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정책 우선순위 임산부에 둬야"
"보건정책 우선순위 임산부에 둬야"
  • 온라인팀
  • 승인 2013.02.0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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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특히 임산부)과 아동이 우리나라 우리나라 보건 정책의 우선 대상이 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철희 교수가 내놓은 논문 '태아기 한국전쟁 경험이 건강과 경제적 성과에 미친 장기적 효과'에 따르면 특히 태아기·유아기의 환경적 요인(공해·독성물질, 영양상태, 질병환경, 전쟁·폭력 등)은 일생을 통한 건강의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했다.

태아기의 영양결핍, 질병, 유해물질, 임신부의 스트레스 등에 대한 노출과 같은 부정적인 충격은 중년기 이후 건강과 사회경제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소위 태아기원설(in-utero origins hypothesis)이 한국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는 것이다.

연구는 전쟁 중 민간의 피해가 컸던 1950년 6월에서 1951년 3월 사이에 태아기를 보낸 개인들의 중년 이후 건강 및 사회경제적 성과가 그 이전이나 그 이후 세대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빴는지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1950년에 태어난 남성들은 그 이전 혹은 이후 세대에 비해 중년 이후 신체장애 혹은 활동상의 제약을 경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이 후생(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감안하면 사회적 함의가 크다.

이 교수는 3일 "태아기는 세포분열이 매우 빠르고 신체 조직이 매우 취약한 시기여서 영양 혹은 산소 공급의 결핍은 돌이키기 어려운 손상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또 1950년 여름부터 1951년 봄 사이 한국전쟁의 피해가 가장 컸던 기간에 태아기를 보낸 개인들은 그 이전 혹은 이후 세대에 비해 교육을 덜 받았으며 직업의 질이 낮았다. 교육과 건강은 매우 강한 정비례관계로 이는 곧 삶의 질과도 연관된다.

아울러 1951년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어서의 불리함은 특히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컸던 지역에 태어난 사람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좁은 범위의 보건의료정책에서 탈피해 경제, 사회, 복지 등 정책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상이한 임신주기에 건강상의 충격에 노출되는 경우 다른 종류의 인적자본(예컨대 건강과 인지능력)이 훼손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공해 준다"며 "보건의료정책 등 개발정책 수립에 있어서 태아 및 아동기 건강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한국전쟁 시기에 태어난 여성에 대해서는 한국전쟁이 건강에 미친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한국 기혼여성의 건강이 남편의 건강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남편이 1950년생인 기혼여성들은 남편의 나쁜 건강 때문에 더 높은 비율로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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