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새 정부, 오랜 숙원 ‘유보통합’ 이룰까?
[취재수첩] 새 정부, 오랜 숙원 ‘유보통합’ 이룰까?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3.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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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교육정책 열린대화에서 교육부 부처일원화 주장 나와
“인수위가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하는 지금이 가장 적기”
제5차 교육정책 열린대화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이 3단계 유보통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토론회 동영상 갈무리)
제5차 교육정책 열린대화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이 3단계 유보통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토론회 동영상 갈무리)

[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유보통합은 20년 넘게 논의돼온 유아교육·보육계의 오랜 숙원 과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저마다 입장이 달라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 때 3단계 유보통합을 추진, ‘교육부 통합에 교육부와 복지부가 합의하고도 실제 실행되지 못한 아쉬운 역사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기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단계적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윤석열 당선인의 단계적 유보통합공약 추진을 위해 올해 교육부로 부처일원화를 이루고 3단계 과정을 거쳐 완성하자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교육전문가를 배제해 교육 홀대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오히려 교육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주장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가 함께 개최한 5차 교육정책 열린 대화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미래교육연구팀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유아교육·보육 통합 실현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유보통합을 위해 보건복지부 보육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해 부처일원화를 먼저 단행하고, 4년 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재원으로 완전 무상 유아교육을 실현하는 3단계 방안을 통해 유보통합을 달성하자고 주장했다.

새 정부조직 개편안을 논의하는 지금이 부처일원화를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창현 팀장은 윤석열 정부 인수위가 그리는 밑그림 속에 교육부가 들어가 있지 않은 채 유아교육과 보육 통합 그림이 그려진다면 아무리 채색을 잘하더라도 실제로 집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인수위에서의 교육의 위상을 언급했다.

 

2013년 누리과정 교육 통일, 유보통합 필요성 더욱 절실해져

유보통합은 여러 정부에 걸쳐 관련 법령개정, 소관부처 변경 등 수없이 많은 정책 변화를 거치며 국가적 과제로 다뤄졌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13년 취학 전 만3~5세 유아에게 똑같은 누리과정 교육이 실행됐다.

하지만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 유치원은 육아교육법,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적용 등의 이원화 체제 속에서 정부지원 보육료 차이, 가르치는 교사 자격과 처우 차이, 교육시설 격차 등이 존재하면서 통합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또한 누리과정이 공통으로 교육되면서 유아교육에서는 보육의 기능을, 보육에서는 유아교육의 기능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이어졌고, 그 성과로 인해 통합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 0~2세를 포함해 취학 전 모든 아이들이 동등하고, 평등한 교육·보육 기회를 제공받아 생의 출발선에서부터 공정하고 질 높은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유보통합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국무조정실 산하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단계 추진방안까지 확정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시기 끝장토론까지 하고도 국정과제로 선정하지 않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격차 해소, 국공립유치원 확충 등에 집중했다.

유보통합에 대한 논의와 중단이 이어지는 사이 우리 사회는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문제 등 인구구조 변화와 마주했다. 4차산업혁명에 따른 미래대응 교육 신체제 구축이라는 과제에도 직면했다. 이는 영아부터 평생교육까지 국가의 인적역량을 높이고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교육 개편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유보통합이 영유아학교로의 명칭 변경과 만3~5세 무상교육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박창현 팀장이 제안하는 3단계 유보통합 실천방안은 우선 주무부처를 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선 통합 후 조정방식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교사자격 기준, 보수교육, 양성체계 등의 문제를 부처 통합 후 정리하는 것이다. 시스템을 갖추려면 통합 부처가 책임감을 갖고 모든 것을 조율해야 실질적으로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영유아학교로 명칭 변경, 3~5세 무상교육 달성으로 통합완료

박 팀장이 제안하는 유보통합 3단계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 보건복지부 보육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 즉시 부처를 일원화하는 것이 1단계다. 단 그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현행을 유지하며 병행하자고 제안한다. 교육부 유아정책과를 실 또는 국으로 격상, 청소년까지 포함해 평생교육과 연계하고 유아학교로 명칭도 변경하자는 제안도 포함하고 있다.

박 팀장은 인수위 시기 정부조직법 개정이 다뤄질 때 위원회 및 추진단을 구성해야 한다인수위가 보육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해 빠르게 통합할 수 있게 노력한다면 유보통합은 굉장히 빨리 실현될 수 있다고 부처일원화를 강하게 주장했다.

2023~2025년 동안 추진되는 2단계는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통합을 추진한다. 영유아학교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교사자격, 시설, , 거버넌스 및 전달체계, ·재정 등 제도 정비·전환 등 실질적 통합을 목표로 한다.

2026년 이후 3단계는 통합완료기이면서 질적도약기로 완전 무상교육·보육이 실현되는 시점으로 잡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영유아학교 또는 영아반, 유아반 병행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재정은 2단계까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국고로 충당하고 2026년 이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영유아학교 운영자금을 모두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3단계 유보통합 실현 방안표.(육아정책연구소 제공)
3단계 유보통합 실현 방안표.(육아정책연구소 제공)

유아교육·보육 관련 단체 대부분 교육부 통합찬성

유보통합 당사자와 전문가들은 교육부 통합에 대부분 찬성하는 모양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유아의무교육 및 무상교육 쟁점과 과제라는 연구를 통해 유보통합 핵심 관련자를 설문한 바, 유관단체들은 각론에서 다른 견해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유보통합을 찬성하고 교육부로 통합하기를 원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표 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조형숙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현 초저출산 위기를 언급하며 유보통합 이전에 청년세대가 결혼하고 양육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할 수 있는 정책 모색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래 부모세대를 위한 영유아교육체제 개편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청년세대가 결혼과 육아로 자신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어야 자녀양육을 선택할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김경철 한국교원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상향평준화 통합과 통합의 혜택이 유아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은 물론 유아 관련 당사자들의 여건과 상황도 고려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유보통합 관련 견해와 주장은 유보통합이 기능적인 시스템 통합뿐 아니라 유아와 부모, 교육 당사자 등의 삶, 행복과 연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윤석열 당선자가 공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 및 단계적 유보통합 추진이 새 정부에서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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