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아 생존율 80%, 안심할 수 있나?
소아암 환아 생존율 80%, 안심할 수 있나?
  • 백지선
  • 승인 2014.05.20 18: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 모든 부모의 공통된 바람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

'암'에 걸린 아이들은 1년이라는 치료기간 동안 병원 안에서 세상과 격리된 채 지내야 한다.

소아암 환아들의 생존 확률이 80%인 것을 감안할 때, 1년 정도의 치료기간은 충분히 견뎌낼 가치가 있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 말을 반대로 풀어보면, 소아암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이 생존하지 못하고 가장 즐겁게 뛰어놀아야 할 어린 시절 1년 내외의 시간을 병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의 치료비와 간병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의 삶 또한 1년 동안 매우 피폐해질 수 있다.

베이비타임즈는 연세암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 한정우 교수(소아청소년과ㆍ내과 전문의)를 만나 소아암의 발생 원인과 치료 및 생존율, 제대혈, 골수이식 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 연세암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 한정우 교수

 


◇아이 성장이 소아암의 원인?

Q. 소아암의 원인이 궁금하다. 보통 암은 가족력으라고 알려져 있다. 소아암 또한 가족력과 연관이 있나?

A. 연세암병원 한정우 교수 : 암은 유전자변형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성인암의 경우, 식사습관ㆍ담배ㆍB/C감염 등 주로 후천적 유전자변형이 원인일 때가 많다.

하지만 소아암은 외부인자에 대한 노출이나 접촉으로 인한 질환이 아니다. 소아암은 몸의 깊숙한 곳, 이를테면 뼈, 근육, 골수, 뇌 등 외부 접촉이 불가한 곳에서 일어난다. 실제 성인의 경우 뼈, 근육, 골수, 뇌 등에서 암이 발생하는 일이 드물다.

소아암 역시 유전자변형이 원인이 되며 이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많은 세포가 형성되는 가운데 유전자복제의 커다란 실수가 ‘암’이라는 질환이 된다.

일부에서는 암 가족력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얘기다. 실제로 가족력을 면밀히 검사하면 5~10%는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소아암과 조금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천적 유전자변형은 드문 편이기 때문이다.

암은 여러 유전자변형이 협동해 암 질환으로 발전하며 이는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르다.

또 가족력으로 암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가족관계를 파악해야 하고 검사와 연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특히 연구의 경우, 그 특성상 엄청난 물량을 동원해야 가능하다. 연구에 투자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 효과 또한 뛰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족력을 잘 살피기 어려울 수 있다.

성인암은 가족력보다 외부환경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소아암 생존율 80%, 즉 사망률 20%

Q. 소아암은 완치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소아암을 앓았으나 건강하게 살아가는 성인이 있다고 들었다. 완치 확률에 대해 알려달라.

A. 연세암병원 한정우 교수 : ‘완치’라기 보다 ‘생존’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

소아암에 걸린 환아의 생존율은 평균 80%다. 이것은 평균적 수치일 뿐 그 종류에 따라 A암은 생존율이 90%가 넘는 데 반해 B암은 40~50%에 못 미치기도 한다.

성인암과 비교하면, 성인암 5년 생존율은 60%다. 불과 10~15년 전만 해도 성인암 생존율은 40% 정도였다. 이는 치료 기술의 발전ㆍ암 조기진단ㆍ국민의식변화ㆍ경제수준향상 등에서 비롯된 결과다.

소아암 항암치료 연구는 1950년대 말부터 시작돼 60년대부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후 오랜 노력과 연구 끝에 생존율을 80%까지 높였다.

소아암 가운데 널리 알려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의 평균 위험군은 생존율이 90~93%, 고위험군은 80%다. 치료가 잘 되는 편이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사망률이 10~20%에 이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아암 평균 생존율이 80%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 60여년의 소암암 치료 역사와 의사들의 노력 그리고 임상시에 참여한 환자들의 공헌 덕분이었다. 현재의 환자들도 미래의 환자를 위해 공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생존율이 비교적 낮은 소아암도 있다.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악성뇌종양, (영아 1세 이하)일부 고위험군 백혈병, 필라델피아염색체양성급성백혈병, 전이성 육종 등이다.

위의 질환들의 생존율은 적게는 30%, 많게는 60%다.

▲ 연세암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 한정우 교수

 


◇제대혈ㆍ골수 기증이 치료 발전에 기여

Q. 제대혈이 소아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다.

A. 연세암병원 한정우 교수 : 제대혈 관련 부분은 아직 논란이 되고 있어 조심스럽다.

제대혈 채취ㆍ보관에 찬성하는 측의 이유는 제대혈을 보관했다가 필요시 치료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측의 이유는 제대혈을 채취한 뒤 아이가 성장해 백혈병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보관해놓았던 제대혈을 쓰고자 할 경우 그 안에 아이의 질환 관련 유전자 결함이 존재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병이 발생했을 시점에서 자신이 보관해놓은 제대혈을 사용하기가 꺼림직할 수 있다.

Q. 골수이식은 어떨 때 하나?

A. 연세암병원 한정우 교수 : 백혈병이라고 해서 무조건 골수이식을 하는 건 아니다. 골수이식은 많은 치료 가운데 매우 힘든 과정이다. 

골수 이식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시행할 필요가 있을 만큼 충분히 가치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 치료에 들어간다.

골수이식을 하거나 받으려면 공여자(골수를 주는 사람)의 골수가 깨끗하고 병이 없어야 한다. 환아와 유전자가 맞고 깨끗한 골수를 갖고 있는 형제의 골수를 이식하는 게 제일 좋다.

면역 관련한 유전자가 6~10개 정도는 들어맞아야 한다. 이는 첫째, 몸에 이식했을 때 생착이 잘 되기 위함이고 둘째, 이식편대숙주질환이 과도하게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주변에서 공여자를 찾을 수 없다면 골수은행에서 공여자를 검색하는 방법이 있다.

혹은 보관해두었던 제대혈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모의 골수를 이식할 때도 있지만, 자녀는 본디 부모의 유전자를 반반씩 물려받아 태어나기에 부모의 골수가 자녀의 몸속으로 들어갔을 때 공격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제대혈은 본인이 미래에 사용하기 위해 제대혈은행에 보관할 수도 있지만 타인을 위해 은행에 기증할 수도 있다.

타인을 위한 기증이 많아지면 환자들이 필요할 때 몸에 맞는 제대혈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고 치료는 물론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제대혈ㆍ골수 기증이 의학의 발전 및 연구 등 병을 치료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