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구 자녀 절반이 청소년… 대학 진학률은 저조
다문화가구 자녀 절반이 청소년… 대학 진학률은 저조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6.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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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국민 71.5%에 비해 31.0%p 낮은 40.5%
기초학습 외 학령기 맞춤형 지원 필요성 커져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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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다문화가족의 자녀 중 만9~24세 청소년 비율이 절반에 가깝고 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 취학률은 전체 국민에 비해 31.0%p 낮아 큰 차이가 났다. 또한 평균 자녀 수는 0.88명, 무자녀가구도 42.0%나 돼 다문화가족에도 저출산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가족부(장관 김현숙)가 27일 발표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2009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는 전국 다문화가구 34만6017가구 중 1만5578가구를 면접조사로 진행했다. 다문화가족은 한국인과 혼인한 결혼이민자와 기타귀화자를 말한다.

◆ 10년 이상 거주 68.8%, 출생률 0.88명

다문화가족의 거주기간은 15년 이상 비율이 39.9%로 2018년(27.6%) 대비 12.3%p 증가했다. 10년 이상 거주자 또한 68.8%로 2018년(60.6%)보다 8.2%p 증가했다. 이런 정착주기 장기화는 평균 연령대 상승을 가져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학령기 자녀의 비율 증가로 이어졌다.

가족구성은 부부+자녀가구가 35.5%로 가장 많았다. 부부가구의 비율도 30.0%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전 조사에 비해 13.0%p 증가한 것으로 부부가구의 비중이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구당 평균 자녀 수는 2018년 0.95명에서 0.88명으로 감소했다.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면서 전체 출생 중 다문화 출생 비율은 2015년 4.5%, 2018년 5.5%, 2020년 6.0%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다문화가족으로 좁히면 저출산 분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없는 다문화가구도 42.0%이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 학습지도, 진로정보 부족 어려움 커

다문화가구의 자녀는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만9~24세 자녀의 비중이 증가해 43.9%의 비율을 보였고, 90.9%가 국내에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취학률은 우리나라 학교급별 전체 국민에 비해 모두 낮은 수준이고,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격차는 31.0%p로 매우 크게 타나났다. 초·중·고의 경우 2~3%p 정도 낮은 반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전체 국민 71.5%에 비해 31.0%p 낮은 40.5%를 보였다.

이는 한국 학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다문화가족이 학령기에 접어든 자녀를 양육하고 학습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소통 문제, 정보부족 등이 주된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바, 만6~24세 자녀양육에 대한 질문에 50.4%가 학습지도, 37.6%가 진로정보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답했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실제로 재학 중인 자녀의 사교육 참여율은 67.1%, 주당 8.89시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청소년의 참여율 77.8%, 참여시간 9.07시간에 비해 모두 낮은 수치다. 이에 서비스 수요에 대한 질문에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학습지원이 5점 척도에 3.42점, 진로상담·교육이 3.31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 차별경험 줄었지만 이중언어 사용률은 감소

다문화 자녀의 강점인 이중언어 활용 및 능력개발 의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이 이중언어를 사용하도록 격려한다는 비율은 19.0%로, 2018년 25.4%보다 6.4%p 하락했다. 특히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어를 한국어만큼 잘하고 싶다는 응답이 27.3%로, 2018년 42.4%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행히 다문화 자녀의 차별경험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2.1% 정도로 2018년 9.2%에 비해 7.1%p 감소했다. 차별을 한 사람은 친구가 69.2%, 모르는 사람이 23.7%, 선생님이 20.2% 등의 비율을 보였는데 2018년 조사와 비교해 모르는 사람(12.4%p)과 선생님(11.1%p)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여성가족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정책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학령기 자녀 맞춤형 교육·돌봄 체계를 담아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2023~2028)’을 수립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우선 올해 전국 90개 가족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 기초학습(초등학교 입학 전후 읽기, 쓰기, 셈하기)지원 사업과 78개 가족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업∙진로 상담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한 가족센터의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 사업’을 통해 가정 내 효과적인 이중언어 소통방법 등을 교육하며, 이중언어 인재 데이터베이스(DB)도 운영한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차별에 노출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발생 시 조치과정에서 통∙번역사 등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문화가족 자녀가 차별받지 않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정과제로 ‘다문화가족 자녀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 현재 수립 중인 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에 충실히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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