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카카오, 자회사 상장은 주가에 꼭 긍정적일까?
‘호실적’ 카카오, 자회사 상장은 주가에 꼭 긍정적일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8.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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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커머스 선순환 구조 기대...콘텐츠 지속 성장 가능성
내년까지 계획된 자회사 상장, 모회사 재료 소진?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카카오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6일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카카오뱅크의 상장일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좋은 실적 흐름을 확인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5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626억원으로 역시 지난해보다 66.3% 오른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각각 직전 분기 대비로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주가 상승과 기업 합병에 따라 일회성 주식보상비용이 121억원가량 반영된 수치임을 고려하면 카카오는 무난하게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

2분기는 광고 성수기 효과로 콘텐츠보다 플랫폼 부문에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비즈보드 광고는 분기 매출 8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8% 성장했다. 

메시징 광고도 선전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메시징 광고의 일평균 매출은 8억원 수준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까지 카카오싱크 연동 효과가 이어지고 ‘지그재그’ 합병 등을 통해 비즈보드 광고와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머스 거래액도 전년 대비 48% 성장했으며 페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가량 늘었다. 일본 픽코마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해 스토리 부문 매출을 끌어올렸다.

◆ 계속되는 자회사 상장...“모회사 주가는요?”

증권가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무난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플랫폼 자회사의 상장 전후로 보이는 주가 흐름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우선 카카오의 각 사업 부문이 성장성이 높다는 데는 의견의 여지가 거의 없다. 주력 자회사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모회사의 매력에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광고와 커머스, 콘텐츠를 향후 핵심 성장 동력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싱크로부터 유입되는 채널 구독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광고주들의 싱크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톡비즈 광고가 강화되는 가운데 커머스 거래액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은 미래 소비의 주축이 될 MZ세대의 일상에 침투해 기존 산업을 잠식하고 있다”며 “카카오를 통한 소비 경험이 쌓이고 타 세대로 확산되고 있어 기존 각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선물하기’와 간편 송금 기능부터 소액투자·적금, 모빌리티, 게임, 음악 스트리밍, 웹툰 등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침투한 카카오의 성장 가능성을 주시한 셈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엠, 멜론 3사 합병을 통해 콘텐츠 부문에서의 시너지 강화가 기대된다”며 스토리 부문에서의 성장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자회사 상장이 단기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는 8월로 예정됐던 페이와 뱅크 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5~7월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페이가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 요청을 받자 주가에 역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6일은 카카오 실적발표일이자 카카오뱅크 상장일이었다”며 “영업이익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카카오뱅크 주가 선전이 더 좋은 호재로 작용할만 했으나 카카오 주가는 부진했다”고 짚었다. 주가가 상장 기대감을 선반영한 뒤, 정작 상장 첫날엔 재료 소진의 관점으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이는 카카오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연기된 카카오페이 상장을 오는 9월에서 10월 다시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2022년에도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재팬의 국내외 IPO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페이, 모빌리티, 엔터, 피코마 등 카카오톡이 길러낸 자회사 상장이 이어질수록 모자회사간 상장사 이중 카운팅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모회사 카카오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플랫폼 경쟁력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장 흐름을 보이는 카카오가 향후 계속되는 자회사 상장 속에서도 본연의 투자 매력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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