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행복교육④] 행복지수? 야외수업↑ 높고, 사교육↑ 낮아
[유아행복교육④] 행복지수? 야외수업↑ 높고, 사교육↑ 낮아
  • 안무늬
  • 승인 2014.06.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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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의 부모들은 교육부가 고시한 ‘누리과정’에도 불안해 하며 자녀들에게 학습지를 시키고, 영어 비디오를 보여준다. 내 아이만 뒤쳐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 어학연수 등 유아들은 어린 나이에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공부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유아 조기교육은 어린이들의 발달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녀의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이미 저지른 실수를 반복한다. 학부모들이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서울서부교육청은 ‘선행학습 방지를 위한 유치원 학부모 연수’를 실시했다.

우남희 교수는 27일 ‘어른들이 만들어야 할 행복한 교육 환경’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참석한 학부모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가 서울서부교육청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한국인 특유 심리, 과도한 조기교육 초래해

우남희 교수는 “한국의 많은 부모는 실제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자녀의 재능을 보고 나서 조기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다 시키니까’ 시키고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이어 “‘다른 사람이 시키니까 우리 아이도 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집단동조성은 교육적 측면이 결여된 유행성 조기교육 환산의 원인”이라며 “유행이란 지속성이 없으므로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과도한 조기 교육은 한국인 특유의 ‘빨리 빨리’ 심리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라며 “대부분의 부모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무엇을 가르치면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많은 것을 자녀가 배울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는 경제적 시간적 낭비이며,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 아이들 발달, 부모 생각처럼 빠르지 않아


이처럼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조기교육을 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아이만 뒤처질까봐’인데, 이 역시 부모들이 학습영역 발달 시기를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이다.

우남희 교수는 “부모들은 영유아의 영유아의 인지발달이나 정서·사회성발달, 언어발달이 기준 연령보다 6개월~2년 이상 빨리 발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처럼 빨리 발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모들은 자녀들이 색깔의 이름 알게 되는 시기를 약 3세로 생각하고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1년 10개월 늦은 5세부터 색깔의 이름을 아는 수 개념이 발달하고, 곱셈, 나눗셈 등 역시 부모의 생각보다 2세 정도 늦게 발달한다.

◇ 한국 아이들은 불행하다

 


전국의 중고등학생 5,951명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53.0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 스마트폰 등 좋은 환경 속에서도 행복이 60점이 안 되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과도한 공부’ 때문이었다.

우남희 교수는 “청소년들의 행복감 영역 중에서는 ‘자신에 대한 만족도’와 ‘학업만족도’가 각각 29.1%, 11.2%로 가장 낮았다”고 말해,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을 못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우 교수는 또한 “초등학교 2, 4, 6학년 2,368명을 대상으로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2학년, 4학년, 6학년 순으로 행복감이 높았다”며 “학교수업 외 활동 시간이 지나치게 많지 않을 때 행복감 지수가 더 높고,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오히려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들은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 채, 공부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였다.

◇ 득보다 실 많은 조기교육

우남희 교수는 앞서 말했던 조기교육과 어린이들의 행복감의 상관관계에 이어 아이들의 발달에 맞지 않는 성급한 조기교육에 대해서는 “강제 공부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는 과잉학습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질환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어 “강제 공부 때문에 아이들이 겪는 감정적 만족감의 상실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청소년 비행과 같은 비정상적 방법을 통한 감정적 충족 해동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 교수는 “실제로 한국의 소아정신과 병동에는 과도한 조기교육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탈모증, 언어지체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으며, 과도한 영어 비디오 시청으로 인해 ‘비디오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정신병리적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며 성급한 조기교육이 자녀의 정신건강에 끼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해 말했다.

우 교수는 “조기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불안, 좌절감, 비난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되며, 위축, 우울, 불안 등의 문제를 더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수는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4차례에 걸쳐 관내 공ㆍ사립유치원 학부모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17일 이화여대 이기숙 교수에 이어 25일은 중앙대 박찬옥 교수, 26일은 서울대 서유헌 교수, 27일은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가 조기교육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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