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병설유치원생, 나트륨 과다 섭취 ‘각종질병 위험’
공립병설유치원생, 나트륨 과다 섭취 ‘각종질병 위험’
  • 이성교
  • 승인 2017.10.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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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9% 공립병설유치원에서 유아에게 초등학교와 동일급식 제공
김석기 의원 “신체발달 및 특성 고려않는 공립병설유치원 급식 심각”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공립병설유치원에 다니는 3~5세 유아들이 유아 권장기준을 초과하는 나트륨을 섭취해 각종 질병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립병설유치원 급식의 칼로리(에너지, kcal)와 나트륨(mg)량
이 ‘한국인영양소 섭취기준’ 보다 각각 34%, 30%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유아·초등학생 영양섭취기준 및 섭취현황’을 근거로 유아(만3~5세)와 초등학생(만6~11세)의 영양소 섭취기준을 비교한 결과, 공립병설유치원생들이 평균 연령대에 비해 칼로리와 나트륨을 각각 700kcal, 400mg를 더 섭취할 위험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3~5세 유아들이 13세 초등학생과 같은 식재료와 조리법의 동일한 급식을 장기간 먹게 될 경우 유아비만,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 초기단계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김석기 의원의 설명이다.

▲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 국민건강통계’ 기준으로 3~5세 유아들은 이미 평균 칼로리 섭취량 1,383kcal로 영양소 섭취기준 대비 섭취비율이 98.8%에 이르고, 나트륨 섭취량도 1,836mg으로 영양소 섭취기준 대비 섭취비율이 무려 204%에 달한다.

교육부의 ‘전국 국·공립초 병설유치원 급식 현황’을 보면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4,298개(전체 4,312개) 공립병설유치원 중 4,268곳(99%)이 초등학교 직영 형태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공립병설유치원 4,062곳(94.5%)은 심지어 급식실조차도 초등학교와 같이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전용 급식실을 갖추고 있는 병설유치원은 전국적으로 72곳에 불과했다. 전용 급식실을 갖춘 병설유치원의 지역별 분포도는 경북이 64곳으로 제일 많고 대구는 한 곳도 없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서울이 단 2곳이 유치원 전용 급식실을 보유했고, 경기도는 1,057개에 이르는 병설유치원 중 단 한 곳도 유치원 전용 급식실을 갖추지 않았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영양섭취기준에는 연령대별로 충족되어야 하는 각종 영양소수치에 엄연한 차이가 있음에도, 병설유치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13세 초등학생과
똑같은 메뉴와 조리방법까지 동일한 급식을 3~5세 유아들에게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병설유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립 유치원의 한 형태로, 초등학교 안에 함께 갖춰져 있으며 초등학교 교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임한다.

김석기 의원은 “아무리 개인별 식습관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초등학생 위주의 식단과 영양에 맞춰진 공립병설유치원 급식은 유치원생의 신체발달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아들에게 권장기준을 초과한 영양소 섭취는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교육부와 일부 지방교육청들은 ‘국공립유치원을 대폭 증설하겠다’, ‘무상급식을 늘리겠다’는 등 포퓰리즘적 공약만 남발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시급한 공립병설유치원 급식실태 개선사업 등을 추진해 유치원생들과 초등학생들이 성장기에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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