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덮친 장애인의 삶...“외출 더 어려워져”
코로나19가 덮친 장애인의 삶...“외출 더 어려워져”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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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길어진 코로나19 상황이 장애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20일 장애인의 생활실태와 건강 상태 등이 담긴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장애인의 전반적인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262만3000명(2020년 5월 기준)이다. 지난 2017년에 비해 약 4만2000명 증가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장애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지난 2017년(46.6%)에 비해 3.3%p 증가했다. 전반적인 인구 동향에 따라 장애 인구도 고령화 경향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장애인 가구 중 장애인 1인 가구 비율 역시 27.2%로 2017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코로나19로 외출 어려워”...병원도 찾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이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은 ‘외출’이었다. 외출이 ‘다소 어렵다’와 ‘상당히 어렵다’고 답한 비율을 합치면 약 60%에 달한다. ‘정서적 안정’을 어려움으로 꼽은 비율은 58%, ‘경제활동’ 비율은 약 48%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1개월간 장애인의 외출 빈도는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가 45.4%로 2017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전혀 외출하지 않는 경우’는 8.8%로 약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이러한 상황에 따라 장애인의 정기적 보건·의료서비스 이용은 낮아졌고, 미충족 의료서비스 경험 비율은 높아졌다. 장애인의 76.3%가 최근 1년간 자신의 장애에 대한 정기적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7년 조사보다 6.0%p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1년간 병원이나 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장애인의 32.4%가 그렇다고 답해, 2017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장애인의 외출 빈도가 감소한 점도 병·의원 이용 경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돌봄서비스를 확대하고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 경험률도 증가했지만, 일상생활 지원의 ‘충분도’는 오히려 낮아진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 우울·자살 생각 여전히 높아...교통수단 “아직 어렵다”

장애인 중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4.0%에 불과했으나 ‘나쁨’ 또는 ‘매우 나쁨’으로 응답한 비율은 48.7%에 달했다.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한 장애인은 전체의 18.2%,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1.1%로 2017년에 비해 낮아졌으나 전체 인구의 응답률(10.5%)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어렵다는 응답은 39.8%로, 2017년에 비해 증가했다.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버스·택시가 불편해서’(52.6%)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전용 교통수단 부족’(17.4%),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12.1%)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 점수는 5점 만점에 3.2점으로,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문화와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9점으로 감소했다.

◆ 무엇이 필요할까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장애인이 국가와 사회에 대해 가장 먼저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48.9%), ‘의료보장’(27.9%), ‘주거 보장’(7.4%), ‘고용보장’(3.6%)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소득이 감소하고, 고용시장이 위축되자 소득보장 욕구는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고용보장을 주장할 일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성장애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자녀 양육 지원 서비스(13.3%)였으며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11.3%), 출산 비용 지원(10.2%), 건강관리 프로그램(10.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보건복지부 박인성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장애인들의 현황과 욕구를 장애인 정책에 반영하고, 장애인과 그 가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장애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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