구 동화동에 위치한 동화나라어린이집을 방문해 최정희 원장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원장실을 찾아온 원아가 귀여운 목소리로 또박또박 인사를 했다. 

이는 동화나라어린이집의 인성교육 중 하나로, 아이들이 외부활동을 나가기 전에 원장이나 원감을 찾아가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게끔 교육하는 생활실천 훈련이다.

동화나라어린이집은 ‘믿음으로 함께 가는 부모, 몸과 마음이 건강한 영유아, 함께 나누며 발전하는 지역사회, 꿈을 향해 동행하는 교직원’을 비전으로, 단순히 아이들만 돌보고 교육시키는 것이 아닌 부모, 지역사회, 교사를 아우를 수 있는 어린이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정희 동화나라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또 다른 집”이라며, “엄마의 삶과 아빠의 삶, 또 교사의 삶이 묶여서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연 친화 환경교육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동화나라어린이집은 환경교육을 통한 인성·창의성 프로그램인 ‘즐거운 지구살리기’ 운동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생활 속에서 절약과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어린이집 건물 옥상에 텃밭을 가꿔 아이들이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다 자란 채소를 직접 수확해 먹으면서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체험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며, 우리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특히 최정희 원장은 에너지 절약 실천 교육의 좋은 본이 되고 있다. 최 원장은 “미래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려면 원자력발전소를 늘리지 말고, 오히려 그 수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전기 절약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동화나라어린이집은 여름이 되면 건물 곳곳에 있는 에어컨을 다 틀어서 아이들과 교사가 여름에 카디건을 걸칠 정도였다. 하지만 최 원장이 온 후부터는 교실에서만 에어컨을 사용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이런 원장의 방침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모든 학부모들이 최 원장을 이해하고 감사해 한다고 했다. 최 원장의 노력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훈련이 되고, 그 결실이 학부모에게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밖에도 동화나라어린이집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등을 LED 등으로 교체하고 있다. 처음에는 원의 사정이 어려워 최 원장이 일부 교체하고, 또 일부는 자원봉사로 물건을 지원받아 교체했다. 그리고 올해 복도나 강당에 남아 있는 일반등을 중구청 환경과에서 LED등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 지역사회연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구 도서관을 방문해 사서가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시간을 갖는다.

 


◇ 바른생활 실천 습관 기르기 

동화나라어린이집은 아이들이 바르게 생활하는 태도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 생활 습관을 지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아이들의 인사도 올바른 생활 습관 기르기 중 하나이다. 

최 원장은 “아이들이 활동을 나가기 전에 원장이나 원감을 찾아가 인사하는 훈련을 통해 집에서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하는 습관을 만들어준다”면서 “큰 목소리로 자기를 소개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아이들이 논리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도 아이들과 교사에게 본이 되기 위해 어린이집에 출근하면 자신이 먼저 교사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다고 했다.

동화나라어린이집은 이런 인사 습관 외에도 바람직한 식습관, 정리정돈, 공공질서, 위생습관 등 다양한 기본생활습관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도서관·지역주민센터·경찰서·소방서·은행 등 지역연계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배려, 안전을 위한 태도, 저축하는 습관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믿음으로 함께 가는 부모

동화나라어린이집은 부모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의 어린이집 생활을 이해하고, 자녀 양육에 올바른 부모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모참여수업과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 원장은 어린이집이 부모에게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부모의 마음에 먼저 다가가고 그들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기 때문에 엄마의 행복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또한 최원장은 아이와 부모의 행복한 관계를 위해 수시로 부모와 상담을 갖고 부모의 바쁜 삶을 이해해 주면서도 아이의 행복과 올바른 성장을 위해 부모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등 노력해야 할 점을 조언하고 있다.

▲ 동화나라어린이집은 아빠참여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치자로 광목천을 물들이는 천연염색 체험을 실시했다.

 


특히 동화나라어린이집에는 14명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있는데, 이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중구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가정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자원봉사자를 초빙해 교사가 엄마의 나라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또 엄마에게도 교사를 가르쳐달라고 도움을 청해 일주일에 한번씩 1시간이라도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최 원장은 “한국어보다 엄마의 나라 언어에 더 익숙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와서 잘 모르는 한국어에 둘러싸여 있다 보면 공포감을 느끼고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한국어에 익숙해질 때까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케어해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모들의 마음에 먼저 다가가고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동화나라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밝은 분위기의 어린이집, 스스럼없이 자유롭게 건의하고 상담할 수 있는 편한 어린이집, 열린 어린이집으로 평가 받고 있었다.

◇ 교사가 행복한 어린이집

최정희 원장은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교사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과 개선점을 찾기 위해 항상 원과 교사들에게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교사들의 야근을 줄이기 위해 교사들이 틈틈이 교육활동을 준비할 수 있도록 보조 인력을 최대한 많이 지원해주고, 일주일 중 하루는 ‘정시 퇴근하는 날’로 정해 퇴근 시간이 되면 교실을 돌아다니며 불을 끄고 교사들의 퇴근을 재촉한다.

또한 교사들이 받고 싶어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요청하면 최 원장이 바로 신청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석사 과정 같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주고 있다.

▲ 동화나라어린이집은 교사들의 재충전을 위해 교사 힐링캠프를 진행한다.

 


최 원장은 육체적, 시간적 지원 외에도 교사들의 재충전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사들이 심리적·육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휴식을 요청하면 원감이나 원장, 또는 다른 교사들이 함께 도와 쉴 수 있도록 하고, 법인의 지원을 받아 ‘교사 힐링캠프’를 진행해 교사들이 일상을 벗어나 쉼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원장 및 교사의 전문성

동화나라어린이집의 교사들과 최 원장은 원과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원내 장학, 동료장학, 연구수업 등을 진행하고, 법인에서 운영하는 유아교육 월례강좌(즐거운 지구살리기) 및 워크샵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한 달에 한번 법인에 소속된 모든 어린이집 교사들이 모여 월례회의를 진행하고, 정보 교류 및 의견 수렴, 더 나은 보육 활동을 위한 정책을 건의하고 있다. 

최 원장은 오랜 원장 경력과 다른 운영 방식의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원장이 되기 위해 꾸준히 리더십 훈련을 받고 있다.

최 원장은 “리더십 훈련을 통해 많이 변화되면서 교사들의 삶을 먼저 들여다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교사가 행복해하는지, 원장으로서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동화나라어린이집 최정희 원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교사들.

 


또한 “교사들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강점들이 더 강화되고 좋은 교사로서 활짝 꽃을 피운 것 같다”며 “우리 원 교사들의 가장 좋은 점은 서로 협력하고, 다른 교사가 어려움을 겪으면 서로서로 힘을 보태서 도와주는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 “장애아 통합보육 지원하는 종합센터 필요해”

인터뷰 말미에 어린이집 보육환경을 위해 바라는 점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원장은 장애아통합보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애아종합지원센터가 권역별로 생겼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현재는 체계적인 지원센터가 없어서 장애아동에 대한 문의나 전문적인 관리가 어렵다면서, 장애아종합지원센터가 생기면 장애아동 전문가와 특수교사가 소속돼 어린이집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파견을 나와 장애아동을 케어해주고 아동의 상황에 맞게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가 어린이집의 환경이나 아동의 장애 정도를 분석해, 중증 장애아동이 있는 경우 장애아동의 비율을 줄여 교사의 보육 강도와 아동의 보육 환경을 개선하는 등 교사와 장애아동의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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