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사우디 리야드에 큰 표차 패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사우디 리야드에 큰 표차 패배
  • 김복만 기자
  • 승인 2023.11.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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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에서 165개 회원국 중 리야드 119표, 한국 부산 29표
17개월 정부·기업·지자체 삼각편대 역량 ‘총동원’했지만 역부족
외교력·교섭력 취약함 노출…부산엑스포 참패로 후폭풍 불가피
한덕수 국무총리 “기대 미치지 못해 죄송, 무거운 책임감 느껴”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왼쪽 세번째)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부산엑스포유치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왼쪽 세번째)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부산엑스포유치사진기자단)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부가 17개월 동안 기업, 지자체와 함께 총력전에 나섰던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로 패배했다.

정부·기업·지자체 ‘3각 편대’로 나서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으나 결선투표에도 이르지 못하고 90표차로 완패했다.

사우디 리야드가 한국 부산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최종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정부가 기대하는 ‘이변’은 없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투표결과 발표 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표현했듯 유치 과정에서 외교력·교섭력의 취약함 노출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부산은 투표 참여국 165개국 중 29표를 받아 탈락했다.

사우디 리야드는 119표를 얻어 참여국 3분의2(110표) 이상을 넘김에 따라 이날 2차 투표 없이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그간 한국은 이탈리아를 누르고 2차 결선에 올라 사우디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쓰겠다는 전략을 펼치며 총회 직전까지 ‘박빙 승부’라는 분석을 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90표 차이’라는 참패를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유치전 실패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이 그동안에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적극 지원해온 재계, 정치권, 국민의 성원에 재차 감사를 표한 후 “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간 (엑스포 유치를 위해) 182개국을 다니면서 쌓은 (외교) 자산 등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회원국들을 일일이 접촉해 설득하면 대역전극을 쓸 수 있다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

사우디의 3분의2 득표를 막고 2차 결선에 오르면 이탈리아 지지표를 흡수하는 한편, 1차에서 사우디를 지지했던 표심까지 일부 당겨오겠다는 전략이었다.

한국은 이날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인류 연대’ 담론을 제시하고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으나, 사우디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연사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나승연 홍보대사가 연사로 무대 위에 올랐다.

기후변화, 디지털 격차, 식량 위기 등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과제들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인류 공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생의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구체적인 협업을 약속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역전 전략과 예상 분석과 달리 사우디 리야드에 대패함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1차 투표결과 부산의 득표수는 리야드의 4분의1에 그쳤다. 취약한 외교력과 교섭력을 노출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 총수와 경영진이 다양한 국가들을 직접 방문, 교류하면서 시장 진출, 사업 협력 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고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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