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현장-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 정재민
  • 승인 2015.10.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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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심 급식관리 플랫폼 '급식보안관' 앱 개발
 
송파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보육시설 영양ㆍ위생관리 지원 및 특화사업 주목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보육시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전문적인 영양 및 위생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성장기 어린이의 영양문제는 성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아동기부터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이미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보육시설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방안 및 영양기준을 제시하고 급식의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09년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시행(제21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설치․운영)에 따라 2011년 12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급식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165개소를 설치했다. 급식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주관 하에 영양사 의무고용이 적용되지 않는 100명 미만 어린이 급식시설을 대상으로 영양 및 위생안전 관리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양 및 위생관리 지원을 하고 있는 급식센터는 각 시군구의 보건소의 식품위생과 소속이다. 
 
급식센터는 2011년 설치․운영 이래 어린이들의 체계적이고 위생적인 급식관리업무 5년차를 맞고 있다. 식자재의 위생적 관리를 통한 양질의 급식문화형성 및 단체급식의 체계화, 성장발달 단계에 맞는 맞춤형 식단제공으로 인한 균형성장, 전문가의 단체급식 관리에 의한 학부모와 국민의 신뢰감 회복 및 제고에 목적을 두고 있다. 
 
각 센터는 해당 관할지역 내의 희망하는 어린이 급식시설들을 등록시켜 회원제로 관리하고 있으며, 식약처에서 목표로 하는 공통업무 외에도 각 지역사회 및 센터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통해 건강한 급식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예산을 지원 받고 있는 급식센터는 송파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송파구 급식센터장을 맡고 있는 식품위생 분야의 전문가인 박신인 교수(가천대 식품영양학과)를 만났다. 
 
▲ 박신인 송파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박 센터장은 “전국 모든 센터가 식약처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맞게 동일하게 업무를 하고 있다. 센터 업무가 모두 식약처 주관이다. 크게 위생업무와 영양업무다. 하지만 지역마다 특성이 있다. 송파구의 경우는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급식 부분에 관심이 크다. 그래서 특화 사업으로 ‘급식보안관’이라는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급식센터 특화사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급식보안관’이란 어린이들의 건강한 식생활 관리를 위해 전국 최초로 송파구 급식센터에서 개발한 모바일 앱.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급식센터 ․ 보육시설 ․ 학부모’가 급식관련 위생․영양․생활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관리 지원할 수 있는 쌍방향 플랫폼이다. 
 
학부모들이 급식센터와 어린이집에서 올린 공지를 확인하고, 알레르기나 편식음식, 감기 등 어린이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비공개로 입력할 수 있는 ‘내 아이 어린이집’, 소속 어린이집의 급식상태와 식단정보, 제공음식별 칼로리 등 다양한 영양정보를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영양관리’, 어린이집 조리실의 자가 점검표와 정밀 위생 점검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는 ‘스마트 위생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 단체급식 시설에서는 앱을 통해서 급식에 대한 위생상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부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자녀들이 어떤 급식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 어디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원장에게 냉장고 안을 찍어서 앱에 올려달라고 한다. 앱에 올라온 냉장고 내부 사진을 학부모들이 보게 되는 것이다. 어떤 식재료를 쓰는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해 하는 엄마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킬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한 달 동안 어린이들의 점심 식판(잔반)을 사진을 찍어 올리도록 한다. 물론 학부모, 원장, 교사의 동의하에 실시한다. 센터에서는 앱에 올라온 사진을 갖고 분석을 한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먹다 남긴 잔반 사진을 보고 “우리 애가 편식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안 먹는 줄은 몰랐다”라며 놀라워하기도 한단다. 
 
박 센터장은 앱을 이용해 아이들의 편식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이를 교정해 줄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어린이들이 잘 먹지 않는 음식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물론 편식 식품 조사는 ‘급식보안관’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졌다. 보육시설 117개소 중 어린이집 2곳을 선정해 만3세 아동 29명의 편식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버섯이 들어간 음식(느타리버섯 들깨국, 팽이장국, 파프리카 버섯볶음 등)의 편식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 편식데이터를 토대로 급식센터는 ‘버섯’을 주제로 한 맞춤형 편식탈출 프로그램 ‘잘 먹었습니다’를 개발했다. 푸드브릿지 프로그램으로 4주에 걸쳐 ▲맞춤식 편식교육 ▲오감을 활용한 미각교육 ▲체계적인 영양교육 ▲어린이집 ․ 학부모 ․ 전문가가 함께 하는 교육으로 구성됐다. 푸드브릿지 프로그램은, 편식하는 음식을 자연스럽게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일련의 교육 과정이다. 센터에서 직접 제작한 편식솔루션으로 버섯을 주제로 한 어린이용 책자를 만들어 4주 동안 버섯에 대해 교육을 시킨다. 가위, 색종이, 색연필로 버섯을 그리고 색칠하고 만들며 버섯과 친숙하게 해 준다. 마지막엔 학부모와 함께 ‘우주선 버섯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보는 쿠킹클래스를 열었다. 식단을 통한 편식 솔루션도 병행했다. 매주 다양한 버섯을 접할 수 있도록 양송이스프, 팽이버섯달걀찜, 버섯잡채, 새송이버섯볶음 등 다양한 버섯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과연 이 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한 학부모에게서 센터로 아이의 상태를 알려주는 전화가 왔다. 
 
“집에서 버섯요리를 해 줬더니, 버섯만 걸러내던 아이가 자연스럽게 먹기 시작했어요.” 
 
효과를 본 것이다. 급식센터 박신인 센터장은 “그동안의 영양교육이 단발성으로 진행되거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편식식품 위주로 이뤄졌다면, 편식탈출 교육은 도출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체험 위주의 단계별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연스럽게 버섯을 접하며 친해져, 아이들의 버섯음식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고 효과를 전했다. 
 
강수화 영양팀장은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에게 급식보안관 앱 프로그램을 독려하고 진행하면서도 한편 이게 잘 진행이 될까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이 앱에 올라온 사진을 봤다고 피드백을 해주시니까 힘을 받으면서 진행을 했다. 올해는 정말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는 ‘플랫폼’이 되어 가는 경험을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다와 위생팀장은 “아무래도 여기가 강남이다 보니 학부모님들이 급식 부분에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앱을 설치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를 기반으로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급식보안관’, “송파구만 활용하기 아쉬워…식약처 통해 전국 확산 바라”
▲ (사진제공=송파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지난해 10월 24일 송파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1주년 기념식과 급식보안관 모바일 앱 개통식이 있었다.

 

 
‘급식보안관’ 앱은 작년 10월에 개통식을 갖고 본격적 시행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됐다. 이 특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정화된 데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 송파구 보건소장의 힘이 컸다고 귀띔하는 박 센터장이다. 급식센터의 업무 즉, 어린이들을 위한 먹거리 관리는 IT와의 접목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보건소장의 인식과 박 센터장의 의견이 일치한 결과다. 보건소는 송파구 급식센터의 회원인 어린이집들에 염도계 100개를 무상지원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먹는 음식 중에서 국이나 찌개의 염도를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식약처는 어린이집의 조리원에게 염도계로 측정하라고 지침은 내린 상태이지만, 현재 아이들에게 맞는 염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 자료가 없는 상태다. 
 
박 센터장은 일부 어린이집을 통해 염도 측정을 하고 있다. 조리원이 염도계로 국의 염도를 측정해서 앱에 한 달 간 매일 올리게 되면 센터는 염도 수치를 분석한다. 이후 ‘어떤 국은 염도가 이렇게 높더라’ 하고 분석 결과를 어린이집에 보내 준다. 그러면 염도가 높게 나온 국은 다음 식단에 나올 때는 수치가 낮아진다. 이렇게 해서 점점 염도 수치를 낮추도록 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 사업은 식약처에서 하라는 기본 업무 외의 특화사업이다. 하지만 송파구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전국으로 확산시켰으면 좋겠다. (보건)소장님도 식약처가 원하면 개발한 것을 모두 무상으로 제공하라고 한다. 여기에 더 추가․보완해서 완벽하게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사항을 이미 식약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송파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지난해 말에 열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최종 성과보고회에서 박신인 센터장이 전국 최초로 만든 어린이 급식관리 모바일 앱인 ‘급식보안관’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식약처는 매년 말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성과 보고를 받고 있다.

 

 
급식센터는 복지사업의 성공사례다. 2011년 처음 설립 이후 현재 전국 165개로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체계적인 위생·영양관리 지원을 받는 어린이들은 57만여 명이다. 지난 10월 2일 발표한 식약처의 ‘제3차(2016~2018)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급식센터를 전국 228개 지자체별로 1개소 이상 설치하여 지원을 받는 어린이를 2018년까지 114만 명으로 확대한다. 
 
전국적으로 더 많은 급식센터를 설치해 아이들의 먹거리 안전을 수호하겠다는 명분과 성공적 복지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예산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송파센터는 5억 원의 예산으로 150여 기관(어린이집 등)을 관리하고 있다. 송파구 관내 어린이집은 450여 개가 있다. 모두 관리하려면 수치상으로 15억이라는 예산이 든다. 식약처 1/3, 서울시 1/3, 송파구에서 1/3의 예산을 대고 있다. 그렇다면 예산을 추가로 더 들이지 않고도 나머지 어린이집을 더 관리할 수 있는 해법은 뭘까. 박 센터장은 ‘급식보안관’ 앱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송파구 급식센터는 현재 150여 기관을 센터에서 직접 방문해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년 급식관리가 우수한 어린이집 30개를 명예우수기관으로 선정한다. 명예우수기관은 급식센터에서 직접 방문하지 않고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당연히 ‘급식보안관’ 앱을 통해서다. 대신 다른 30개 어린이집을 추가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면 직접 방문해서 관리하는 어린이집은 150개로 처음 그대로 유지하고 30개만 앱으로 관리하게 된다. 결국 180개 기관을 관리하면서도 예산은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명예우수기관은 앱으로 관리하되, 앱에 올라오는 정보의 분석에서 문제가 있을 시 직접 방문해 관리하겠다는 것. 
 
박 센터장은 “식약처는 더 많은 어린이집을 관리하고자 하나 예산의 한계상 난감한 부분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IT를 결합시킨 ‘급식보안관’ 앱을 통한 관리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급식센터는 전국에 확산돼 모든 어린이집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식약처에서 나름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에 사람과 종이(자료)를 이용한 운영에는 제약이 많다. IT와의 결합을 통한 급식센터 사업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그럼으로써 센터설치와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요즘에는 누구나 손 안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이것으로 원과 어린이, 학부모, 센터, 식약처, 모두 실시간으로 동시에 소통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예산 절감 효과뿐 아니라 빠른 시일 내 전국 확대와 업무의 효율화가 가능하다. 특히 식약처는 식생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 수립이 용이할 것이다”라며 ‘급식보안관’ 앱의 활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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