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공감] 잔인한 ‘돌스(돌아서면 스마트폰)’의 운명
[워킹맘 공감] 잔인한 ‘돌스(돌아서면 스마트폰)’의 운명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9.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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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그러들만 하면 다시 고개를 삐죽 내민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녀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불안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에 더해 요즘 엄마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스마트폰 중독이다.

요즘 또래 엄마들을 만나면 열에 아홉은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이야깃거리로 꺼낸다. “어제 아이가 몇 시간 동안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아서 엄청 혼냈어”, “우리 아이는 게임을 하느라 날을 샜어!”라는 말을 흔히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이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어지면서 시간을 보내기 가장 쉽고 편한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다루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의 거의 모든 사회생활(?)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자칫 중독으로 이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해졌다.

이런 아이들을 보는 엄마들의 걱정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아이 곁에서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없는 워킹맘의 고민은 더하다. 자신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서 스마트폰에 빠진 것 같다는 자책에 시달린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침범했던 초기만 해도 엄마들 사이에서 첫 번째 고민은 ‘돌밥 돌밥’이었다. 돌아서면 아이들의 식사시간이라서 끼니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된 지금은 ‘돌스 돌스’인 상황이 됐다. 돌아서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부모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유례없는 비대면 생활에, 친구나 학교 선생님을 만나는 일이나 온라인 강의를 듣는 일이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아이들이 오래 사용을 하더라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정말 올바르게 사용하는지를 부모가 알 수 없으니 속이 새까맣게 탄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녹아들어 있다고 말한다. 일단 디지털 네이티브인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대면보다는 비대면에 익숙하다.

심지어 전화를 하는 것보다 카톡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10분이면 통화할 내용을 2시간 동안 친구와 카톡을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직접 만나는 것보다 SNS로 친구를 사귀고, 유튜브를 보면서 정보를 얻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얘기다.

최근 첫째 아들과 또래인 자녀를 둔 친구네와 함께 키즈카페에 갔다. 키즈카페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키즈카페를 좋아한다는 친구네 아이가 이상하리만큼 노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스마트폰을 연방 찾았다.

최근 친구가 일이 바빠서 급하게 할 일을 할 때 잠깐씩 스마트폰을 쥐어 줬는데, 그 짧은 시간에 스마트폰의 달콤함을 맛본 아이가 다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성인보다 자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분별력 있게 사용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에 빠지고 나서 이를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초기부터 부모와 약속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모범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부모의 모습을 자녀가 쉽게 모델링하기 때문이다. 부모란 이토록 어려운 자리인 것이다.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유튜브에서 ‘교육 대기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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