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표현은 공감의 완성, 자녀와 소통수단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표현은 공감의 완성, 자녀와 소통수단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11.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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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강점육아' 저자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강점육아' 저자

공감, 중요한 건 알지만 쉽지 않을 때가 많죠? 공감은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느꼈을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인데, 그래서 공감을 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내 기분과 감정을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공감의 완성은 표현’이라는 주제로 자녀와 감정을 나누는 소통의 기술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공감하는 게 좋은 것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공감하기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우리 부모 세대도 바로 위 부모님의 공감을 잘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모님들이 사랑을 주지 않으셨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자녀에게 공감을 했더라도 느낀 것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지 않아서 자녀는 부모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요, 표현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다 알거라는 생각은 우리의 착각일 때도 많죠.

그렇기에 우리 자녀에게는 말로 콕 집어서 표현해 주시고, 평소에 아이의 감정만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부모들도 진솔한 감정을 표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정 교류의 경험이 많은 아이가 공감도 잘 한다고 하죠. 아이의 감정을 자주 수용해 주고, 아이도 부모도 서로의 감정을 잘 표현하다 보면 서로 경청하게 되지요. 그러면 잘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서 잘 표현하게 되는 ‘공감의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를 모방하면서 자라죠. 부모가 보여주는 표정과 말투, 행동을 통해 공감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섭섭한 것이 있어도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대화로 많은 것들을 풀어나가게 되니까 오해나 갈등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아이는 긍정적인 반응이든 부정적인 반응이든 점점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고요.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키우는 일도 한결 편안해 질 수 있겠죠? 공감의 선순환이 그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도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보세요. “네가 엄마 요리음식 먹고 맛있다고 하니까, 엄마는 뿌듯하네~”, “엄마한테 고맙다고 하니까 애쓴 것, 알아준 것 같아 기분 좋아~”, 이처럼 공감 받아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아이에게 솔직하게 표현하면 아이도 부모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공감 비타민’을 더 자주 선물해 주기도 합니다. 즉, 많이 웃어주고 애교 부리고, 엄마 아빠 칭찬도 해 주기도 하죠.

생각해 보면 우리만 아이에게 공감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더 많은 공감을 아이들에게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끔 기침을 하면 “엄마 추워? 내가 옷 가져다 줄까?” 이렇게 걱정하는 마음을 내비치거나 엄마 아빠한테 뽀뽀나 하트를 보내기도 하고요.

아이라서 아직 표현이 미숙하고 어른만큼 느낀 것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만 이런 아이의 반응에 크게 웃어주는 것, 안아주는 것, 그리고 이런 반응들도 물론 소중하지만 “네 덕에 너무 기분 좋네” 같은 말로 자꾸 표현해 주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앞서 ‘공감의 완성은 표현’이라고 얘기드렸죠? 부모가 아이에게 감정을 말로도 잘 표현하면 아이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게 됩니다.

때로는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부모도 있습니다. “부모라고 해서 항상 좋은 말만 해 줄 수 없잖아요”라고. 맞습니다. 그러니 긍정적인 감정만 표현하지 말고 부정적 감정도 표현해 보세요.

“엄마가 이거 1시간 넘게 만들었는데 많이 남기니 속상하네. 다섯 숟가락만 더 먹자”거나 “엄마 이것 열심히 만들었는데 만져보지도 않으니까 섭섭해. 잘 만들었나 와서 보렴”처럼.

가끔은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른답지 못하고 생각해서 꾹 참는 경우도 있지요. 가정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하죠. 별것 아닌 대화 같아도 부모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도 아이에게 표현하게 되면 부모도 억압된 감정 스트레스도 덜할 수 있고요.

아이도 엄마가 어떤 점에서 섭섭하고 마음이 아픈지, 어떨 때 기분이 좋은 지 엄마의 표현, 말을 통해 느끼고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저런 다양한 부모의 감정도 조금씩 느껴본다면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배려심도 키울 수 있겠죠?

그리고 부모가 늘 감정을 받아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도 되고, 안 되고 하는 것을 정했다면 일관성 있게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해주시고요. 아이의 감정을 수용은 하되 행동에는 통제도 필요하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부분이 적절하게 잘 이루어질 때 사회성도 발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으로 부모도 자녀와 공감하기 힘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수면 부족과 이어지는 독박육아로 극도의 피로감이 몰려오면 공감하고 싶어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 내 몸과 마음이 힘들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집니다. 나 자신도 돌보기 힘든데 다른 사람이 힘든지 아픈지 감정을 살필 여유도 그 감정이 들어올 공간이 작아질 수밖에 없겠죠.

더욱이 만성피로에 불규칙한 식사에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부모의 감정 건강도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우울감이 생기기도 하면서 아이가 하는 말에도,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울감이 몰려오면 걱정, 불안, 죄책감, 이런 여러 가지 부정적 감정들이 같이 몰려오는 경우도 많지요.

우리가 물 속을 바라볼 때도 이런저런 것들이 물 위에 많이 떠 있을 때 그 불순물들을 걷어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죠?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지금 참 힘들다…’ 이런 느낌이 들 때 아이에게 공감하기 힘들고 공감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공감하기 힘든 지금 상황 때문에 나쁜 부모라는 죄책감은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코 부모의 탓이 아닙니다. 마음을 먹었더라도 잘 되지 않는 힘든 상황들도 있기 마련이죠. 아이와 잘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걱정이 밀려온다면 내 마음이 힘든 건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공감을 위한 노력의 첫걸음을 이미 내딛고 있는 것입니다.

 

Who's 윤옥희 △<강점육아> 저자 △네이버 부모i 전문가 에디터, 자문위원 △네이버 오디오클립 ‘육아대학 공감학과’(http://naver.me/5SvL2ryN) 진행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자문위원 △올레TV ‘우리집 누리교실’ 출연 △한국스마트맘센터 공동대표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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