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미투 운동’ 확산에 교사·교수 신뢰 ‘밑바닥’ 추락
교육계 ‘미투 운동’ 확산에 교사·교수 신뢰 ‘밑바닥’ 추락
  • 김복만
  • 승인 2018.03.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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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수에 당했다”…대학내 폭로 이어 여중생 성폭행 폭로도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교사가 교탁 앞으로 부르더니 가슴을 만졌다. 몇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상담교사에게 추행을 털어놨지만 ‘그 선생님 곧 전근 가시니 좀만 참아라’는 말을 들었다. 추행은 전근 전날까지 이어졌다.”

최근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 ‘스쿨미투’에 올라온 폭로 글이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예술계,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교사나 교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도 잇따르고 있다.

대학생 A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의 한 여자중학교에 다니던 2010∼2011년 교사 B씨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B씨에게 공개 사과와 사직 및 경찰 자수를 요구했다.

A씨 페이스북에 따르면 B씨는 폭로 직후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수차례 사과했으나 최근에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A씨는 “B씨로 인한 수많은 피해 사례가 제보되고 있다”면서 폭행, 성희롱, 신체 접촉 등 피해 제보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한 여중에서는 B씨가 사직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규정대로 처분 절차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이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의 폭로와 보호를 지지하는 ‘#Me Too, #With you 우리는 끝까지 함께 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여성단체협의회)

 


대학교에서 강의를 빌미로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하는 미투도 이어졌다.

페이스북 ‘미투 대나무숲’에는 “고려대학교의 한 교수로부터 2008∼2009년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10일 게시됐다.

당시 대학원생이었다는 게시자는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는 장학금·학위·취업 등 많은 부분의 결정권자기 때문에 정색하지 못했다”면서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고 대학원을 포기한 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게시자는 “지나고 보니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내 몫이 아니라 그의 것이었다”면서 “지금도 비겁한 누구로부터 고통받는 학우가 있다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용인대학교에서는 한 교수가 ‘복식호흡을 가르쳐주겠다’면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상습적인 성희롱·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한 피해자는 “다른 학교 여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으나 ‘여기 원래 이런 곳이야’라는 반응이 돌아왔다”면서 “성공하고 싶었으나 그 후로 모든 걸 멈췄다”고 털어놨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 대나무숲에는 한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 성추행을 저질렀고, 수업 중 “여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남자를 잘 만나야 꽃이 핀다” 등 성차별 발언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배우 조민기씨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미투’ 폭로가 나온 뒤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이어졌다.

조씨는 2004년 청주대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조교수로 부임해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한편, 전국 초중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넘겨진 성폭력 사건은 2013년 878건, 2014년 1,429건, 2015년 1,842건, 2016년 2,387건 등으로 4년 동안 171.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1,634건으로 피해 학생만 연 2,241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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