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영재교육이란?
[교육칼럼] 영재교육이란?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6.14 14: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필자는 학원가가 발달한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교 근처를 걸어가다 보면 ‘영재교육원’이라고 붙어 있는 학원들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아마도 영재와 관련된 교육을 하는 학원일 것이다.

예전에 교육지원청에서 영재 학생들을 선발할 때 영재 시험 감독관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 평소 교육지원청 영재 학생들의 선발 방법이 궁금했었는데, 시험 문제들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문제가 창의적, 발산적 사고 등의 복잡·융합적 사고력을 학생들에게 필요로 하면서 동시에 실생활하고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추운 겨울이었지만 선발 시험에 참여한 학생들의 열정은 뜨거웠었다. 선발 시험 문제들을 풀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흔히 사람들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고등학생 수학 문제를 풀면 영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고등학생 수학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뛰어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단순 반복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재는 자신의 학년 수준을 뛰어넘는 학업을 하는 학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립 국어원 표준 국어 대사전을 보면, 영재는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사람’을 의미한다. 학교 현장에서 영재란 특정 분야에 있어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서 융·복합적 사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영재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로는 천재, 수재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부터 영재교육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현재 단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영재반은 보기 어렵다. 영재교육 관심이 높았던 시기인 2010년대에는 단위 학교마다 영재반이 있었다.

현재 영재교육은 크게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과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두 곳에서 실시되고 있다.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은 해당 대학교의 교수님들이 직접 지도한다. 전공 교수님들의 전공에 따라 학생들을 선발한다. 예를 들면 서울교대 영재교육원은 과학 분야, 수학 분야, 미술 분야 등의 영재교육원을 운영한다. 과학 전공 교수님, 수학 전공 교수님, 미술 전공 교수님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를 학생들에게 직접 지도한다. 심화 과정을 학습할 수 있어 수준이 높다. 이러한 연유로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은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 입학 난이도가 높다.

두 번째 영재교육원인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은 학교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이다.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은 토요일에 운영한다. 이곳에서도 수준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교육지원청마다 운영하는 영재 분야는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교육청마다 수학, 과학, 수과학융합, 정보 영역은 운영한다. 교육지원청의 특색에 따라 국악, 뮤지컬 영재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은 대학마다 선발하는 시기 및 방법은 다르지만,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보다 먼저 학생들을 선발한다.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에 관심이 있어도 정보가 부족하여 지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만약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학교 영재교육원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서 볼 것을 권한다.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을 운영하는 대학의 수가 적기에 영재 선발 인원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은 교육청에 있는 교육지원청마다 5~6개씩 운영을 하기에 선발 인원이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서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다만, 학생의 관심사와 성향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영재교육원을 지원하여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 관심이 있다면 영재교육 대상 학년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교육지원청마다 분야에 따라 대상으로 하는 학년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원 과정을 보면 1년 과정만이 아니라 2년 연계 과정도 있다.

예를 들면,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영재교육 대상자 모집 중 수학, 과학 영역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0명만 모집한다. 40명이 1년간 영재교육원에서 5학년 과정을 학습한다. 6학년 과정은 40명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데, 5학년 과정을 이수한 40명 중에서 20명만 선발한다. 5학년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은 나중에 과학 분야에 관심이 생겨 영재교육원에 지원하고 싶어도 자격이 되지 않는다. 영재교육에 관심을 평소에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수학, 과학, 정보 등과 같은 특정 분야 위주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영재는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사람’인데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사람’이 특정 분야에만 있지 않다. 실제로 주위를 보면 언어 능력이 뛰어난 언어 영재 사회 능력이 뛰어난 사회 영재 등 다양한 영재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교육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전에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학 창작’ 분야 영재교육원을 운영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없다. 만약 학생이 ‘문학 창작’에 관심이 있더라도 영재교육원에서 학습할 기회 자체가 없다. 교사로서 영재교육을 볼 때, 영재교육 분야와 기회가 다양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학생들은 영재교육을 학업 능력이 우수하고, 학업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지도하기 어려운 것을 학습할 수 있게 해주고, 신기하고 다양한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재교육에 대해 미리 겁을 먹지 말고 관심이 있다면, 영재교육원에 지원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