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인터뷰]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 정재민
  • 승인 2016.04.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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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이슈의 대변자이자 해결사”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면서 어른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을 때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공익광고로 시민들에 아동학대 경각심 고취시켜

▲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날아라 새들아 푸른하늘을 /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5월 5일 ‘어린이날’이면 어김없이 애창되는 노래다. 싱그러운 동요 가사를 음미하자니 파릇파릇한 신록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작열하는 태양빛에도 아랑곳 않고 뛰노는 아이들에게서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본다. 최근 아동학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단면은 잠시 접어 두자. 
 
어린이날을 앞두고 ‘초록우산’으로 더 많이 회자되는, 국내 대표적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이제훈 회장을 찾았다. 이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동의 복지향상과 권리증진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재단의 건강한 정체성을 알 수 있었다. 
 
Q: ‘초록우산’이라는 이름이 싱그럽고 상쾌합니다. 이름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A: 초록우산은 비․바람을 막아주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호하고 도와줄 친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산을 활짝 펼친 BI의 형태는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을 감싸 안을 수 있는 포용성을 말하고, 우산을 받치고 있는 우산대는 언제 어디서나 어린이들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어린이재단의 역할을 말합니다. 
 
Q: 재단의 활동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A: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에 설립되어 아동의 복지향상과 아동권리옹호사업을 위해 일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동복지전문기관입니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 라는 슬로건 아래 인재양성사업을 포함해 체계적인 아동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Childfund Alliance 가맹단체로서 해외아동지원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시는 정성어린 후원금이 모여, 작년에는 총 582,270명의 국내외 아동들이 재단을 통해 경제적 또는 교육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워터 포 차일드(water for child)’ 캠페인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했으며, 아시아 아프리카 물부족 국가 아동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식수펌프, 수돗가 설치 등 총 1억6,000만원 규모의 식수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Q: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한국의 대표적 아동복지 전문기관입니다. 재단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A: ‘초록우산’의 이미지를 물었을 때 많은 분들이 손, 집, 학교, 가로등, 엄마, 미소, 의사, 합주 등으로 표현해 주셨습니다. 어린이재단을 떠올릴 때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집이 되고, 누구에게는 의사가 되는 것처럼 아동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단은 다채로운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빈곤아동, 학대피해아동, 난치성 환아, 주거빈곤아동, 실종아동, 난민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를 위해 언제든 어디든 달려가는 어린이재단이 되고자 합니다. 아동들이 행복한 세상, 아동들이 꿈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곳이 어린이재단입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아동이슈의 대변자요, 해결사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재단에서 진행했던 캠페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우선 빈곤아동돕기사업 외에 아동성범죄 공소시효를 없앤 법 개정과 빈곤가정아동 인재육성지원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사례로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큰 역할을 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작년 초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시행되어, 해당 법률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전국 1,500여 개의 놀이터가 일제히 폐쇄된 적이 있었습니다. 재단에서 ‘놀이터를 지키자’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여, 결국 정기국회 마지막 날에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극적으로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낙후된 놀이시설 개선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예산 확보를 할 수 있는 조례 제정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가지고 있는 저력 중 하나가 바로 국가정책에 반영시키는 애드보커시 활동(생각, 노선, 신념 등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옹호)을 통한 문제 해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의 놀 권리’ 회복을 넘어 ‘어린이의 행복’을 위한 아동환경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Q: 재단의 후원으로 역경을 딛고 바로 서게 된 아동의 국내 및 해외 사례를 소개해 주시죠.
A: 재단이 돕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이 대부분 역경을 딛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 중 국내에서는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인 서울대에 합격한 황다솔 양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다솔 양의 부모는 뇌성마비 1급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입니다. 어머니는 의사표현이 힘든 언어 장애도 갖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공부 말고도 집안일까지 책임져야 했지만, 초등학생 때인 2004년부터 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꿈을 이뤘습니다. 
 
해외아동으로는 라오스 여자럭비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라오캉 선수가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차일드펀드 라오스를 통해 ‘농햇(Nonghet)’ 지역 등 12개 지역에서 아동의 발달 및 놀이참여를 위해 럭비, 야구, 풋볼 등 스포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현지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열악한 생계로 아이들까지 농작물 재배에 일손을 보태야 했던 이곳에서 이제는 1만 여명에 이르는 아동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며 저마다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라오캉도 그 중 한명으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라오스 여자 럭비 사상 최초로 수도 이외의 지역에서 국가대표로 꼽힌 선수가 됐습니다. 
 
Q: 재단에서 진행하는 소외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재단에서는 전국의 사업기관을 통해 빈곤아동들의 경제적 지원을 펼치는 것 외에도 6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학대피해아동들을 위한 아동학대예방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각 지역 아동학대 전문 상담원들이 학대 받은 아이들의 현장조사와 심리치료 등 사후 지원, 학대 예방활동 등을 진행합니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중증장애아동시설 한사랑마을에서는 전문 사회복지사들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약 300명의 중중장애아동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10개의 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위탁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나들이 철을 맞아 실종아동에 대한 예방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문화적으로 소외되거나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전국 11곳에서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와 드림합창단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의 회원 기관으로서 대외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나요?
A: 지난해 세계 어린이날(11월 20일)을 앞두고 국제어린이재단연맹(ChildFund Alliance) 연례회의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호주, 캐나다 등 12개국 어린이재단의 회장과 대표이사 등 40여 명이 참석해 아동학대예방, 긴급구호, 아동복지증진 등 세계의 아동 이슈를 다뤘습니다. 특히 네팔 지진 및 시리아 난민사태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아동에 대한 긴급지원대책과 고질적인 아동학대 예방대책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아동들의 현안을 각국 대표 및 임원진들이 논의하는 각종 회의에 참석하여, 빈곤 등 아동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 재단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해 네팔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긴급구호가 필요한 네팔 신두팔촉크의 4개 마을의 2,679가구(4개 마을의 90%) 및 카트만두 감차마을 250가구를 대상으로 쌀 35톤, 렌틸콩 4톤 분량의 식량 긴급지원을 실시했다. (식량배분 현장에서 쌀 등 식량을 받아가는 주민들 모습)

 

굵직한 결과물로는 지난 3년간 아동을 각종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자는 ‘Free From Violence’ 캠페인을 전개, 157개국 68만 명의 서명을 받아 UN에 전달하여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에 ‘아동보호’ 의제를 포함시키는 쾌거를 이끌어 냈습니다. 또한 국제어린이재단연맹 각국들이 협력하여 해마다 약 6억 달러를 모금, 전 세계 58개 빈곤국가 아동들을 돕고 있습니다. 
 
Q: 언론인 및 대기업 출신인데, 어떤 계기로 어린이재단과 연을 맺게 됐나요?
A: 언론인으로서 사회의 그늘을 많이 목격하였고, 각계의 인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통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중앙일보 사장 퇴임식에서 “남은 인생은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앞장서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평소의 소신대로 나눔과 봉사의 삶을 통해서, 언론인으로서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되돌려 드리고 싶었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을 하면 할수록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고 있고, 보람도 많이 느낍니다. 또한, 일 뿐만 아니라 만나게 되는 사람들 역시 가슴이 따뜻한 분들이 많아서 더욱 즐겁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는 2001년부터 이사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연을 맺게 되었고, 가까이에서 재단 직원들의 아동복지 서비스의 전문성과 헌신적인 노력 등을 지켜보며 재단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깊어졌습니다. 
 
Q: 아동이 행복한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A: OECD국가들 가운데 아동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가 한국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불행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나’를 우리 모든 어른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존중받고 사랑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자녀를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밝고 바르게 자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면서 어른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을 때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올 2월에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신임회장에 선출되셨습니다. 개성공단 폐쇄, 유엔 대북 제재 그리고 남북관계 경색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현재, 신임회장으로서의 입장은 어떠한지요?
A: 어려운 남북관계 속에서라도 협력은 지속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국내 55개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를 통해 남북평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지속적인 인도적 교류협력이 남북 간 긴장의 완충지대를 형성하고 상호 신뢰를 높여감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민관이 협력하여 보다 건설적인 교류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한편, 남과 북의 협력과 평화공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민의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북한 측에서 무모한 핵 개발을 포기하고 진정성 있게 남북 간 평화교류협력에 나서 주어야 북민협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아동폭력예방 교육현장

 

Q: 아동학대와 관련해 사회 및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A: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되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재단에서도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라는 공익광고로 시민들에게 아동학대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아동학대 대책 중 생애주기별로 부모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것처럼, 베이비타임즈 독자들께서도 재단을 비롯해 부모교육을 실시하는 전문기관을 통해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여 아동학대를 근절해 나가는 노력에 함께 앞장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국내외 빈곤아동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소외계층 아동들을 늘 생각하며 어린이를 돕는 일에 동참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자녀는 물론 소외된 어린이들을 돌아보는 훈훈한 5월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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