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왜 나는 연차휴가가 없을까?
[워킹맘산책] 왜 나는 연차휴가가 없을까?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1.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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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연말이 되어서인지 주변에 남은 휴가를 소진하기 위해 어디 여행을 간다거나 누군가와 모임을 갖는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는 1년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사용하지 않고 남게 되는 연차휴가는 돈으로 보상을 해주어야 하니 회사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연차휴가를 소진토록 하는 사업장이 많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연차휴가를 소진하게 하는 회사라면, 좋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일 수 있고 나아가 연차휴가를 소진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울지 고민하는 것은 결국 남들에게 하는 자랑이 될 수도 있다.

행복한 상상을 펼치는 사람들 저편에는 “우리 회사는 연차휴가가 없는 회사야.”라는 한탄과 자조 섞인 말을 하는 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연차휴가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 먼저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의 적용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의 사업장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연차휴가는 법적의무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 흔히 보는 식당이나, 소매점, 커피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연차휴가를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아웃소싱 등을 통해 사무직 직원을 5인 미만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이 경우에도 해당 기업의 상시근로자는 5인 미만에 해당하여 연차휴가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일 수 있다.

사업장의 상시근로자수가 연차휴가의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사업장의 근로자수와 상관없이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판단되는 직업의 경우에는 적용대상이 아니게 되므로 연차휴가 또한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의 경우 택배 운송 업무를 통해 사업자에게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고 용달차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개인사업자로 판단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로 평가 받아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특수한 지위의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일컬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근로 종사자들은 레미콘기사, 학습지교사, 보험설계사, 야쿠르트판매원, 택배기사, 헬스트레이너 등으로 다양한 직종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애석하게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종들이 연차휴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계선에 서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고, 내가 하는 업무는 특수형태근로가 아닌 완벽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업무인데도 연차휴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를 잘 모르고 아예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근로기준법상 기본인 연차휴가를 모르고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연차휴가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을지 다각도로 여러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적인 대비가 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사용자가 연차휴가 부여를 피하기 위해 채택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는 관공서 공휴일에 대한 연차휴가의 대체합의와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선 지급 방법이 그것이다.

이 중 두 번째 방법은 법에서 허용되는 방법이 아닌 일종의 ‘꼼수’에 불과하므로 두 번째 방법의 경우 명백한 위법사항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첫 번째 방법은 일정한 절차를 통하면 합의를 통해 합법적으로 가능한 방법이므로 어떠한 절차를 거칠 때 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연차휴가의 대체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쉬는 공휴일, 소위 말하는 ‘빨간 날’이나 설날, 추석 등의 날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갈음하는 방법을 말한다.

근로기준법상의 법정휴일은 근로자의 날(5월1일), 주휴일이 대표적인 법정휴일이고, 다른 휴일은 대부분 임의적 휴일이다. 따라서 관공서공휴일은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법적의무휴일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쉬는 날에 해당된다.

결국 이 ‘빨간 날’들은 소위 말하는 쉬는 날이지만, 명백하게 휴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갈음하는 법적 합의가 가능하다.

물론 이와 같은 법적 합의절차는 연차휴가대체에 대해 근로자 과반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근로자대표와 사용자간에 서면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경우 근로자 측에서 쉽게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세세한 법적인 개념들을 숙지하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 기만 및 거짓말을 방편으로 서류에 사인하도록 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이러한 연차휴가대체제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사전에 명확하게 파악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

종국에는 여러 이유를 통해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상시근로자수를 기준으로 5인 이상인 경우의 회사만 의무적으로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불합리한 상황은 반드시 법 개정을 통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5인 이상의 회사에서 법적인 연차휴가를 보장받은 사람이 “우리 회사에는 연차휴가가 없다.”라고 말한 경우라면 과거 자신의 행위에 대해 곰곰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회사에 연차휴가 없는 것은 본인이 서명해준 서류 한 장에 따라서 어쩌면 본인 스스로가 부지불식간에 연차휴가를 ‘빨간 날’과 대체시켜 버린 결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윤형석 노무사 약력>

- 현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 전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전 재단법인 피플 자문노무사
- 전 한국기독교여자연합회(YWCA) 자문노무사
- 전 강사취업포털 훈장마을 자문노무사
- 케네디리더쉽포럼 수료
- 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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