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7.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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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교육은 크게 학교(나라)에서 하는 공교육과 학교 밖에서 하는 사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필자는 학교(나라)에서 하는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다. 공교육은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므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의무적으로 받게 되어 있다.

교사, 학생, 부모는 교육을 이루고 있는 큰 축이다. 교사, 학생, 부모가 모두 중요하며 서로 상호 관계 속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시대에 따라서 학생의 권리가 더 중요했던 적도 있고, 교사의 권위가 더 중요했던 때도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만큼 부모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더 그렇다. 저학년 학생들은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아침 9시에 등교하고 점심 급식을 먹고 하교하는 시간이 오후 1시 정도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4시간이다. 학생들의 평균 수면 시간이 8시간이라 생각하고 그 외 모든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있다고 가정한다면 1학년 학생들이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은 12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이 긴 시간 동안 학생들은 부모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거나 의식적으로 배운다.

부모님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진다.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건 부모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님의 관심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약이 될 수도 있지만, 과하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교육에 있어 부모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부모님들이 자녀를 본인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부모가 원하는 바로 성장하기를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부모님들이 자녀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녀는 바로 부모님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녀는 자녀 본인의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자녀에게 부모님이 바라는 바를 말할 수 있다. 말을 해서 이 부분이 일치한다면 다행이지만 다를 수도 있다. 부모님이 학생들에게 말하는 이유는 아마도 부모님들이 인생을 살다 보니 더 좋은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필자는 부모님들께 ‘아이들은 부모님들과 다르다’는 말을 항상 한다. 아이들을 대할 때 부모님의 생각으로 대하기보다는 아이들을 한 명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또 부모님들께 아이들과 관련해서 교사들을 믿어달라는 말을 항상 한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모두 교육대학교를 나왔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운다. 대학교 졸업으로 학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석사나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는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교사들은 교육 전문가로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부모님들이 보시기에 이해가 안 되거나 부모님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본인의 교육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생들이 올바른 미래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고 노력한다. 교사들을 교육의 전문가로서 생각하고, 믿어주면 좋을 것 같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있어 중요한 사회이다. 학생들은 나중에 성장하여 경험할 사회를 학교에서 미리 경험한다.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 간에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찰이 생길 때 중요한 점은 마찰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초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은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른 학생들하고 생활한다. 그럼 의도치 않게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른들이라면 마찰이 생겼을 때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해결한다. 하지만 아직 초등학생들은 어리기에 마찰을 해결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찰 없이 지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학생들에게 마찰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찰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억울한 일 있다면 부모님이 해결해주시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해결해보도록 노력해봐야 한다. 가정에서도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생겼을 때, 자신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어른으로서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왜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는 도와줄 필요가 있다.

간혹 ‘우리 아이가 어려서 그래요’라며 직접 자녀의 일을 어른의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분들도 있다. 어른의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경우,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어른과 다르다. 어린이들의 관점으로 문제점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교사의 노력만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부모님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아직 학생들은 미성숙하지만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소중한 존재로 생각해야 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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