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즐겁고 안전한 과학 시간 만들기
[교육칼럼] 즐겁고 안전한 과학 시간 만들기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6.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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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초등학교는 3학년부터 과학 교과를 배우기 시작한다. 초등학교의 과학 과목은 학생들이 직접 물질들을 보면서 하는 실험이 많다. 과학실에서 직접 실험을 할 수 있어서 과학 과목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꽤 있는 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2020년 이후 약 2년 정도 과학실에서의 수업은 어려웠었다. 최근 정상화가 되면서 과학실에서 수업도 하고 실험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은 다시 하는 과학실에서의 수업을 낯설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3~4학년은 과학실을 이용해본 적이 없기에 과학실에서의 수업을 조심스러워 한다. 그래도 한두 시간 지나면서 학생들은 과학실의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필자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친구가 있었다. 처음에는 왜 모자를 쓰는지 궁금했었다. 나중에야 그 친구가 과학시간에 알코올램프가 머리에 닿아서 머리에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속 모자를 쓰고 다니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러다 몇 년이 지나고, 길에서 그 친구를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때도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을 가질 나이인데 모자를 쓰고 있는 친구를 보니 초등학교 때가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아팠었다.

과학 실험을 할 때 교사로서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게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항상 주의한다. 과학실에서 하는 수업은 교실에서 하는 수업보다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 교육을 통해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등 실험을 최대한 안전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또 과학 실험 중 뜨거운 물을 사용할 때가 있는데, 뜨거운 물은 화상의 위험성이 매우 높기에 학생이 직접 만지도록 하지 않는다. 뜨거운 물은 직접 알코올램프를 이용하여 물을 가열하여 얻거나 교사가 커피포트 등을 준비하여 학생들에게 준다.

과학실은 다양한 과학 수업을 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공간이다. 하지만 교사에게는 안전상의 문제로 인해 다른 수업 시간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공간이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과학실의 안전한 이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로 과학실에서는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 과학실에는 여러 가지 실험 도구가 있고, 친구들과 모여 앉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하여 교사의 지도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과학실에서는 교사의 지도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실험 도구가 있더라도 실제 생활하는 교실이라 생각하고 교사의 말을 잘 듣는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둘째로 과학실에서의 장난은 금물이다. 정말 위험하다. 과학실은 각각 의자와 책상을 가지고 있는 교실과 다르게 친구들과 큰 책상을 공유하고 여러 명이 함께 앉는다. 이 때문에 과학실에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장난을 치곤 한다.

그러나 과학실에는 실험에 쓰이는 용액 중 염산, 수산화 용액 등 강염기성, 강알칼리성 용액들이 있어 위험하다. 물론 학교에서 사용하기 위해 묽게 하여 위험성을 줄였지만, 기본적으로 산성과 염기성을 강하게 지닌 물질들이다. 혹여 학생들이 물질들 앞에서 장난치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 물질들이 들어있는 비커를 건드려 소량이라도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처럼 과학실에서의 장난은 응급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에 학생들에게 과학실에서는 사소한 장난도 하면 안 된다는 지도가 꼭 필요하다.

셋째로 과학실에 있는 물질을 함부로 냄새 맡거나 먹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처음 접하는 것이 있을 때, 먼저 냄새를 맡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맛을 보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염산이나 락스 등의 강한 염기성, 산성 물질들은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신체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실에 있는 물질 중에는 평소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질들도 있지만, 실험에서만 활용이 되는 낯선 물질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물질을 보면 학생들은 본능적으로 냄새를 맡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맛을 보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학생들이 함부로 과학실에 있는 물질의 냄새를 맡거나 먹지 않도록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반드시 지도해야 한다.

과학실에서의 사고는 의외로 다른 모둠에 있는 모둠원하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과학실에서 실험을 할 때 학생들은 서서 움직이며 하기 때문에 교실에서 수업할 때보다 움직임 반경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또 교사들은 실험이 다 끝난 모둠은 과학 도구를 다시 원자리에 가져다 놓도록 지도한다.

문제는 실험의 진행 시간이 모둠별로 달라서 실험이 끝난 모둠의 경우 자신의 실험 도구를 깨끗하게 씻거나 다시 원자리에 놓기 위해 움직이다가 아직 실험 중인 다른 모둠의 모둠원과 부딪치는 경우다.

사실 이는 두 학생의 의도된 잘못은 아니다. 서로 제 일에 집중을 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딪힘으로 학생들이 놀라서 크게 다치는 경우가 있다. 과학실에서 움직일 때는 주위를 살피고 조심하며 움직이도록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과학실에서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교실에서 하는 과학 수업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기도 하다. 안전하고 즐거운 과학실에서의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주의사항을 잊지 말고 항상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 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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