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발리예바와 쌍둥이
[기자의 눈] 발리예바와 쌍둥이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2.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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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연기 시작되자 공중파 해설진들 모두 침묵
“도핑 규정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러시아올림픽 선수단 소속의 Kamila Valieva
러시아올림픽 선수단 소속의 Kamila Valieva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지난 15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금 뜨거운 감자인 러시아 올림픽 출전단 발리예바는 ‘도핑 파문‘ 속에서도 출전을 강행했다. 이날 발리예바는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등 82.16점을 받았다.

다만 올림픽 전부터 전부터 새로운 천재 피겨여제로 주목받던 그녀였지만, 공정을 무시한 채 출전을 강행한 그녀에게 점수가 의미가 있을까?

지난 21년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다.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 2014년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한 상태이다.

앞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일시 자격 정지 처분을 부여했지만 즉각 철회했으며, 이를 접한 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CAS가 지난 14일 이를 기각하면서 발리예바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게 됐다. CAS는 발리예바가 아직 ‘만 15세‘의 어린 선수이고, 도핑 결과를 늦게 전달 받아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또 러시아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도핑 문제가 발각돼 정식 국가명을 쓰지 못해 현재 선수들이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도핑 스캔들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피겨여제 김연아‘도 목소리를 냈다.

김연아는 지난 14일 SNS에 영어로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누군가를 영점 조준해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대상자가 누구인지 다 알수 있을 것이다. CAS의 기각 사유가 과연 올림픽 정신과 과연 어울리는가?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빚어진 도핑 사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김연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또한 출전을 강행한 발리예바의 연기가 시작되자 공중파 해설진들은 모두 침묵을 지켰다.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출전한 선수에게는 그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더욱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은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면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 수여식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KBS 곽민정 해설위원은 “열심히 준비한 다른 선수들은 무슨 죄냐”며, 현재 상황을 아쉬워했다.

이렇게 베이징올림픽의 오점은 쇼트트랙에서 피겨스케이팅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공정‘은 출발선에서 평등함이 보장되어야 하며, 여러 제도와 정책실현의 가장 기본 바탕이다. 능력의 우수성을 떠나 모두가 공평해야 후에 깨끗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에 있어 공정은 우리 사회에서 재론의 여지가 없는 합의된 가치이며 지켜야 할 약속이다. 

이날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후 그녀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도핑이 걸린 것이 억울해서인가? 평소보다 점수를 못 받아서 인가? 매달을 따도 문제고 못 따도 문제인 ‘발리예바‘ 꼭 출전을 해야만 했는가?

발리예바의 복잡한 심정을 누가 알아줄까? 그 어떤 쌍둥이라면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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