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사태로 본 김무성의 득과실
원내대표 사태로 본 김무성의 득과실
  • 박경래
  • 승인 2015.07.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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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취임 1년을 맞는 가운데 그에게 가장 큰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유승민 정국'이 막을 내렸다.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새누리당의 내홍이 '일단' 봉합됐으며 불편했던 당청관계에도 원상회복 기미를 보인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했던 김 대표는 "당의 분열을 막았다"는 호평과 "청와대에 굴복했다"는 악평을 동시에 듣고 있다.

 
대권주자로서는 아예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로 김 대표는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유 전 원내대표에게 빼앗겼다. 한마디로 덩치값을 못한 측면이 많다.

 
김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 '배신의 정치'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불만을 표현한 이후 둘 사이를 중재하려 애썼다.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사퇴 이유를 모르겠다"며 버티는 유 전 원내대표 사이에서 김 대표는 고심을 이어갔다.김 대표는 개정안 자동폐기와 의총을 통한 유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이끌어냈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유 전 원내대표의 사과도 주도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변하지 않자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유 전 원내대표 사퇴에 직접 앞장섰다. 그는 의원들에게 언론 인터뷰 자제를 요청했으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묵언"이라며 입단속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의 갈등이 새어나가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뒤 김 대표에게도 총구가 향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김 대표 엄호에 목소리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김태호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정말 고생했다. 이제 당 중심에 서서 당내에 남아있는 여러 상처들을 봉합하고 당청 관계 정상화를 위해 더 큰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며 김 대표에게 무게 중심을 실어줬다. 한마디로 얼르고 뺨때리는 격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물러나기는 했지만 당청관계 파탄과 당 내홍사태 속에서 김 대표의 '희미'했던 존재감은 계속 회자되고 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지난달 25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의원 여러분이 함께 결정한 것처럼 새누리당은 국회법 개정안이 강제성이 없다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가 늘 말해왔듯이 사퇴할 명분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계속 강경모드를 유지하자 긴급 최고위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권고 결의안 채택의 건'을 추인하기 위한 의총소집을 의결했다. 공개적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 종용에 나서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자 당 내 비박계 의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이 같은 안건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후 김 대표는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안건을 변경했지만 잡음은 계속 이어졌다.

 
또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 문제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는 말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공당의 대표로서 존재감을 상실한 것이다.

 
이에 '지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당 대표가 됐지만 일부에서 '대통령에게 지는 당대표였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특히 비박계 '투톱'으로 파트너였던 유 전 원내대표의 손을 놓아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사태로 여권 차기 대선주자 중 지지도 1위를 달렸던 김 대표가 그 자리를 유 전 원내대표에게 내준 것은 김 대표에게 있어 가장 뼈아픈 대목으로 읽힌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 사태 이전에는 순위권 밖에 있었지만 국회법 개정안 파동이 일어난 이후 4위로 올랐으며 또다시 2위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퇴 후에는 오히려 1위였던 김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1위를 거머쥐는 등 '원내대표직'은 잃었지만 잠재적 대권잠룡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이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김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6월 조사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18.8%를 기록, 여권 내 2위로 물러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았나 생각된다.상대적으로 김 대표는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당내 최대 실력자이자 차기 대선주자로서는 여러 가지에서 모양새를 구겼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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