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비만 여든간다” 증가하는 소아청소년 비만, 원인과 치료는?
“세 살 비만 여든간다” 증가하는 소아청소년 비만, 원인과 치료는?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2.09.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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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전문가 개입 필수적”...가정·학교·의료 유기적 연계 필요
청소년 고도비만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행...사회적 부담도 증가

[베이비타임즈=최인환 기자] 매년 증가하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관련해 청소년기가 치료를 위한 마지막 기회임을 자각하고 예방 및 조기 발견 개입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 ‘청소년 고도비만 예방 및 치료대책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이하 ‘정책토론회’)’에서 이영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청소년 고도비만 실태 및 관리 현황’이라는 발제를 통해 “청소년 고도 비만 치료는 성인과 다르게 약물 및 수술 치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포괄적인 다면적 접근과 단계적 적용에 따른 치료와 함께 가정-학교-의료의 유기적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단순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거나 크기가 커져 피하층 및 체조직에 과도한 양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비만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계질환, 각종 암의 발생 및 사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최인환 기자)
이영준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최인환 기자)

ㅁ 청소년 5명 중 1명이 비만...코로나19로 더욱 심각해진 상황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1명은 비만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17.9%였던 청소년 비만율은 2020년 22.3%로 약 4.4% 증가했다.

문제는 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만 동반 질환 등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또래 집단에서의 차별로 인한 우울증, 정서불안, 사회적응력 저하 등의 사회·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교육현장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영준 교수는 정책토론회 발제를 통해 소아청소년 비만의 원인으로 ▲과도한 음식섭취(심리적 원인, 뇌하수체 등 뇌병변, 고인슐린혈증 등) ▲유전적 소인 ▲유전성 증후군 ▲사회경제적 요인 ▲운동부족 등을 꼽았다. 아울러 소아청소년 비만의 위험인자로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비만이 있는 경우 ▲비만인 형제나 자매가 있는 경우 ▲저소득층 자녀 ▲신체활동을 저하하는 만성질환이나 장애 등을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이 교수는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도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등교가 미뤄지고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교육 및 생활환경에 비해 신체활동이 줄어듬에 따라, 이미 식생활이 변경되면서 증가하던 비만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ㅁ 소아청소년 비만, 이것이 문제

이 교수는 “미국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소아청소년 비만인 아이들이 성인 비만으로 이행될 확률이 84%였고, 그 중 60% 이상이 고도비만으로 이행됐다”며 “흔히 ‘살이 키로 간다’고 하지만 소아청소년 시기 비만이던 아이들이 이후 성인병과 같은 동반질환이 발생하는 등, 성인병의 모든 원인이 소아청소년 비만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비만으로 인해 동반되는 질환으로 ▲낮은 자존감, 우울증 등 정신-심리적 질환부터 ▲수면무호흡증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환 ▲담석·지방간과 같은 소화기계 질환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심장혈관계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에 대해 “소아청소년 비만치료의 목적은 신체의 과도한 지방조직을 적절히 감소시켜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유도하고, 비만으로 초래될 수 있는 동반질환을 예방하는 데 있다”며 “비만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원만한 학교 생활과 사회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에 있어 중요한 원칙은 ‘포괄적인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가족중심의 치료 ▲생활습관 변화유도 ▲운동프로그램 참여 ▲영양학적인 교육은 물론 ▲전문의·영양사·정신과의사·사회사업사·운동처방사 등 각 전문 분야 사이의 효율적 연계가 중요하다”며 “생활습관의 변화와 함께 이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ㅁ 소아청소년 비만치료, 청소년기가 마지막 기회 

이 교수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는 크게 ▲식사 요법 ▲운동 요법 ▲행동수정 치료 등의 1차 치료와 ▲약물 치료 ▲수술치료 등의 2차 치료로 나뉜다.

이 교수는 “예방적 접근으로는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하고 당분이 든 음료수의 섭취를 삼간다 ▲하루 TV 시청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하루 1시간 이상 운동 ▲아침을 매일 먹고 되도록 집에서 식사를 준비 ▲아이들 스스로 식사 결정을 허용하고 식사 관련 행동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다 ▲성장과 함께 체중은 유지하고 나이가 들면서 체질량지수가 감소되도록 한다 등이 있다”며 “매달 평가를 시행해 만약 3~6개월 후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2단계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아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올바른 영양 섭취와 신체 활동에 대한 수업 ▲체육 시간 증가 ▲학교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등교할 수 있도록 안전한 통학로 확보 ▲균형 잡힌 급식 제공 및 자판기 음료수 판매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2단계로 ‘구조화된 체중 조절’, 3단계 ‘전문가 개입을 통한 포괄적 다면적 처치’ 실행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약물 및 수술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영준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4단계 치료인 ‘약물 및 수술치료’에 대해서 이 교수는 “약물과 초저열량 식사를 이용한 식이제한 그리고 체중관리를 위한 수술적 방법 등을 고려하는데, 약물 및 수술치료는 반드시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와 병행해서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 비만대사 수술과 관련해서 “아직 공인된 공통적 수술 권고안이 없다”며 “대한비만학회의 경우 성장과 사춘기 성숙이 완료된 경우에 고려되며 성장 중인 소아청소년에서 수술치료는 엄격한 기준 하에 제한적으로 고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다면적 치료와 약물 치료 등 이전 단계 치료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회적 환경 변화를 비만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으며 “소아청소년 비만은 예방, 조기 발견과 개입이 중요한데, 청소년기가 그 마지막 기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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