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달 27일 금호석유화학(회장 박찬구) 박철완 상무는 기존 대표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공동보유관계 해소를 공시했다. 이로써 박 상무는 박찬구 회장 일가와 별개로 지분을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가 됐다. 사실상 삼촌인 박 회장과 결별했다고 볼 수 있다.
박 상무의 지분(10%)은 박 회장 일가의 지분(14.87%)과 4.87%p 차이가 난다. 상황에 따라 경영권 분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 상무는 공동보유관계 해소를 공시하면서 배당 확대 및 사외이사 교체 안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 교체뿐 아니라 배당 확대까지 요구한 것은 우호지분 확보를 염두에 둔 행동일 수 있다. 낮은 배당 성향은 금호석유 경영진의 약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배당 확대를 주장하는 박 상무를 반기는 분위기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박철완 상무 우호세력의 3~4% 지분 확보 가능성도 보도된 바 있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은 금호석유에 달갑지 않은 이슈다. 금호석유는 지난해 NB라텍스(NB-Latex)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탄탄한 실적이 예상되는 상태기 때문이다. 합성고무의 일종인 NB라텍스는 의료용, 조리용 장갑 재료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늘어나면서 NB라텍스 수요도 급증했다. NB라텍스를 제조하는 금호석유는 글로벌 생산량 기준 약 35%의 점유율로 전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석유 고무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6년째 개선되고 있으며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겨난 경영권 분쟁은 본업과 무관하게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지난달 28일 금호석유는 전일 종가 대비 5만2000원(23.11%) 오른 27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29일 장에서는 10.65% 하락한 24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다가오는 4분기 실적 발표와 무관하게 가치 재평가가 일어나면서 주가에 거품이 생길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 때도 펀더멘털과 무관한 주가 변동성이 나타났다"며 "본업 이외의 요소로 인한 주가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실적 속에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일으킬 것이다"고 전망했다.
금호석유 입장에서는 분쟁을 빠르게 마무리 짓는 게 중요하다. 주가 변동성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장기적인 투자자들을 유도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분쟁 과정에서 배당 확대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우다 보면 재정 건전성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
증권가는 첫 번째 표 대결이 될 3월 주주총회를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유가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지난해의 호실적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