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분기 실적 '기대 이상'...주가 날개는 언제쯤?
기아, 3분기 실적 '기대 이상'...주가 날개는 언제쯤?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0.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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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ASP...반도체 부족 상황에 안정적 대응
EV와 미래 모빌리티 어떻게? 내년 컨퍼런스 주목
기아가 EV6 특화 고객체험공간을 개장한다. (사진=기아 제공)
기아가 지난 8월 개장한 EV6 특화 고객체험공간. (사진=기아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에찬 기자] 기아가 3분기 호조를 보이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27일 기아가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기아의 3분기 매출은 1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30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부문만 놓고 보면 기아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현대차의 자동차부문 누적 이익을 넘어섰다.

중국을 제외한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65만6000대 가량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6억원의 영업이익을 더 거뒀다. 국내와 미국 판매는 지난해보다 각각  8.6%, 0.6% 줄었지만 유럽과 인디아, 아랍권 및 중동 등의 판매 대수가 늘었다.

증권가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간 기아의 이익 체력이 견조하다는 분석를 내놓았다. 또한 4분기와 내년까지도 상대적으로 강한 이익 모멘텀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전문가는 기아가 ‘반도체 부족’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고 입을 모았다. 판매 대수가 늘고 판매 믹스를 개선하면서 ASP(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도 낮지 않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중국을 제외한 기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9%로 올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기아의 3분기 ASP는 2706만원, 추정 대당 공헌이익도 687만원이다”면서 “경쟁사들이 반도체 문제로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판매 경쟁이 완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길어지면서 판매량 성장률은 둔화했지만 SUV 중심 신차 판매가 늘면서 ASP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기 기아의 SUV 판매 비중은 58.7%를 기록했다.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설명도 나왔다. 인센티브 하락, 판매 믹스 개선, 옵션과 트림 선택의 고급화 등이 신차 가격을 꾸준히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고급차가 많이 팔릴 뿐 아니라 같은 차급 내에서도 상위 트림과 첨단 전장 사양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만약 글로벌 신차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신차 가격 상승에 미치는 여러 요인 때문에 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 호실적 뒤 주가는 언제쯤 따라올까

4분기와 이후 내년 실적을 향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반도체 공급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높아진 ASP와 대기 수요 등 수익성에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준성 연구원은 “지난 9월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던 반도체 부족 상황은 10월을 기점으로 전월 대비 회복세를 시작한다”며 “점진적 생산량 증대는 질적·양적 이익 개선의 근거로 작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차질 분이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11월과 12월 들어서는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며 이익 모멘텀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소보다는 완화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SUV 모델 호조에 더해 스포티지와 EV6 가세로 인한 신차 효과, 믹스 개선에 좀 더 무게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꾸준한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주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이머징 주식 시장 약세, 타이트한 자동차 수급이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단기 실적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가 박스권을 등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체력을 고려하면 현 주가에서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내년 신차 및 증설 모멘텀도 상대적으로 강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올해 실적호조로 3분기 말 현금 유동성 17조9000억원(총 자산의 28%)을 기록했다”며 “주가 상승의 남은 단추는 주주환원정책”이라고 꼽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는 내년 초로 예정된 투자자 컨퍼런스가 중요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김준성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제조를 넘어 서비스로 진화 중”이라며 “내년 초 개최될 투자자 컨퍼런스를 통해 구체적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준비 사안이 공개된다면 밸류에이션 상승 반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재일 연구원은 “기아는 가속화되는 EV 확산 속도를 고려해 내년 초 새로운 판매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실적 개선과 함께 EV 시장 점유율 확대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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