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초구 “시공 무관 금융 제공 시 위반 소지”…유권해석 결과에 이목 집중
정비업계 전문가 “입찰제안서외 무이자 조건 변경시 입찰자격 박탈 사안” 지적
[베이비타임즈=김희철 전문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금융지원의 위법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관할 구청의 행정지도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시공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조합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이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금융지원금 2억원’의 법적 리스크를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해당 제안에 대해 조합이 지난 27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상반된 취지의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 조합 내부의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조합은 27일 오전 문자에서 포스코이앤씨의 2억원 금융지원 제안에 대해 “조합원이 상환 의무 없이 무이자로 지원받는다는 내용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안내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금융지원금 2억원을 총회 의결을 통해 0% 금리로 조달하겠다는 입장을 조합원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반포 19·25차 재건축은 잠원동 61-1번지 일대 신반포 19·25차와 한신진일, 잠원CJ를 하나의 단지로 통합해 지하 4층∼지상 49층, 7개 동 613가구 규모의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이달 30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공사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핵심 쟁점은 금융지원금에 대한 조합원들의 개별 부담이 발생하는가이다. 경쟁사인 삼성물산 측에서는 이자 부담 없는 금융지원금은 법률상 불법이고, 조합 차원에서 이자를 부담한다면 사실상 무이자 지원이 아니기에 거짓 홍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논란이 확산하자 포스코이앤씨는 공식 공문을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공문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 측은 “당사의 금융지원금 2억원 제안은 서초구청 공공지원 검토 및 이사회·대의원회의 적법한 검토와 승인 절차를 거쳐 총회 상정이 예정된 공식 제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이앤씨 측은 “해당 금융지원금은 대형 법무법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법률 검토를 완료한 합법적인 구조이며, 동일한 방식으로 제안·계약·이행이 완료된 부산 대연8구역 판례에서 법원으로부터 합법성이 인정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금지되는 ‘금품 등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 구조이며, 조합이 총회 결의를 통해 금리를 정할 수 있는 방식이므로 과도한 금융비용을 유발하는 선차입 방식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할 관청과 정비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은 이와 대조를 이룬다. 관할 관청인 서초구는 지난 4월 21일 조합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의 제안이 법률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서초구는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관계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 제안 내용은 대의원회에서 처리 방향을 신중히 결정하고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지하라”고 통보했다.
상위 기관인 국토교통부 역시 서초구청의 신청에 따라 해당 금융 제공의 불법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유권해석에 돌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공되는 재원이 시공과 관련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시공과 무관한 혜택이나 금융 제공은 관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사업 금융 조달 관련 전문가들은 저금리 금융 제공과 금융지원 모두 위법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본부장 출신 A씨는 “CD금리보다 낮게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에게 제공하는 금융지원금 또한 건물을 짓는 일인 ‘시공’과는 무관한 자금이기 때문에, 무이자로 제공하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비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이앤씨가 주장하는 무이자 조달 방식 자체의 절차적 결함을 꼬집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이자로 하겠다는 제안 자체도 법률 위반 소지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이는 당초 입찰제안서 내용에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조항이라고 했다.
제안과 다른 내용으로 홍보하고 계약하는 행위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등 법률 위반에 따른 입찰자격 박탈 사안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논란은 과거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와 개포우성4차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조합 집행부의 특정 건설사 편향 논란이 조합 내 갈등으로 번졌고, 결국 조합장 해임과 시공사 선정 절차 중단으로 이어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불과 4일 앞둔 시점에서 특정 방향성을 내포한 안내가 전체 조합원에게 전달된 점은 공정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공지원자인 서초구와 서울시가 조합에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위반 소지를 통보한 사안이라면 조합은 시공사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총회 전 조합의 독자 판단, 법적 위험, 조건 변경 가능성을 구분해 알려야 향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둘러싼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