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순영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 "두경부암 초기에 발견하면 80~90%로 생존율 높아져"
[인터뷰] 권순영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 "두경부암 초기에 발견하면 80~90%로 생존율 높아져"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3.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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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오피니언 첫 번째 이야기
"두경부 아직 미개척 분야. 관심과 많은 격려 필요"
"환자 건강을 도우는 길은 끝 없는 숙제와 같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권순영 회장 (사진=대한두경부외과학회 제공)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권순영 회장 (사진=대한두경부외과학회 제공)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의학 전문가들은 과거와 다르게 의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암 치료는 더 이상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지금도 '암' 질병이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같은 조건에서 조기발견과 치료시기를 잘 맞춘다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여러 암에 대해서 조사하는 중 생소하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터뷰하는 기회를 가져 그 내용을 담아 보았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권순영 회장과의 인터뷰가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권 회장은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두경부암, 의료인서의 인간적인 철학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줘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경부암 분야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만큼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한두경부학회는 1990년 ‘대한두경부외과연구회’로 창립되었습니다. 학회로 발전해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우선 두경부라는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흡, 삼킴, 언어 등 삶의 밀접도와 상당히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두경부암 환자는 암으로 인해 생존에 위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치료 전후 삶의 질에 직결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동시에 두경부외과 의사는 암에 대한 치료뿐 아니라 치료 후 기능적, 미용적인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해부생리학적 지식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두경부에 관한 수련과 지식의 교류의 장소가 대한두경부외과학회입니다. 무엇보다도 두경부외과 전문의들은 질환에 맞서 싸운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환자를 보호하는 것이 학회의 임무입니다.

Q. 대한두경부외과학회에 최근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베이비타임즈 독자들에게 취임인사 부탁드립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선거로 회장을 선출하는 다른 학회와는 다르게 회장을 뽑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 방식을 설명하면 첫 번째로 전임 회장단들이 모여 합의를 해 지명을 한 후 회원들에게 동의를 얻어 선출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방식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전임 선배들과 회원들에게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거워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제가 왜 회장이 되었는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운영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회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에서 두경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두경부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학회를 이끄는 것이 제가 해야 하는 임무인 것 같습니다. 아마 저 말고도 우리 학회 회원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경부의 구조 (사진=대한두경부외과학회 제공)
두경부의 구조 (사진=대한두경부외과학회 제공)

 

Q. 두경부암이란 무엇인가요?

두경부암이란 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두부와 경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암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암은 대부분 두경부 안쪽 점막을 덮고 있는 평면 세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구강, 비강, 인후) 두부와 경부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은 30군데도 넘으며 특히 두경부암은 유럽에서 7번째로 흔한 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암 종의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두경부암의 심각성과 증가하는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적으며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두경부암에 대해 알리는 것이 저와 우리 학회의 임무입니다. 또한 두경부암은 발병하는 환자들의 예후도 안 좋은 편입니다. 특히 두경부암 환자 중 60%가 처음 진단할 때부터 진행된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인 경우가 많고, 이미 많이 진행된 환자들의 경우 60% 정도는 5년 안에 사망합니다. 그러나 초기에 두경부암을 발견한 경우 생존율은 80~90%까지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을 한다면 치료가 가능합니다. 또한 여성에서 흔한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1위, 남녀 전체로는 2위를 차지하는데, 암으로 진행된 경우 경부 전체의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두경부외과 전문의의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Q. 두경부암의 신호와 증상은 어떻게 되나요?

다음과 같은 증상들 중 하나가 3주 이상 지속된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먼저 가는 것을 권고합니다. 증상으로는 혀의 통증, 목의 톡증, 목쉼, 연하통, 목의 종물, 한 쪽 코만 막히거나 출혈성 콧물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사실 환자들은 이런 증상이 오고도 넘기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건강검진 및 종합검진을 받을 때 두경부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1차적으로 동네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Q. 두경부암 위험인자를 말씀해 주세요.

흡연과 음주가 인간의 건강에 해가 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흡연과, 음주는 이 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을 높게 만드는 습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15배 높으며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자도 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들어 인유두종바이러스 또한 많은 두경부암의 발병과 연관돼 있으며 구인두암이라고 알려져 있는 인후암, 설암 편도암 등을 유발합니다.

Q. 두경부암의 발병률은 어떤가요?

과거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은 여성에 비해 2~3배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여성의 두경부암 발병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특징으로는 두경부암이 많이 걸리는 연령을 분석해 본다면 4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두경부암과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연관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Q. 주제와는 조금 다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의사, 인간으로서의 철학은?

환자의 눈을 보면 절대적으로 이 의사는 나를 건강하게 해줄 것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치 안 보이는 작은 실을 묶어 "이 실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살 수 있을 거야"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는 것이 인연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물론 그들 환자의 건강이 마음 먹은 대로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신뢰를 보내는 눈을 보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통해 집중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1%씩 끌어올려 생존확률을 높이는 것, 정직하고 올바른 마음가짐' 이것이 제 인생의 철학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기본적으로 모든 의료분야는 다 어려우며 귀중한 자리입니다. 그렇지만 두경부학회 회원들은 미지의 땅을 개척하는 선택받은 의료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학계에서도 아직 이 분야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생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더욱이 두경부외과는 기본적으로 이비인후과 안에서도 더 세밀화된 학문입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취득과 함께 더 많은 노력과 여러 가지 개인 발전을 해야 하며, 신체적, 정신적인 피로도 배가됩니다. 또한 목에 대한 전반적인 치료 기능 복구를 맡아 하기 때문에 케어 해야 하는 범위도 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한 이유는 이 분야 의료인들은 환자의 삶과 직결된 분야라는 점에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료인으로서 제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질환과 정보를 알려드릴 것입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권순영 회장과 2시간이 넘는 대화를 하는 동안 의료인 그리고 인간으로서 진솔함과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젠틀한 외모와 목소리도 본 기자에게 상당히 편안함을 주었다. 권 회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 분야에 대해 독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인터뷰가 계기가 되어 두경부 분야에서 나와 가족의 건강을 꼭 체크해볼 것을 권유한다며 끝을 맺었다. 

권순영 대한두경부학회 회장 약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총무이사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후두암 진료위원장

대한갑상선위원회 위원장

대한이비인후과 대외공보이사 

대한두경부종양학회 총무이사

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교 이비인후, 두경부외과 교수

현)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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