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따돌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유아 따돌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안무늬
  • 승인 2014.09.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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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ㆍ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따돌림 문제가 발생하면서,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 한다.

실제로 육아정책연구소가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1004명을 대상으로 ‘영유아기 인성교육 실태 및 요구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사 52%는 ‘아동 간 따돌림이나 배척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유아 따돌림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격 형성에 중요한 유아기 따돌림 피해의 기억은 아이가 자라서도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반대로 어려서 친구를 괴롭힌 아이는 자라서도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그 방법을 제시했다. 자녀가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주도했다면 이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 왜 소외되는 아이가 생길까?

학창 시절 보통 셋이서 놀면 한 명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짝수를 맞춰서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3살 어린 아이들끼리 놀아도 세 명이 모이면 둘이 더 가깝게 지내고, 한 명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같은 따돌림은 집단을 이뤄 사는 인간과 동물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집단을 형성해서 살아가려면 응집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따돌림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와 달라”,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라면서 ‘우리’라는 힘을 높이는 것이다.

따돌림 현상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 사이에서 더 잘 나타나는데, 남자아이에 비해 여자아이들은 소수와 어울리면서 배타적인 무리를 형성하는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내가 속한 집단에 타인이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고 단짝이 다른 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것에서 배신감을 느낀다.

유아기부터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이 현상이 조금 더 크면 ‘이 친구를 따돌리고 얘랑 더 친해져야지’라는 생각으로 발전하며 소외와 따돌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소극적인 아이라도 부모는 지켜봐야

 


소극적인 아이는 말 수가 적고,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싶어도 혼자서 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따돌림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친구들은 잘 사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부모가 많을 것이다.

이 같은 걱정 때문에 엄마들은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학부모들이나 동네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며 서로의 자녀를 친구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렇게 엄마들이 친구를 만들어주면 아이는 커서도 스스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해 중·고등학교에 가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거나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부모의 지나친 염려와 보살핌으로 아이의 적응력, 사회성 향상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친구 사귀는 게 더디다고 해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사회집단에서 스스로 타인과 어울리고 싸우기도 하면서 친구 사귀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늘어나고 있는 유아 왕따, 우리 아이는?


△ 가해자

만약 아이가 따돌림을 당했다면,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가 따돌림의 가해자라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야지”라며 쉽게 넘어가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어릴 때 누군가를 따돌린 아이들은 자라서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따돌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잘못된 것을 짚어주고 넘어가야 한다.

아이들 중에 유독 무리를 잘 만드는 아이가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힘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 가는 것도 좋아한다. 이럴 아이일수록 부모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아이가 친구를 따돌렸다면, “친구를 따돌리면 안 돼”라고 가볍게 훈육하기보다는 왜 그랬는지 원인을 찾고, “다른 사람이 너에게 그렇게 행동한다면 네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보렴”이라고 물어 아이가 피해 어린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이후,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면 피해 어린이에게 스스로 찾아가 직접 사과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 피해자

친구들과 잘 놀다가 사소한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면 먼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지켜보자. “엄마가 당장 유치원에 전화할게”라며 흥분해 나서면 아이는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아이 스스로 ‘내가 저 아이와 다시 친해지려면 어떡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먼저 준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때 부모가 유치원에 요청해 가해자 부모, 교사와 셋이서 논의해야 한다.

만약 소극적이거나 내성적인 아이가 피해자라면 친구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이나 부모가 징검다리 역할이 돼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나는 참 존중받고 괜찮은 사람이야’라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이 참거나 친구에게 다 맞춰주기보단 불편한 말이나 거부 의사도 표현할 줄 알게끔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아이가 피해자라면 겉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너무 예민하고 불안정해서 자기 보호차원으로 공격을 표출한다.

상대가 부당하게 때리고 대하면 방어적인 행동을 해야 하지만, 우연히 지나가다 툭 쳤을 경우에는 공격이 아니라 실수라고 알려주며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 방관자

2013년 교육개발원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44%는 왕따를 목격하고도 모른 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괜히 끼어들어서 우리 아이까지 피해를 볼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피해를 방관하는 것 역시 폭력이다.

만약 아이가 따돌림 당하고 있는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친구들끼리 힘을 합쳐서 나쁜 아이를 혼내줘”라고 하기보다는 “따돌림 당하는 친구가 외롭겠구나. 네가 그 아이와 함께 어울리는 건 어때?”라며 자녀가 피해 어린이를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따돌림이란 옆에 있는 친구들이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줄이고, 가해 학생의 부정적인 행동을 멈추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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