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인적분할 발표...주가에는 어떤 영향?
SK텔레콤 인적분할 발표...주가에는 어떤 영향?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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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텔레콤 제공)
(사진=SK텔레콤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연초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제 발표만 남았다’고 이야기가 돌던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이 베일을 벗었다.

인적분할이란 법인을 나누면서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분할이다.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적으로 나뉘는 셈이다. 따라서 상장사는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주주들을 설득하기에도 유리하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사업회사(존속법인)와 투자회사(신설법인)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상 인적분할 과정에서 사업회사가 신설법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SK텔레콤은 통신업 특성상 사업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사업회사(가칭 ‘AI & Digital Infra 컴퍼니’)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소속되고, 투자회사(가칭 ‘ICT 투자전문회사’)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ICT 관련 계열사가 소속될 예정이다. 아직 분할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내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

◆ 인적분할, 호재일까 아닐까...“기업가치 제고” vs “합병 리스크”

SK텔레콤과 관련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올해 초부터 분할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인적분할이 관련 주가와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두고 지난 3월 주주총회 이전부터 여러 의견이 대립했다. SK텔레콤이 비통신 분야를 분리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과, 모기업인 SK(주)와의 합병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그전까지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관점이 부딪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월 “SK(주)가 분할된 중간지주사와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면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며 “최태원 회장이 SK(주)를 통해 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하려는 것이 목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어차피 합병될 운명이고, SK(주)에 귀속될 가치’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속된 회사들의 가치가 SK(주)에 전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 리스크’에 대해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마지막 과정인 합병보다는 당장 분할 가능 여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의 원론적 목적은 기업가치 재평가”라며 “오너에만 유리한 개편안을 제시하면 소액주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SK와의 합병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SK텔레콤의 투자자산 가치가 인정받고 난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은 보유자산 대비 극단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보유자산이 따로 상장되는 효과를 얻어 자연스럽게 시가총액이 확장된다”고 주장했다.

◆ SK텔레콤 “SK(주)와의 합병 없다”...비통신 분야 주목받을까

이러한 논란은 지난 14일 SK텔레콤이 인적분할 개요를 발표와 함께 “당분간 SK(주)와의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커머스와 모빌리티 등 ‘비통신’ 분야를 주시하고 있는 SK텔레콤의 기업가치가 그대로 반영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회사는 사업적 안전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더 적극 나설 필요가 있고, 투자회사는 SK하이닉스의 가치 반영과 함께 ICT 성장주로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사업이 분리되는 만큼 통신사업에 가려졌던 자회사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할 전후로 자사주를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유 자사주 11.7% 처리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사측의 높은 주주가치 제고 의지와 낮아진 SK와의 합병 가능성 등을 고려해 분할 후 사업회사로 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내다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발 더 나아가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 작업이 분할 전에 이뤄질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 시 SK와 SK텔레콤 신설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향후 6월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8월이나 9월 중 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적분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1월쯤 분할이 완료되면서 중간지주사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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