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금융당국 피해 경보 발령
"설 앞두고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금융당국 피해 경보 발령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2.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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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금융당국이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지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5일 신분증, 카드번호 등 개인·신용 정보를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피해 경보를 발령했다. 명절을 앞두고 보이스피싱 사기 건수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선제 대응한 조치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가족 사칭 메신저피싱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계좌로 자금을 직접 송금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문자로 접근한 후, 개인정보를 직·간접적으로 탈취하여 자금을 빼내는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자녀를 사칭하면서 문자로 부모에게 접근해 "휴대폰이 고장나 수리 중이기 때문에 통화는 할 수 없다"며 다른 번호를 알려주고, 필요한 정보를 보내달라고 하는 식이다. 혹은 쇼핑몰에서 부모 명의로 문화상품권을 구매해야 한다며 신분증 사진이나 원격조종 앱 설치를 요구하기도 한다.

사기범들은 탈취한 신분증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의 휴대폰을 신규 개통하고,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다른 은행 계좌나 신규 대출자금을 동 계좌로 이체해 인출한 뒤 잠적하는 것이다. 원격조종 앱을 통해 휴대폰을 원격으로 조종해 자금을 편취하는 피해도 급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혹시 원격조종 앱과 같은 악성 앱을 이미 설치했다면 가족 등 지인의 전화기를 사용해 금융회사나 금융감독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악성 앱이 설치된 본인 전화기로 금융회사나 금감원, 경찰 등에 전화할 경우, 사기범이 중간에서 전화를 모두 가로채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휴대폰 파손 등의 사유로 통화가 안 된다고 하면서 전혀 모르는 번호를 카톡에 추가해 달라고 해도 무조건 거절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악성 앱은 개인정보를 유출하므로 절대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악성 앱을 이미 설치했다면 모바일 백신 앱으로 검사 후 삭제하거나, 데이터 백업 후 휴대폰 초기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정부는 기술적인 차원에서도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서비스 부정 사용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의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기술적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출국 외국인이나 폐업 법인 명의의 휴대폰을 이용해 보이스피싱이 일어난다는 분석이 있어, 관련 당국과 협력해 외국인이 출국하거나 법인이 폐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전 고지를 거쳐 휴대폰 이용이 중지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개통 인터넷전화는 해외로 반출 및 이용 시 해외 발신 표시가 되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관련 사업자들과 협력해 국내 개통 인터넷전화라도 해외에서 발신할 시에는 '해외 발신' 표시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 콜센터 또는 금융감독원 콜센터에 전화해 해당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를 활용해 본인도 모르게 개설된 계좌나 대출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명의도용 방지서비스'를 통해 본인이 모르는 사이 휴대폰이 개통되지 않도록 가입 현황을 조회하고 가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사칭하며 문자로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으니, 가족의 연락처로 전화해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경우 자녀 등 가족이라 하더라도 신분증 사진, 신용카드나 계좌번호 등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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