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총리,다시쓰는 역사의식
아베총리,다시쓰는 역사의식
  • 박경래
  • 승인 2015.08.17 10: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   영국 태생 일본역사 전문가인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16일 호주 멜버른 유력지 '디 에이지' 인터넷판 기고문을 통해 최근 발표된 아베담화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의 전쟁 역사를 다시 쓰면서 지역 국가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일본이 주변국들과 어울리고 세계에 이바지하려면 한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지도력을 배워야 한다는 질책이 나왔다.

 
동아시아 연구의 권위자이기도 한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아베담화가 가해자와 희생자, 침략자와 침략 피해자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패전 50주년과 60주년에 각각 발표된 무라야마(村山)담화, 고이즈미(小泉)담화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영원한 진심 어린 애도' '과거를 가슴에 새기겠다'는 등 아베의 언급들이 전쟁에 대한 유감을 선의라기보다는 조심스럽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전쟁에 대해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한 것이고 일본의 현대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전의 두 담화보다 두 배 이상의 장문을 늘어 놓으면서,서면에 있는 것보다 실제 담화를 발표하면서 더 많은 발언으로 '사죄'나 '침략' 같은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이전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이 아베의 언급처럼 세계에 이바지하려면 더 나은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아베담화 직전 하토야마 전 총리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수 초간 침묵의 기도를 한 사실을 소개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아베의 발언은 우리 지역을 더 깊이 갈라놓았다"며 "하토야마의 침묵의 순간은 이렇게 갈라진 지역이 어떻게 다시 결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영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공부한 뒤 1981년 호주에 정착했으며 군위안부 문제 등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에도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모리스-스즈키 교수의 지적배경에는 아시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미국의 배경이 깔린 측면도 부인하기 어렵다. 냉전시대는 이미 극복이 됐지만 여전히 배후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눈치를 무시하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상식을 뛰어넘는 무자비함을 보면서 새삼 경계의 눈초리를 돌려서는 안 되는 대상이 아닐까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