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아쉬운 2분기...시장지배력-가격인상 앞세워 돌파할까
농심, 아쉬운 2분기...시장지배력-가격인상 앞세워 돌파할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8.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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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중국서 넘기 힘들었던 지난해 역기저
북미 등에서는 호조...가격인상 반영 시점은?
한 소비자가 마트에서 신라면볶음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한 소비자가 마트에서 신라면볶음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농심이 지난 17일 공시를 내고 2분기 잠정실적을 비롯한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역기저 영향으로 실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려봄직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4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58.3%나 줄어들어 17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규모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른바 ‘수혜’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가정 내 이른바 ‘사재기’ 재고가 늘었고, 이에 특별한 판촉 활동 없이도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는 한국(-5.3%)과 중국(-23.5%)에서 매출이 역성장했고 늘어난 원가 부담과 함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정 내 비축성 재고 확대가 베이스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이슈 이전 대비 시장경쟁이 축소됐음에도 레버리지 효과가 줄면서 이익레벨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외에서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성장이 긍정적이다. 북미 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도 929억원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기저가 높은 편이었지만 이번 2분기 매출액은 1107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원달러 환율이 8%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더욱 의미 있는 성장률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 강한 시장 지배력, 가격 인상 효과와 맞물릴 것

증권가는 농심의 2분기 성적을 ‘저점 통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면서 다시 수익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M/S는 2분기 기준 54.8%로, 메인 제품 중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지배력은 유지된다는 판단”이라며 “견고한 지배력은 제품가격 변동 시 낮은 물량저항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 가격을 평균 6.8%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가격 인상이 이익에 반영되는 시점이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농심의 강한 시장지배력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 해도 소비자들이 확 줄어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기저가 편안하다”면서 “가격 인상은 빠르면 9월부터 반영됨에 따라 원가 부담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보다는 4분기에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며 “국내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해외에서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2017년 8월 가격 인상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북미와 일본, 호주 지역에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말 이후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제2공장 생산분을 고려하면 북미지역에서의 외형 성장세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 유통망 추가 확보 흐름이 이어지면 미국 제2공장 생산분의 시장 내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다”면서 “단기 비용출회에도 외형중심의 성장전략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높은 역기저로 2분기 실적은 아쉬운 농심이었지만, 메인 제품의 시장경쟁이 완화하는 흐름에 따라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외형 확대 전략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농심의 전략이 투자 매력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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