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총대 멘 라면 가격↑...농심-삼양식품 입장이 궁금한 이유
오뚜기가 총대 멘 라면 가격↑...농심-삼양식품 입장이 궁금한 이유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1.07.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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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에 불가피한 인상이라지만
농심-삼양식품은 4년 만에 또 올린다는 비난 나올 수도
(사진=인터넷 갈무리)
(사진=인터넷 갈무리)

[베이비타임즈=최인환 기자] 지난 13년 동안 가격 인상 없이 라면값을 유지했던 오뚜기가 지난 15일 가격 인상 소식을 전했다. 8월 1일부로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뚜기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밀가루, 팜유 등 식품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이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76원으로 11.6%, 육개장 용기면은 911원으로 8.7% 가격을 올리게 됐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라면은 서민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처음 출시한 1960년대만 하더라도 라면은 상당한 고급 음식이었지만 198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 성장 및 생산량 폭증과 맞물려 오히려 서민의 대표 음식으로 위상이 변했다. 이와 함께 라면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원재료 가격 부담을 끌어안게 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의 크나큰 반발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 기업 이미지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원재료 부담을 더 이상 계속 끌어안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특수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원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사재기 현상이 사라지면서 평년 수준의 매출로 돌아왔다. 실제 지난 1분기 농심, 오뚜기, 삼양의 라면 3사 영업이익 총액은 약 9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약 1473억원의 63%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식품산업통계정보 FIS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19년도 4월 1톤 당 167달러에서 2021년도 6월 261달러로 약 1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팜유는 지난해 5월 톤당 485.15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5월에는 톤당 1003.65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도 동월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러한 원재료 가격의 상승은 고스란히 라면업계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오뚜기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도 더 이상 실적 압박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 내에서는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식품업계에서는 한 곳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뒤를 이어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처음으로 가격을 올리는 곳에 비해 후발주자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져 부담도 줄어든다. 원재료 가격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뚜기가 총대를 메고 물꼬를 튼 만큼 머지않아 다른 기업들도 가격 인상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양식품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농심 역시 좀 더 지켜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동원 회장이 취임한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바로 가격 인상을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풀이된다. 농심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편 농심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5년째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삼양식품 역시 2017년 5월에 가격을 올린 뒤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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