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숙제 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숙제 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10.2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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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경영진들과 함께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지난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하며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키는 데 중심 역할을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라는 과제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남기고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났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회장의 별세를 알리며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도 덧붙였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 만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몰려드는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삼성 제2의 창업의 선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그 소임을 수행할 것입니다" 등 수많은 화두를 던지며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주춧돌을 놓았던 것으로 산업계는 기억하고 있다.

그는 특히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경영철학은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하는 밑바탕이 됐다.

외형적인 성장 외에도 삼성은 그의 지휘 아래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하며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가속하며,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2020년 브랜드 가치가 623억 달러에 달해 글로벌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 TV 등 20여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낳도록 하는 데 앞서가는 경영가로서 혜안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 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 없는 환경에서 반도체 사업에 착수한 것은 두고두고 그의 큰 업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세계 1등으로 올라선 후 30년 가까이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강국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을 비롯해 2007년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 기술적 도약의 여정들이 있었다.

이는 무엇보다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그런가 하면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1997년부터 올림픽 TOP 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세계의 스포츠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이 회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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