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날개 단 이통 3사...'통신 vs 비통신' 먹거리 전망은?
실적에 날개 단 이통 3사...'통신 vs 비통신' 먹거리 전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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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길어진 코로나19 상황에도 비대면 특수와 비통신 사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2'가 흥행하면서 5G 이동통신 가입자도 급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지난해 연간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5%, 21.8%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도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3조4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9일 실적을 발표한 KT의 연간 매출은 23조9167억원, 영업이익은 1조184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우선 5G 시대를 맞은 MNO(모바일통신) 사업이 이번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2020년 말 기준 약 548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도 2020년 말 기준 27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36.6% 늘었다. KT의 5G 누적 가입자는 362만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5G와 IPTV 등 2021년에도 통신 부문의 실적 전망이 밝지만, SK텔레콤과 KT는 전통적인 사업 분야인 MNO 사업보다 비통신 분야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록 통신업계에서 출발했지만 '탈통신'을 내세우며 AI, 플랫폼, B2B(기업 간 거래) 등 비통신 분야의 성장에 주력하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와 원스토어 등 커머스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커머스 사업 분야는 온라인 쇼핑 활성화와 거래액 증가를 기반으로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앱 마켓인 원스토어는 10분기 연속 거래액이 오르고 있으며, 올해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티맵모빌리티'가 대중교통과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등을 아우르는 '올인원' 사업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택시 호출 공동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올해 상반기에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1번가와 아마존의 제휴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이 오르고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T는 B2B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KT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해 매출 증가율이 전 사업영역 중 가장 컸다. 특히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 콘택트 센터(AICC) 서비스는 대기업과 금융사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KT 관계자는 "2021년은 KT가 'Telco(통신 기업)에서 'Digico(통신기반 디지터플랫폼 기업)'로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뉴딜을 공략하고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플랫폼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여전히 통신부문 중심의 사업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인빌딩과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5G에 맞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B2B 사업도 추진할 전망이다. IPTV와 IoT 등이 주축인 스마트홈 사업도 이어간다.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IPTV 경쟁력을 높이고, 넷플릭스나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해 신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 통신부문 중심으로 호조가 예상됨에 따라 통신부문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갈수록 B2B 개념의 성장동력에 대한 필요성과 상대적인 아쉬움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궁금해질 것"이라며 사업 확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특수를 맞아 지난해 통신 3사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그만큼의 큰 주가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21년을 준비하는 3사의 방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통신사들은 전통적인 통신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사업의 질적 성장을 가져갈지, 혹은 비통신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둘 중 어느 분야의 선택과 집중이 향후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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