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와 기소 분리하고 고소·고발 경찰만…수사 3개월 이내 송치 결정
이재명 대통령 “경찰도 수사 못 믿겠더라…엄청난 권한에 상응 책임”
“형소법 개정, 사법 정상화”…“국회입법권 부정할만큼 심각 상황 아냐”
[베이비타임즈=김희철 전문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10월 2일부터는 검사의 수사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다.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대대적으로 개편돼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고, 검사의 직접 수사가 금지되면서 ‘수사하는 검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하라고 요청할 수 있는 보완수사 요구권만 갖는다. 직접 피의자·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도 없다.
형소법 개정법률을 포함해 관련법이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후신 격인 공소청이 출범하고, 모든 사건은 사법경찰관(경찰·중대범죄수사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한다.
고소·고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개정 형소법은 사건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해 사법경찰관이 고소 또는 고발에 따라 범죄를 수사할 때 ‘수리일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명시했다.
사건을 송치받거나 송부받은 검사 역시 3개월 이내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사 착수부터 기소까지 사건 처리 기한을 총 6개월로 정한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친 뒤 검사에게 그 결과를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을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불송치한 경우, 고소인 등이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하고 공소청 검사가 이를 검토하도록 했다.
고소인, 피해자, 법정대리인 외에 무고죄 등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져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하게 이뤄진 경우에는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소인 등이 필요한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도 새롭게 마련됐다.
다만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열람·등사한 수사기록을 허용된 목적과 달리 외부에 제공하는 경우에는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길 때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거나 확보된 자료의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 의무도 개정 형소법에 새로 담겼다. 경찰이 실제로 확보한 자료와 검사에게 넘긴 기록 사이에 누락이 있는지를 사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검사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사건기록을 검토하다가 의문이 생기면 피의자나 피해자 등 사건 관계자를 불러 면담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검사에게 ‘사실관계확인권’을 부여했으나, 이때 나온 진술은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정부·여당은 추후 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의 경우 경찰이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모두 검사에게 넘기도록 할 계획이다.
개정 형소법에는 사법경찰관의 범위를 기존 ‘경무관·총경·경정·경감·경위’에서 ‘경위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치안감 이상 고위 경찰’에 직접 수사권이 새로 부여됐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경찰은 계급 체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한 것일 뿐 기존 권한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에도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수사국장·형사국장, 시·도경찰청 수사국장 등 치안감 이상 지휘부가 수사를 지휘해 왔으며, 이번 개정으로 새롭게 직접 수사권이나 수사지휘권이 부여된 것은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검사 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을 두고 “검찰 내의 일부 집단은 기소를 위해 수사할 수 있다는 권한을 무소불위로 악용해, 있는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를 정해놓고 처벌하기 위해 별건 수사, 먼지떨이, 표적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며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인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겠다는 첫 출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 기관은 예외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요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됐는데 과연 앞으로는 완전히 안전할 것이냐는 우려를 안 할 수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과연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고 있느냐. 저는 아직은 자신이 조금 없다”면서 “수사 관련 비리, 비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더 높은 책임을 확실하게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