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이 하는 행복육아…‘육아친화마을’이 궁금하다
온마을이 하는 행복육아…‘육아친화마을’이 궁금하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0.12.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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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 ‘육아친화마을 조성’ 개발·연구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 구현 위한 방안 등 모색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합계출산율 0.84명.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 역시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1명이 채 되지 않고 있는 합계출산율은 3년째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저출생 문제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육아 부담’ 문제를 지적한다. 현 사회는 육아가 부담되는 사회, 즉 아이 키우기 어려운 환경을 가진 사회라는 것이다.

육아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육아하는 사람이 행복한 마을이 조성돼야 그 구성원인 엄마·아빠·아이들 모두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아이 키우기 좋은, 행복한 마을’의 구현을 위한 방안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외국 속담으로 ‘아이 한 명을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마을은 과연 어떤 곳일까? 덧붙여 육아하기 편한 지역사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지금 그 해답을 육아정책연구소가 개발한 ‘육아친화마을 조성 모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11월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개최한 '2020년 제2차 육아정책 연구생태계 포럼'에서 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친화정책팀장이 육아친화마을 조성 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은교 기자)

◇ 육아친화마을=육아하기 행복한 마을

육아친화마을 조성 방안은 “기존 육아지원정책(현금·물품 지원 등)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육아친화마을은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와는 다른 개념이다.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는 아동친화도시와 달리, ‘육아가 행복한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육아친화마을에서는 부모와 아동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육아친화마을’이란 아이 양육에 도움이 되는 상태를 갖춘 마을을 의미한다. 육아라는 핵심 가치를 위해 심적·물적 환경이 조화롭게 갖춰진 마을인 것이다.

◇ 육아친화마을이 중요한 이유

현재 국내에서 출생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세종시다. 행정도시라는 특수 기능에 따라 청년층과 유·소년층의 인구 유입이 활발한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는 ▲출산축하금 첫째부터 지원 ▲모든 임산부 대상 산후조리 지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공동육아나눔터 운영 등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가정 내 육아 부담 감소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리고 해당 노력들이 긍정적 성과를 이뤄, 최근 세종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아동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도시’로도 확인된 바 있다.

◇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은 이렇게 구성됩니다"

육아친화마을 구성 요소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① 육아친화적 철학·가치

육아친화적인 마을은 육아하는 가정과 아이에 대해 환대(歡待)의 가치를 가지는 것에서 비롯한다. 또 아이다움에 대한 인정 및 성평등한 육아문화 수용의 가치도 포함하고 있다.

② 인적 네트워크

육아친화적인 인적 네트워크의 핵심은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구성원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소통 공간은 다양성·접근성·편리성·물리적 환경의 육아친화성 등을 고려해 조성된다.

③ 육아지원 인프라

육아친화적인 마을의 사회적 인프라는 다음 7가지의 대표성을 띤다.

▲보육·교육·돌봄 서비스 ▲실질적인 공원·녹지 공간 서비스 ▲어린이 도서관·어린이 박물관 등 여가·문화 서비스 ▲보건·의료 서비스 ▲안전한 교통문화 조성 등 교통·보행 네트워크 서비스 ▲안심 양육을 위한 치안 안전 서비스 ▲법적 조례·예산 지원 등 행정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육아친화마을 구성요소 및 공간 도식. (자료 출처=육아정책연구소)
육아친화마을 조성을 위한 3가지 구성 요소.(자료 출처=육아정책연구소)

◇ 육아친화마을 조성 위한 척도는?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번 육아친화마을 조성 모형을 통해 육아친화마을의 기준이 되기 위한 척도를 개발 및 제시했다.

이에 더해 “육아하기 좋은 마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기준 제시보다, 육아친화적 요소를 마을에 담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과정적 절차 구현이 더 필요하다”며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육아친화마을 지표’와 ‘육아친화 진단 체크 리스트’ 총 두 개의 축을 병행하면서 육아친화마을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육아정책연구소가 개발한 각 항목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KICCE 육아친화마을 계량지표’는 마을의 물리·행정·서비스 인프라 등의 육아친화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육아친화마을 조성 시 지자체 차원에서 현황을 진단, 필요도를 구체화하는 위에서부터의 탑다운(Top Down) 식 접근 방법이다.

반면 ‘KICCE 육아친화마을 체크 리스트 풀(Pool)’은 마을 주민들의 토론을 통해 아래에서부터 바텀업(Bottom-up)식으로 올라가는 접근 방법이다.

체크리스트에 마을 특성 및 직접적인 수요자 의견이 그대로 반영돼, 주민의 실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주관적 진단이기도 하다.

다만 육아친화마을의 경우, 정부 주도보다는 주민들에 의한 점진적 주도로 계획 및 확장될 수 있어야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 육아친화마을 조성, 정부·지자체 지원 중요

육아정책연구소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투입 예산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나타낸 이유를 가리켜 ‘지역의 특수성’과 ‘주체의 다양한 욕구를 고려하지 못한 획일성’이라며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육아친화성 측정 지표를 개발한 본 연구가 기존의 ‘부분 합리성’을 극복하고 ‘전체 합리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이 같은 육아친화마을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예산 편성·법령 마련 등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지자체 역시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육아친화정도를 진단하고 수요자의 요구를 수렴해 ‘지역 수요 맞춤형 육아친화마을 조성 정책’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2020년 현재 육아정책연구소는 육아친화마을 조성 관련 2차년도 연구를 광명시·남양주시·공주시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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