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승어부(勝於父)' 경영행보 본격 재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승어부(勝於父)' 경영행보 본격 재개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11.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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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차세대 모바일 관련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타계 후 본격적인 경영행보를 재개했다. 부친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채우고 경쟁이 심화되는 어려운 환경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친의 지인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은 지난 10월 이건희 회장의 장례식에서 ‘승어부’(勝於父·아버지보다 나음)라는 말을 꺼내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를 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 이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이재용 부회장 주관으로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AI, 5G 및 IoT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행보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진 리드카 버지니아대학 다든 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 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회의 후 가정에서 운동 취침 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 배달 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컨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지속해왔다. 현재는 서울,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서 디자이너 1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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