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린이집 부담 덜어주는 ‘안심 보육’ 환경 만들어야죠”
[인터뷰] “어린이집 부담 덜어주는 ‘안심 보육’ 환경 만들어야죠”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1.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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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이사장 인터뷰 ①
김영옥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이사장. (사진=베이비타임즈)
김영옥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이사장. (사진=베이비타임즈)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저출산 위기, 인구감소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란다. 부모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영아기를 보내고 나면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보육과 유아교육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마냥 행복하기만 하면 좋을 이곳에서도 때때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등원한 아이가 갑자기 이유 없이 아프거나,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로 다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얼마나 물어야 할까? 

바로 그럴 때, 시설과 학부모 사이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하고 적절한 보상을 지원하는 곳이 있다. 보육 현장 최전선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어린이집안전공제회 김영옥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Q. 어린이집안전공제회는 어떤 곳인가요?

A. 어린이집안전공제회는 어린이집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어린이집과 학부모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고 적정한 보상을 추진하는 법인이에요. 

특히 어린이집에서 보육 중인 영유아가 사망하면 사망아의 사망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영유아돌연사증후군에 대해 민영 보험사는 보상할 수 없었어요. 이 때문에 어린이집과 학부모 사이에서 분쟁이 많이 발생했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영유아돌연사증후군 사고로부터 부모님과 어린이집을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어린이집안전공제회라는 특수법인이 만들어지게 된 거죠. 

영유아돌연사증후군과 같은 돌발 상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와 어린이집을 보호하고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적절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게 저희 공제회의 핵심이에요.

Q. 보상뿐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계시다고요.

A. 네. 사고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핵심 사업이지만, 예방을 통해 사고 자체를 줄이는 선순환이 함께 일어나면 좋으니까요.

지난해 아동 공제급여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넘어짐’과 ‘물체에 부딪힘’으로 발생한 사고가 총 56.2%(9055건)로 가장 많았어요. ‘사람과 부딪힘’이 6.5%(1052)건으로 다음으로 빈도가 높았고요. 사고 장소는 어린이집 관내가 89.4%(1만4392건)로 관외보다 훨씬 많았어요.

어린이집 관내에서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이러한 조사 결과에 근거해서 공제회는 실제 사고사례를 분석하고 다양한 안전 예방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표적으로 ‘찾아가는 이동안전체험관’ ‘어린이집안전관리 컨설팅’ 등을 진행해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찾아가는 행사를 좀 줄였어요. 대신 안심보육환경 조성을 위한 안전교육·안전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했지요.

부상 유형별 예방 및 대응 책자(사진 왼쪽)와 링크로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사진 오른쪽) (자료=어린이집안전공제회 제공)
부상 유형별 예방 및 대응 책자(사진 왼쪽)와 링크로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사진 오른쪽) (자료=어린이집안전공제회 제공)

공제회에서 개발한 콘텐츠들을 전국에 일일이 다 드릴 수도 없어서 홈페이지에 올려두는데, 더 나아가서 원장님들 손에 쥐여 드려서 원터치로 할 수 있게끔 하면 더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부상 유형별 예방 및 대응’ 책자는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개발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장님들이 링크를 눌러서 직접 들어갈 수 있고, 손으로 직접 바로 넘겨서 교사나 학부모님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으니 좋아요.

Q.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업 방향도 영향을 받았나요?

A.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던 기존 사업 중 일부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어요. 온라인 안전교육은 ‘줌(Zoom)’을 활용해서 운영하고 있고 내년에는 온라인 안전교육 시스템(LMS)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에요.

오프라인 교육이었다면 참여하기 어려웠을 보육 교직원들의 접근성이 커지니까 보육 교직원 안전 의식도 높일 수 있지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으니 현장의 호응도도 매우 크리라고 생각해요.

올해는 응급처치교육을 23회 정도 진행했는데, 내년부터는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어린이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보육교직원 응급처치교육이 의무화됐거든요. 대한적십자사,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등과 MOU를 맺고 준비하는 중입니다. 이론 교육은 온라인으로 공제회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실습 교육은 각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와 협업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해요.

어린이집 안전관리 컨설팅 사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컨설팅은 사업은 원래 소방, 교통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가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하는 대면 방식으로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컨설팅 영상을 자체 제작했습니다. 영상을 보고 보육 교직원이 시설물들을 자가 점검할 수 있도록 비대면 컨설팅을 제공해 주고 있어요. 특히 소방점검 필요성과 안전 위험도가 높은 시설을 먼저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새롭게 출시한 공제상품이 있다고도 들었는데요.

A. ‘보육동반자 책임 담보 특약’이 새로 나왔어요. 보육동반자는 특별활동을 위해 어린이집에 오는 외부 강사나 자원봉사자 등을 말합니다. 만약 이 사람이 어린이집에 와서 강의하다가 사고가 난다면, 이 사람은 어린이집에 소속된 사람이 아닌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어린이집과 원장으로서도 참 난감하죠. 

그래서 이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약을 개발해 지난 1월에 출시했어요. 보육동반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나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는 외부인 등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하지 않고 공제회에서 전체 손해를 담보해주는 내용입니다. 어린이집과 계약 관계에 있는 보육동반자들이 안심하고 보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제공해줬다고 생각해요.

‘재난사고 위로금 특약’도 올해 출시했지요. 어린이집에서 화재나 풍수해 같은 재난사고가 일어났을 때 위로금을 통해 어린이집의 피해를 줄이는 게 목적이에요. 약관에서 정한 금액보다 많이 손해를 입었을 때 손해액의 10%를 위로금으로 보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의 필수 보육 지원기관인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대한 보장 상품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보육 교직원 진단비·위로금 특약, 신원보증 상품을 추가로 제공하려고 해요. 보육 교직원들이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보상을 강화하려는 것이지요.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 위험 부담을 덜어 안심보육환경 조성에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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