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반대 청원 하루 만에 1만명…14일 현재 1만6천900여명
출산 시점에 따른 지원 공백…정책 형평성 논란
[베이비타임즈=장선희 기자] 경기도가 출산가정에 지급해온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9월 신청분을 끝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정부와 시·군의 유사한 출산지원 제도가 확대된 데다 경기도의 재정 여건까지 겹치면서 사업을 유지하기보다 모자보건사업 전반을 재구조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경기도 산후조리비는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돼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출산가정에 출생아 1명당 5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첫만남이용권·시군 지원 확대…사업 중복성 고려
경기도는 정부의 첫만남이용권과 각 시·군의 출산지원금 등 유사한 지원제도가 정착·확대되면서 별도의 도 단위 산후조리비 사업을 계속 운영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사업을 연장하기보다 모자보건사업 전반을 재구조화하는 과정에서 산후조리비 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10~12월 지원 예산 80억원 미편성…재정 상황도 변수
사업 종료 배경에는 경기도의 재정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앞서 지난달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면서 올해 10~12월 산후조리비 지원에 필요한 80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점을 민생 예산 부실 사례로 지적했다.
추 지사는 이후 사업 종료와 관련해 재정의 우선순위를 강조했다. 올해 예산은 애초부터 9개월 치만 편성돼 있었고, 10~12월 석 달 치 사업비를 추가로 투입할 재원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추미애 지사 “아이들 급식·취약계층 지원까지 멈출 수 없어”
추 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산후조리비 사업 종료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예산은 애초부터 9개월 치만 편성돼 있었고 석 달 치 공백을 메울 돈이 남아 있지 않은 가운데 아이들 급식과 장애인·취약계층 지원까지 멈출 수는 없었다”며 “집행부에서 수차례 논의를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후조리비와 다른 모자보건사업 사이의 재정 우선순위도 언급했다. 추 지사는 “산후조리비처럼 그나마 국비가 지급되고 있는 사업은 도비를 추가하는 것보다 역시 당초 예산대로라면 9월이면 끝날 상황인 난임부부 시술비를 지원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집행부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폐지 반대 청원 하루 만에 1만명…도민 반발 확산
사업 종료 결정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경기도 청원 홈페이지에는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청원이 게시됐으며, 하루 만에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14일 현재 동의자는 1만6천9백여명이다.
청원인은 올해 11월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충분한 유예 기간 없이 연도 중간에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9월생까지는 기존 산후조리비를 지원받지만 10~12월생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출산 시기에 따른 지원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정 효율성과 정책 형평성 사이…후속 대책 주목
이번 논란의 핵심은 유사한 출산지원 제도가 확대된 상황에서 한정된 지방재정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 것인지와 사업 종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혜자 간 형평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다. 경기도는 유사 사업을 정리하고 난임부부 시술비 등 다른 모자보건사업에 재원을 우선 배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민들은 사업 종료 시점과 방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경기도가 공식 답변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산후조리비 종료 이후 모자보건사업을 어떤 체계로 재편할지와 출산 예정 가정의 지원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향후 주요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