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7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③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7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③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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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이봐라, 응룡! 여기가 어디냐?”

“글쎄요, 폐하! 여기가 어딘지 도무지 모르겠사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로구나. 저 멀리 북극성 태극궁에서는 인간이 사는 땅은 물론이고 우주에 흩어져 있는 1억 개가 넘는 별들의 구석구석까지 들여다보며 가려내던 내 눈이 이 순간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앞뒤 좌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냐?”

“폐하, 혹시 수십 킬로 높이 치솟아 오른 저 화산재와 수십 킬로까지 흘러내리는 저 용암 때문에 그런 건 아닐런지요?”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화산재 구름 속에서 잇따라 번뜩이는 저저 화산 번개와 너희 용들이 땅에서 하늘로 오를 때 일어나는 강력한 소용돌이 기둥인 용오름처럼 하늘 높이 치솟는 저저 화염 토네이도 탓인 듯하다.”

“폐하, 그럼 어찌하실까요?”

“일단 나를 땅에 내려라!”

“폐하, 그럴 순 없사옵니다.”

“왜 그럴 수 없는 게냐?”

“폐하, 화산재와 각종 유해가스 때문에 지금 제 목은 따갑습니다. 견디기 힘든 상태입니다. 그런가하면 아직 용암이 가까이 다가서지 않은 땅은 화산재가 두껍게 덮고 있습니다. 화산재가 사람 키 보다 높게 쌓여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 어찌 폐하를 땅에 내려 드릴 수 있겠사옵니까?”

이 말에 옥황상제는 응룡 등 위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폐하!”

“왜 그러느냐?”

“제가 어떤 청을 하더라도 들어주실 수 있겠사옵니까?”

이에 옥황상제는 아무 말이 없다.

“폐하는 이 공중에 가만 계시옵소서. 소신이 저 아래 땅에 내려가서 이 불 난리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나이다.”

“꼭 그리해야 되겠느냐?”

“네, 폐하! 박달 천신 말대로 분명 이 불 난리는 지하의 염라대왕이 부정한 욕심을 갖고 일으켰다고 소신도 생각하옵니다. 제 생각과 박달 천신의 판단이 맞다면 틀림없이 백두산 화산 분화구인 천지가 염라대왕의 부하들이 지상과 지하로 들락거리는 통로일 것입니다.”

“백두산 천지가 바로 지옥의 문이라는 말이냐?”

“소신은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응룡이 미루어 짐작하는 판단에 옥황상제는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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